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3년차 주부 김지선(42) 씨는 다가오는 설이 두렵기만 하다. 매일 빨래와 걸레질로 쪼그려 앉았다 일어서는 일을 많이 한 터라 무릎 통증을 달고 살았다. 특히 명절이면 음식 준비를 하느라 무릎을 더 혹사하게 돼 벌써부터 겁이 나는 것. 고통스러운 설을 앞두고 김씨는 병원을 찾았고, 연골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사람은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은 무릎 통증에 시달린다. 보행하는 인간이라면 무릎관절을 숙명처럼 사용하기에 평생에 걸쳐 많은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강도 높은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외상에 의한 무릎연골 손상도 많아졌다. 무릎연골은 등산이나 달리기, 또는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손상되며, 통증 없이 진행되다가 퇴행성관절염의 발병까지 앞당긴다.
무릎연골은 무릎 위뼈(대퇴골)와 아래뼈(경골)를 3~4mm 두께로 감싸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한다. 무릎뼈가 받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일종의 쿠션 장치인 셈. 연골은 관절의 말단부 외에도 코나 귀 등 여러 부위에 있다. 뼈와 성분이 비슷하긴 하지만, 칼슘은 들어 있지 않다. 뼈보다 탄력성이 있고 질긴 고무 정도의 부드러움을 갖는다.
연골은 일반적으로 퇴행성 변화로 닳지만, 점프해서 착지하거나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순간적인 충격으로도 손상될 수 있다. 김씨처럼 집안일을 하면서 무릎을 굽히고 펴는 일을 반복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며 무릎에 충격을 주면 조금씩 연골이 손상되기도 한다.
조기 진단 퇴행성관절염 예방 지름길
뼈에는 신경세포가 있어 서로 닿고 부딪치면 통증이 발생한다. 하지만 연골에는 신경세포가 없어 찢어지거나 닳아도 통증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통증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연골판이나 연골 손상이 진행된 뒤다. 연골을 다쳤지만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늦췄다가 오히려 병을 키우는 사람들도 많다.
퇴행성관절염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최선이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암도 과거에는 조기 진단 및 치료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말기에 발견,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았지만,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보편화되면서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이 높아졌다. 연골 손상도 초기에 진단해 손상된 연골을 복원하면, 통증 완화는 물론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의 조기 진단법에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와 관절내시경 검사가 있다. 6개월 이상 무릎에 통증이 있고 이유 없이 무릎이 부으며, 무릎의 자세를 바꾸거나 양반다리 자세를 취할 때 무릎 안쪽에 통증이 느껴지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심하다면 연골 손상이나 반월상연골판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MRI는 무릎의 구조물과 무릎 주위의 구조물(근육, 인대 등)을 잘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연골이나 반월상연골판 손상을 진단하는 데 80~90%의 정확성을 보인다. 간혹 MRI 결과는 정상인데 연골이나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돼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관절내시경은 무릎 내 구조물을 직접 보기 때문에 연골이나 반월상연골판의 손상을 100% 진단한다. 하지만 무릎 주위의 구조물인 근육, 인대 등의 손상은 진단할 수 없다. MRI와 관절내시경을 모두 이용해야 퇴행성관절염을 100% 가깝게 진단할 수 있다.
“인공관절을 해야 하나 겁이 덜컥 났습니다.”
조금만 무리했다 싶으면 무릎이 시큰거리던 주부 이순자(46) 씨. 그는 나이 탓이려니 하고 무릎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가족과 여름휴가를 다녀온 다음부터는 간단히 움직이는 것조차 어려웠다. 다급한 마음에 병원을 찾은 김씨는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나이도 젊고, 심한 상태가 아니니 인공관절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의 말에 자신의 연골을 이용한 연골재생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연골 손상 크기 따라 연골재생술 달라
그동안 초기 관절염이나 연골 손상 치료법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연골주사 등을 이용하면서 점점 심해질 때까지 방치했다가 마지막으로 ‘인공관절 치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연골은 재생되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골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재생 가능하다.
연골 손상 치료는 손상 부위와 크기에 따라 미세천공술, 자가 골연골 이식술, 자가 연골세포 배양이식술, 반월상연골판 이식술(38쪽 참조)로 나뉜다. 연골 손상 부위가 2cm2 이하일 때는 ‘미세천공술’을 시행한다. 연골 밑 뼈에 구멍을 뚫고 그곳에서 나온 혈액성분을 연골로 분화시켜 손상된 부위를 덮는 방식이다. 미세천공술은 원래 연골이 아닌 섬유성 연골로 재생하기 때문에 연골의 강도가 정상 연골의 6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수술 뒤 주의해야 하며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자가 골연골 이식술’은 연골 손상 부위가 5cm2 이하일 때 가능하다. 건강한 무릎 연골 중 체중 부하를 받지 않는 연골을 떼어내 손상된 연골을 복원하는 방법으로, 뼈와 연골을 함께 채취해 손상 부위에 이식하는 전통적인 연골이식술이다. 초기 퇴행성관절염은 대부분 내측 관절면 연골의 손상에서 시작한다. 초기 연골 손상 부위에 자가 골연골 이식술을 시행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고, 관절염 진행도 막을 수 있다.
모든 환자에게 이런 시술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연세사랑병원(강북점) 연골재생·세포치료센터 박영식 원장은 “연골 손상이 너무 심하거나 무릎뼈까지 관절염을 앓고 있다면 연골세포가 부실해 세포 증식이 쉽지 않다. 손상 부위가 지나치게 크면 몸의 하중을 견딜 지지체를 함께 이식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이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연골 손상 부위가 더 클 경우 위의 두 방법이 아닌, 자신의 연골세포를 이식해 연골을 재생하는 ‘자가 연골세포배양이식술’을 시행한다. 먼저 환자의 무릎에 5mm의 구멍을 뚫고 관절경을 집어넣어 정상 연골조직을 5mm 정도 채취한다. 채취한 연골조직에서 약 10만개의 연골세포가 분리되면 이 연골세포를 실험실에서 1200만~1500만개로 배양해 환자의 연골에 이식하는 2차 수술을 하게 된다. 이때 무릎을 4cm 정도 절개하고, 관절경으로 손상된 연골 부위를 잘 다듬은 뒤 세포를 주입한다. 이식수술 후 6주 내에 목발 보행을 하게 되고, 8개월 후부터는 운동이 가능하다.
▶▷ 관절질환 초기에 잡아라!
관절과 관절 사이에 자리 잡은 연골은 완충작용을 하면서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연골은 통증을 느끼지 못해, 관절통증으로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연골이 많이 닳아 있기 일쑤. 그만큼 치료와 회복이 늦어진다. 연골재생술과 PRP 주사요법 역시 연골 손상 부위가 작거나 비교적 젊었을 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관절질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RP 치료 “흉터와 입원은 없다”
연골 재생과 회복 속도는 연골 손상 부위와 크기, 환자의 나이에 따라 차이가 난다. 55세 이전, 연골 재생 능력이 비교적 뛰어난 초기 손상일 때 효과가 가장 크다. 또한 비교적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는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박 원장은 “자가 연골세포배양이식술은 자신의 연골세포를 일정 기간 배양해 사용하기 때문에 이물질 반응이나 거부 반응 등 부작용이 없고, 일단 재생되면 영구적으로 자신의 연골과 관절이 된다. 인공관절 이식처럼 수명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손상된 연골이 재생되기에 관절염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일부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을 제외하곤 자체 연구시설을 갖추고 연골재생술을 시행하는 병·의원을 찾기 어렵다. 연세사랑병원은 병원 내에 관절염·연골재생센터를 열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3명의 연구원과 2명의 해외 연구원이 협력해 연골재생과 세포치료 연구개발에 힘쓰는 중이다. 최근에는 전문적인 연골 연구를 위해 아주대병원 정형외과 연골재생센터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무리 절개를 최소화해도 흉터와 입원에 대한 부담으로 시술을 망설이는 환자들이 있다. 이러한 환자들을 위해 또 다른 세포치료법이 등장했다. 바로 PRP(혈소판 풍부혈장) 주사요법이다. 국내에는 미국의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가 이 시술로 부상을 이겨내 알려졌다.
혈소판에는 PDGF, TGF, EGF, VEGF 등 성장인자가 풍부해 세포 증식, 콜라겐 생성, 상피세포 성장 촉진, 신생혈관 재생, 상처 치유능력이 있어 연골의 파괴를 막고 연골을 강하게 만든다. 특수 키트를 이용해 자신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분리, 5배 이상 농축한 것이 바로 PRP다. PRP를 만들기 위해서는 환자 몸에서 20~40cc(소주 반 잔 정도)의 피를 뽑은 뒤 그것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분리한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은 노란색의 혈소판을 특수 키트를 이용해 처리하면 2~4cc의 PRP를 얻을 수 있다. PRP를 아픈 부위에 주입하면 모든 시술이 끝난다. 고 원장은 “PRP 주사요법을 시행하고 4주의 시간이 지나면 점차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연골이 50% 이상 닳아 없어진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보다 초·중기 단계인 환자에게 더 적합한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PRP 주사요법은 다양한 장점을 지닌다. 30분 안팎이면 시술이 끝나기에 무척 간편하다. 일주일에 1회씩 총 3회 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시술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에게 각광받는 치료법이다. 자신의 피를 사용하기에 거부 반응이나 부작용도 없다. 또한 PRP 주사요법은 세포 재생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치료뿐 아니라, 더 나아가 퇴행성관절염이 유발되기 전에 미리 연골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셈.
PRP 주사요법은 무릎 연골 치료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회전근개 파열, 힘줄 손상, 오십견, 팔꿈치 만성 염증, 스포츠 인대 손상, 발목 인대 및 연골 손상,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등 다양한 관절질환에서 무궁무진하게 사용된다. 고 원장은 “PRP 주사요법은 이미 각종 논문에서 치료 효과가 활발히 입증되고 있는 만큼, 신뢰할 만한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PRP 주사치료 과정
1 팔에서 혈액을 20~40cc 뽑는다.
2 원심분리기에 돌려 성분별로 분리한다.
3 무게에 따라 적혈구층, 혈소판, 백혈구층, 노란 혈장층으로 분리된다.
4 중간층인 혈소판과 백혈구층을 2cc로 농축한 뒤 통증 부위에 주사한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이 환자에게 PRP 주사를 놓는 모습.
도움말 :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 연세사랑병원(강북점) 연골재생·세포치료센터 박영식 원장
사람은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은 무릎 통증에 시달린다. 보행하는 인간이라면 무릎관절을 숙명처럼 사용하기에 평생에 걸쳐 많은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강도 높은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외상에 의한 무릎연골 손상도 많아졌다. 무릎연골은 등산이나 달리기, 또는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손상되며, 통증 없이 진행되다가 퇴행성관절염의 발병까지 앞당긴다.
무릎연골은 무릎 위뼈(대퇴골)와 아래뼈(경골)를 3~4mm 두께로 감싸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한다. 무릎뼈가 받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일종의 쿠션 장치인 셈. 연골은 관절의 말단부 외에도 코나 귀 등 여러 부위에 있다. 뼈와 성분이 비슷하긴 하지만, 칼슘은 들어 있지 않다. 뼈보다 탄력성이 있고 질긴 고무 정도의 부드러움을 갖는다.
연골은 일반적으로 퇴행성 변화로 닳지만, 점프해서 착지하거나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순간적인 충격으로도 손상될 수 있다. 김씨처럼 집안일을 하면서 무릎을 굽히고 펴는 일을 반복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며 무릎에 충격을 주면 조금씩 연골이 손상되기도 한다.
조기 진단 퇴행성관절염 예방 지름길
뼈에는 신경세포가 있어 서로 닿고 부딪치면 통증이 발생한다. 하지만 연골에는 신경세포가 없어 찢어지거나 닳아도 통증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통증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연골판이나 연골 손상이 진행된 뒤다. 연골을 다쳤지만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늦췄다가 오히려 병을 키우는 사람들도 많다.
퇴행성관절염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최선이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암도 과거에는 조기 진단 및 치료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말기에 발견,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았지만,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보편화되면서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이 높아졌다. 연골 손상도 초기에 진단해 손상된 연골을 복원하면, 통증 완화는 물론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사랑병원(강북점) 연골재생·세포치료센터 박영식 원장은 ”연골 손상이 너무 심하면 그만큼 수술이 까다롭고 복잡하다”고 말했다.
MRI는 무릎의 구조물과 무릎 주위의 구조물(근육, 인대 등)을 잘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연골이나 반월상연골판 손상을 진단하는 데 80~90%의 정확성을 보인다. 간혹 MRI 결과는 정상인데 연골이나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돼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관절내시경은 무릎 내 구조물을 직접 보기 때문에 연골이나 반월상연골판의 손상을 100% 진단한다. 하지만 무릎 주위의 구조물인 근육, 인대 등의 손상은 진단할 수 없다. MRI와 관절내시경을 모두 이용해야 퇴행성관절염을 100% 가깝게 진단할 수 있다.
“인공관절을 해야 하나 겁이 덜컥 났습니다.”
조금만 무리했다 싶으면 무릎이 시큰거리던 주부 이순자(46) 씨. 그는 나이 탓이려니 하고 무릎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가족과 여름휴가를 다녀온 다음부터는 간단히 움직이는 것조차 어려웠다. 다급한 마음에 병원을 찾은 김씨는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나이도 젊고, 심한 상태가 아니니 인공관절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의 말에 자신의 연골을 이용한 연골재생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연골 손상 크기 따라 연골재생술 달라
그동안 초기 관절염이나 연골 손상 치료법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연골주사 등을 이용하면서 점점 심해질 때까지 방치했다가 마지막으로 ‘인공관절 치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연골은 재생되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골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재생 가능하다.
연골 손상 치료는 손상 부위와 크기에 따라 미세천공술, 자가 골연골 이식술, 자가 연골세포 배양이식술, 반월상연골판 이식술(38쪽 참조)로 나뉜다. 연골 손상 부위가 2cm2 이하일 때는 ‘미세천공술’을 시행한다. 연골 밑 뼈에 구멍을 뚫고 그곳에서 나온 혈액성분을 연골로 분화시켜 손상된 부위를 덮는 방식이다. 미세천공술은 원래 연골이 아닌 섬유성 연골로 재생하기 때문에 연골의 강도가 정상 연골의 6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수술 뒤 주의해야 하며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자가 골연골 이식술’은 연골 손상 부위가 5cm2 이하일 때 가능하다. 건강한 무릎 연골 중 체중 부하를 받지 않는 연골을 떼어내 손상된 연골을 복원하는 방법으로, 뼈와 연골을 함께 채취해 손상 부위에 이식하는 전통적인 연골이식술이다. 초기 퇴행성관절염은 대부분 내측 관절면 연골의 손상에서 시작한다. 초기 연골 손상 부위에 자가 골연골 이식술을 시행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고, 관절염 진행도 막을 수 있다.
모든 환자에게 이런 시술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연세사랑병원(강북점) 연골재생·세포치료센터 박영식 원장은 “연골 손상이 너무 심하거나 무릎뼈까지 관절염을 앓고 있다면 연골세포가 부실해 세포 증식이 쉽지 않다. 손상 부위가 지나치게 크면 몸의 하중을 견딜 지지체를 함께 이식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이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연골 손상 부위가 더 클 경우 위의 두 방법이 아닌, 자신의 연골세포를 이식해 연골을 재생하는 ‘자가 연골세포배양이식술’을 시행한다. 먼저 환자의 무릎에 5mm의 구멍을 뚫고 관절경을 집어넣어 정상 연골조직을 5mm 정도 채취한다. 채취한 연골조직에서 약 10만개의 연골세포가 분리되면 이 연골세포를 실험실에서 1200만~1500만개로 배양해 환자의 연골에 이식하는 2차 수술을 하게 된다. 이때 무릎을 4cm 정도 절개하고, 관절경으로 손상된 연골 부위를 잘 다듬은 뒤 세포를 주입한다. 이식수술 후 6주 내에 목발 보행을 하게 되고, 8개월 후부터는 운동이 가능하다.
▶▷ 관절질환 초기에 잡아라!
관절과 관절 사이에 자리 잡은 연골은 완충작용을 하면서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연골은 통증을 느끼지 못해, 관절통증으로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연골이 많이 닳아 있기 일쑤. 그만큼 치료와 회복이 늦어진다. 연골재생술과 PRP 주사요법 역시 연골 손상 부위가 작거나 비교적 젊었을 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관절질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RP 치료 “흉터와 입원은 없다”
연골 재생과 회복 속도는 연골 손상 부위와 크기, 환자의 나이에 따라 차이가 난다. 55세 이전, 연골 재생 능력이 비교적 뛰어난 초기 손상일 때 효과가 가장 크다. 또한 비교적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는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박 원장은 “자가 연골세포배양이식술은 자신의 연골세포를 일정 기간 배양해 사용하기 때문에 이물질 반응이나 거부 반응 등 부작용이 없고, 일단 재생되면 영구적으로 자신의 연골과 관절이 된다. 인공관절 이식처럼 수명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손상된 연골이 재생되기에 관절염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일부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을 제외하곤 자체 연구시설을 갖추고 연골재생술을 시행하는 병·의원을 찾기 어렵다. 연세사랑병원은 병원 내에 관절염·연골재생센터를 열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3명의 연구원과 2명의 해외 연구원이 협력해 연골재생과 세포치료 연구개발에 힘쓰는 중이다. 최근에는 전문적인 연골 연구를 위해 아주대병원 정형외과 연골재생센터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무리 절개를 최소화해도 흉터와 입원에 대한 부담으로 시술을 망설이는 환자들이 있다. 이러한 환자들을 위해 또 다른 세포치료법이 등장했다. 바로 PRP(혈소판 풍부혈장) 주사요법이다. 국내에는 미국의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가 이 시술로 부상을 이겨내 알려졌다.
혈소판에는 PDGF, TGF, EGF, VEGF 등 성장인자가 풍부해 세포 증식, 콜라겐 생성, 상피세포 성장 촉진, 신생혈관 재생, 상처 치유능력이 있어 연골의 파괴를 막고 연골을 강하게 만든다. 특수 키트를 이용해 자신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분리, 5배 이상 농축한 것이 바로 PRP다. PRP를 만들기 위해서는 환자 몸에서 20~40cc(소주 반 잔 정도)의 피를 뽑은 뒤 그것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분리한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은 노란색의 혈소판을 특수 키트를 이용해 처리하면 2~4cc의 PRP를 얻을 수 있다. PRP를 아픈 부위에 주입하면 모든 시술이 끝난다. 고 원장은 “PRP 주사요법을 시행하고 4주의 시간이 지나면 점차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연골이 50% 이상 닳아 없어진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보다 초·중기 단계인 환자에게 더 적합한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PRP 주사요법은 다양한 장점을 지닌다. 30분 안팎이면 시술이 끝나기에 무척 간편하다. 일주일에 1회씩 총 3회 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시술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에게 각광받는 치료법이다. 자신의 피를 사용하기에 거부 반응이나 부작용도 없다. 또한 PRP 주사요법은 세포 재생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치료뿐 아니라, 더 나아가 퇴행성관절염이 유발되기 전에 미리 연골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셈.
PRP 주사요법은 무릎 연골 치료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회전근개 파열, 힘줄 손상, 오십견, 팔꿈치 만성 염증, 스포츠 인대 손상, 발목 인대 및 연골 손상,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등 다양한 관절질환에서 무궁무진하게 사용된다. 고 원장은 “PRP 주사요법은 이미 각종 논문에서 치료 효과가 활발히 입증되고 있는 만큼, 신뢰할 만한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PRP 주사치료 과정
1 팔에서 혈액을 20~40cc 뽑는다.
2 원심분리기에 돌려 성분별로 분리한다.
3 무게에 따라 적혈구층, 혈소판, 백혈구층, 노란 혈장층으로 분리된다.
4 중간층인 혈소판과 백혈구층을 2cc로 농축한 뒤 통증 부위에 주사한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이 환자에게 PRP 주사를 놓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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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 연세사랑병원(강북점) 연골재생·세포치료센터 박영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