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 거리는 백스윙의 크기와 템포로 조절한다. 홀컵을 하나만 놓고 1m 거리에서 3개의 공을 연달아 치는 놀이도 퍼팅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퍼팅이 아니라 그 무엇이라도 재미가 있으면 제아무리 말려도 열심히 한다. 연습 환경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퍼팅 그린이 있고, 그곳에서 아이들과 놀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퍼팅 연습이란 기껏 거실에 5m도 안 되는 연습 매트를 깔고 같은 거리, 같은 방향의 퍼팅을 면벽 수도하는 심정으로 하는 것이다. 당연히 재미가 있을 리 없다.
게다가 연습 방법 또한 구태의연하고 천편일률적이다. 방송이나 책에서 본 자세에 대한 몇 가지 팁을 가지고 자신의 몸을 어색한 형태로 굳히면서 목표에 대한 집중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재미도 없는 데다 효과도 별로 없으니, 굳은 결심으로 시작한 퍼팅 연습이 오래갈 리 없다.
당장 집에 있는 퍼팅 매트를 걷어라. 대신 고스톱 깔판으로 사용하던 군용 담요를 펼쳐라. 그리고 골프 숍에서 실리콘 홀컵 5개를 사서 담요의 네 귀퉁이와 가운데에 놓고 자신만의 게임을 개발하라. 퍼팅이 골프의 40%라지만, 그중 군용 담요의 크기 안에서 이뤄지는 퍼팅이 60%다. 결국 군용 담요 안에서의 퍼팅이 골프 전체의 20%를 넘는다는 이야기다.
아이와 게임을 해도 재미있고 부부가 같이 하는 것도 좋다. 혼자 하더라도 집중력이 생기고 긴장감도 높아진다. 자세나 모양에 대한 고민은 잊어라. 교과서에 있는 많은 이야기는 100번의 퍼팅을 해서 90번 이상을 성공시키는 프로가 98이나 99번을 성공시키기 위한 팁인 경우가 많다. 그냥 게임에 몰두하다 보면 숏 퍼팅에 자신감이 생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제발 라운드 하는 날, 시작하기 전에 퍼팅 연습 좀 하라. 적어도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고, 가능하다면 한 시간 정도 하면 평소에 전혀 퍼팅 연습을 하지 않던 사람도 보기 플레이가 요구하는 정도의 퍼팅 실력을 유지할 수 있다.
거리감을 익히기 위해서는 나름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린에 티를 5걸음 단위로 5개를 꽂는다. 그러면 총 20걸음의 퍼팅 거리가 만들어지는데 5걸음, 10걸음, 15걸음, 20걸음을 순차적으로 익힌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은 백스윙의 크기와 템포 조절로 거리를 조절하는 자기만의 방법을 개발한다. 초보자나 보기 플레이어 수준의 골퍼는 무조건 방향보다는 거리다. 그러니 거리 조절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면 스코어는 떼어놓은 당상이다. 거리 연습을 마치고 나면 티를 하나만 꽂고 1m 거리에서 3개의 공을 연달아 치거나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에 공 3개를 일렬로 늘어놓은 뒤 가까운 것부터 맞히는 놀이를 한다. 그런 놀이의 시간을 다 합해봐야 30분을 넘지 않는다. 그 30분의 투자로 골프가 행복해진다. 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