주간동아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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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살리랬더니 ‘봉’ 됐다

부산국토청 시공업체에 공사비 과다 지급…14공구 외 다른 6개 공구도 대상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1-11-28 1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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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살리랬더니 ‘봉’ 됐다

    경남 함안보 전경.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공업체에 공사대금을 과다 지급했다가 이를 돌려달라고 대한상사중재원(이하 중재원)에 제소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번 제소 건은 국가적 사업을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주관하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부산청)이 대아건설, 태영건설, 동종건설산업 등 14공구 시공업체를 상대로 과다 지급한 공사비 23억 원을 돌려달라며 중재원에 제소한 것은 8월 24일. 시공업체는 “이미 지급한 돈을 다시 돌려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반발한다.

    더 큰 문제는 부산청이 14공구 외에 다른 6개 공구 시공업체에도 추가 공사대금을 지급했다는 점이다. 이들 시공업체도 동일한 내용으로 중재를 위임했다. 14공구에 대한 중재원의 중재 결과는 이들 6개 공구 시공업체에도 동일한 효력을 미치게 된다는 얘기다.

    중재원은 11월 23일 현재까지 모두 2차례 심리를 열었고, 연말 이전까지 중재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중재원의 중재안은 일반 소송에서의 선고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중재 신청 대상 지역은 낙동강 살리기 14공구. 이 공구는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과 김해시 생림면이 마주한 낙동강 본류가 담당 지역이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참여한 한 시공업체 관계자는 “(중재원) 제소 때문에 난리법석”이라며 “회사 간부들이 중재 건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체 요구대로 설계까지 변경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2009년 사업비 최소화를 명목으로 최저가낙찰제로 시공업체를 선정했다. 최저가낙찰제는 공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업체 가운데 가장 적은 공사금액을 써낸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 14공구 시공업체로는 대아건설(지분율 50%), 태영건설(40%), 동종건설산업(10%) 컨소시엄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이들 업체가 적어낸 공사금액은 책정된 공사비 대비 61.2%인 489억3932만5296원이었다. 공사기간은 2009년 12월 3일부터 2012년 1월 21일까지.

    그런데 문제는 지난해 12월 부산청이 공사 진행 상황에 맞춰 시공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할 때 불거졌다. 시공업체들이 ‘준설토 운반 시간 증가’를 이유로 단가 재조정을 요구한 것. 부산청 관계자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농경지 리모델링과 보상 지연 등 여러 사유로 준설토를 갖다놓을 사토장(모래를 쌓아놓는 곳)을 확보하지 못해 시공업체들이 더 먼 곳까지 준설토를 운반해야 했다”며 “업체들이 (준설토) 운반 시간 증가에 따른 비용 상승을 이유로 추가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결국 부산청은 시공업체들과 협의를 거쳐 낙찰률(61.2%)보다 18.8%포인트 높은 80%를 ‘협의율’로 정해 이를 기준으로 비용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낙동강 14공구에서만 23억 원을 더 지급했다. 준설토 운반비는 전체 공사비에서 그 비중이 47%에 이를 정도로 큰 규모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부산청이 보낸 질의에 대해 조달청은 올 1월 “준설토 운반비는 낙찰가율대로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회신했다. 조달청 인터넷 홈페이지 질의코너를 참고해 협의율로 지급했던 부산청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청 관계자는 “그동안 초과 공사대금 반환을 위해 시공업체와 여러 차례 논의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 (중재원에) 제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청은 낙찰률이 아닌 협의율로 공사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업체들의 요구대로 설계까지 변경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 원안대로는 초과 대금을 지급할 수 없어 변경해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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