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 스포츠의 실력이 향상되면서 해외 무대에서 뛰는 선수도 해마다 늘어 올해는 최고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구기 종목만 놓고 보면 ‘빅리그’로 한정했을 때 야구와 축구, 배구, 골프에서 59명의 선수가 해외 무대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야구는 추신수(클리블랜드), 박찬호(필라델피아), 이승엽(요미우리)을 비롯해 미국 프로야구(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가 2010년 현재 총 7명이다. 축구는 1월15일 현재 유럽 프로무대에서 9명이 활약 중인데, 잉글랜드 프로축구(프리미어리그) 블랙번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을 예정인 구자철(제주)이 입단 테스트와 메디컬 테스트에 합격할 경우 그 수는 10명으로 늘어난다.
100타점 목표로 뛰는 추신수
골프의 경우 2009년 미국 프로무대를 밟은 한국 국적의 선수는 모두 42명. 여기에 이일희 선수가 지난해 12월 퀄러파잉스쿨에 합격해 그 수가 43명으로 늘어났다. 역대 최고 수치다. 미국 남자 프로골프인 PGA에서 뛰는 선수는 최경주 양용은 위창수 3명이고, 대다수는 여자 선수다.
배구는 문성민(할크방크)이 터키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고, 농구는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뛰는 선수가 없다. 그 수가 부쩍 늘어난 해외파의 올 시즌을 예상해본다.
야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다. 2009년 타율 3할, 홈런 20개, 도루 21개로 동양인 최초로 ‘20-20클럽’에 오른 추신수는 비록 그를 아끼던 에릭 에지 감독이 물러났지만 올 시즌에도 클리블랜드 타선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특히 올해가 끝나면 연봉 조정신청 자격을 얻어 성적에 따라 메이저리그 정상급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또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병역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어 이래저래 동기부여 요소가 많다. 추신수는 지난해 2할8푼7리에 그쳤던 득점권 타율을 올려서 올해는 100타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원조인 박찬호는 아직 팀이 정해지지 않은 것이 불안 요소다. 필라델피아가 불펜투수 대니스 바에즈를 영입하면서 박찬호와의 결별을 공식 선언하자, 박찬호는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선발투수로 뛸 수 있는 팀을 물색 중이다. 하지만 3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지난해에도 주로 구원투수로 활약했던 박찬호에게 풀타임 선발투수의 자리를 줄 구단은 드물다.
메이저리그 전문 칼럼니스트인 김형준 씨는 “현재로서는 투수들에게 유리한 구장을 갖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로의 이적 가능성이 가장 높다. 특히 박찬호의 가족이 사는 LA와 가깝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 있는 메디슨 범가너라는 걸출한 투수가 메이저리그로 승격하기 전까지 박찬호가 잘하면 5선발로 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구원 쪽에 무게가 실리고, 올 시즌 구원으로 나와도 지난해와 비슷한 구위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몸값과 선발투수, 우승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박찬호이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본에서는 임창용(야쿠르트)이 특유의 ‘뱀직구’를 활용해 3년째 야쿠르트의 뒷문을 책임지게 됐다. 야쿠르트는 이번 겨울 구원투수 이가라시 료타가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로 이적해, 지난해 28세이브를 올린 임창용의 선전에 더욱 의지하게 됐다. 올해가 끝난 후 미국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임창용으로서는 좋은 성적을 내야 할 확실한 이유가 생긴 셈.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낸 이승엽은 재기를 다짐하고 있지만 최근 만만치 않은 경쟁자를 만났다. 요미우리는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2할5푼5리를 친 내야수 에드가 곤잘레스를 영입했는데, 내야의 전 포지션을 뛰며 활용도가 높은 곤잘레스와 이승엽이 시즌 내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요미우리는 신성 오타 다이시를
3루수로 보내고 거포 오가사와라를 1루수로 돌린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어 이승엽을 더욱 긴장하게 한다. 이승엽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까지 선언하며 일본 무대에서의 재기를 다짐했지만 초반 부진으로 시즌 내내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올해 역시 초반에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즌 동안 힘든 행보를 보일 수도 있다.
야쿠르트의 구원투수인 이혜천은 팀이 영입한 마이너리그 출신 투수 토니 바넷이 걸림돌이다. 내심 선발까지 꿈꾸고 있지만 바넷이 선전할 경우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4명만 1군 출전 가능)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일본 무대를 밟는 김태균(지바 롯데)과 이범호(소프트뱅크)의 전망은 밝은 편. 김태균은 롯데에서 14년간 간판타자로 뛴 1루수 경쟁자 후쿠우라 가즈야를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최근 3년간 하향세인 후쿠우라를 제치고 주전 1루수와 함께 일본 언론의 말처럼 ‘지바 롯데 재건을 이끌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루수 자리를 놓고 마쓰다 노부히로라는 차세대 강타자와 경쟁해야 하는 이범호는 성공적인 일본 무대 데뷔를 위해 최근 모교인 대구고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이범호가 공격, 수비, 주루를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팀 내 활용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박주영 탄탄대로 드리블
축구의 경우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최근 맹활약하고 있는 이청용(볼턴)과 박주영(AS모나코)이다. 이청용은 영국 무대 진출 이후 전반기 동안 4골 3도움의 성적을 올리며 입단 5개월 만에 팀의 중심선수로 거듭났다. 그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을 때 팀도 무패행진을 했다. 그를 스카우트했던 개리 멕슨 감독이 물러나고 오언 코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이청용과 포지션이 겹치는 새로운 측면 공격수의 영입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게 변수. 하지만 ‘창조적 축구’를 강조하는 코일 감독의 스타일과 이청용의 활약을 고려했을 때 주전 입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구단이 선정한 12월의 선수에 오른 박주영의 입지도 탄탄하다. 이번 시즌 프랑스 리그에서 6골 2도움으로 이미 지난 시즌 총득점(5골)을 넘어선 데다 처진 스트라이커에서 원톱으로 자리잡았고, 팀의 플레이 역시 박주영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슈팅과 패스 타이밍이 월등히 좋아졌고, 체력을 강화해 장신의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도 즐기고 있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이청용과 박주영 모두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이고, 웬만해서는 밀리지 않는다. 특히 이청용은 감독이 바뀌어도 팀 내 위치가 탄탄할 것”이라며 밝은 전망을 내놨다.
반면 한국인 첫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비록 최근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지만 12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점에서 그의 골 결정력 부족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전반기엔 겨우 6경기에 출전했다. 특급선수 호날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려온 발렌시아, 긱스와의 경쟁에서도 계속 밀려 벤치를 지킨 경우가 훨씬 많았다. 박지성의 또 다른 경쟁자인 나니가 최근 비효율적인 개인플레이로 퍼거슨 감독의 눈 밖에 나면서 트레이드설에 휘말린 틈을 타 박지성에게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나니를 대체할 다른 경쟁자가 입단할 가능성도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좋은 성적을 올리면 그 영향이 6월 남아공월드컵에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팬들은 박지성의 부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풀럼에서 뛰는 설기현은 최근 레딩으로의 임대설에 휘말리고 있다. 2009년 10월 맨체스터시티전 이후 15경기 연속 결장인 설기현은 2006~07시즌 레딩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레딩은 현재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된 상태. 최근엔 홍콩으로의 이적설까지 나돌면서 이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풀럼에 남아 있는다고 해도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차두리(SC프라이부르크)는 지난해 수비수로 전환한 뒤 비교적 안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팀 샬케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이후 한때 선발출전 행진을 이어갔으며 올해도 주전 수비수로 선발이 보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낭자들의 거침없는 상승세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무대에 진출한 기성용(셀틱)은 중원의 핵심인 스콧 브라운의 부상과 랑드리 은구에모의 카메룬 대표 차출로 빨리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경쟁자가 잠시 빠진 1~2월에 좋은 활약을 보이면 이후에도 출전이 보장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벤치에 더 오래 앉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 김동진(제니트)과 김남일, 신영록(이상 톰 톰스크) 등은 올해 러시아 프로축구에서 뛴다.
골프는 올해도 남자는 양용은, 여자는 신지애로 골프 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시애틀의 한 지역 언론은 이 두 선수를 ‘2010년 지켜볼 가치가 있는 선수’로 지목하기도 했다. 2009년 생애 첫 PGA대회(혼다클래식) 우승에 이어 타이거 우즈를 꺾고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PGA챔피언십) 우승컵을 거머쥔 양용은은 비록 1월11일(이하 한국시간) PGA 개막전인 SBS챔피언십에서 19위에 머물렀지만 여전히 우승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지목받고 있다. 더욱이 불륜 스캔들로 골프 관련 활동을 무기한 중지한 우즈의 부재로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지난해 3관왕(다승·상금·신인상)에 오른 신지애는 빠른 시일 안에 로레아 오초아를 누르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최근 5kg 감량 목표를 세운 뒤 호주에서 훈련하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LPGA 투어 일정에 집중해 성적을 더 끌어올릴 계획.
PGA 투어에서 통산 7승을 거뒀지만 지난해 내내 고개를 떨어뜨렸던 최경주는 최근 쇼트 게임 위주의 훈련에 전념하면서 추락한 세계랭킹을 전반기 안에 끌어올리겠다는 결심이다.
1월15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소니오픈 출전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다.
2009년 1승과 함께 상금랭킹 8위에 올랐던 김인경도 올해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그는 아니카 소렌스탐과 호흡을 맞추며 통산 75승을 합작했던 테리 맥나마라를 캐디로 영입해 올 시즌을 맞이한다. ‘5승’이 그가 세운 올 시즌 목표. 얼짱 골퍼 최나연도 지난해 2승을 거뒀던 여세를 몰아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스물네 살 호랑이띠인 지은희는 경인년이 반갑기만 하다. 지난해 메이저대회(US여자오픈) 챔피언에 오른 그는 내심 올해 상금랭킹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09년 미국 무대에서 활약한 39명의 한국 낭자는 총 27개 대회에서 11승을 하며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한국 낭자들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야구는 추신수(클리블랜드), 박찬호(필라델피아), 이승엽(요미우리)을 비롯해 미국 프로야구(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가 2010년 현재 총 7명이다. 축구는 1월15일 현재 유럽 프로무대에서 9명이 활약 중인데, 잉글랜드 프로축구(프리미어리그) 블랙번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을 예정인 구자철(제주)이 입단 테스트와 메디컬 테스트에 합격할 경우 그 수는 10명으로 늘어난다.
100타점 목표로 뛰는 추신수
골프의 경우 2009년 미국 프로무대를 밟은 한국 국적의 선수는 모두 42명. 여기에 이일희 선수가 지난해 12월 퀄러파잉스쿨에 합격해 그 수가 43명으로 늘어났다. 역대 최고 수치다. 미국 남자 프로골프인 PGA에서 뛰는 선수는 최경주 양용은 위창수 3명이고, 대다수는 여자 선수다.
배구는 문성민(할크방크)이 터키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고, 농구는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뛰는 선수가 없다. 그 수가 부쩍 늘어난 해외파의 올 시즌을 예상해본다.
야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다. 2009년 타율 3할, 홈런 20개, 도루 21개로 동양인 최초로 ‘20-20클럽’에 오른 추신수는 비록 그를 아끼던 에릭 에지 감독이 물러났지만 올 시즌에도 클리블랜드 타선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특히 올해가 끝나면 연봉 조정신청 자격을 얻어 성적에 따라 메이저리그 정상급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또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병역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어 이래저래 동기부여 요소가 많다. 추신수는 지난해 2할8푼7리에 그쳤던 득점권 타율을 올려서 올해는 100타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원조인 박찬호는 아직 팀이 정해지지 않은 것이 불안 요소다. 필라델피아가 불펜투수 대니스 바에즈를 영입하면서 박찬호와의 결별을 공식 선언하자, 박찬호는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선발투수로 뛸 수 있는 팀을 물색 중이다. 하지만 3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지난해에도 주로 구원투수로 활약했던 박찬호에게 풀타임 선발투수의 자리를 줄 구단은 드물다.
메이저리그 전문 칼럼니스트인 김형준 씨는 “현재로서는 투수들에게 유리한 구장을 갖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로의 이적 가능성이 가장 높다. 특히 박찬호의 가족이 사는 LA와 가깝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 있는 메디슨 범가너라는 걸출한 투수가 메이저리그로 승격하기 전까지 박찬호가 잘하면 5선발로 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구원 쪽에 무게가 실리고, 올 시즌 구원으로 나와도 지난해와 비슷한 구위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몸값과 선발투수, 우승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박찬호이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본에서는 임창용(야쿠르트)이 특유의 ‘뱀직구’를 활용해 3년째 야쿠르트의 뒷문을 책임지게 됐다. 야쿠르트는 이번 겨울 구원투수 이가라시 료타가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로 이적해, 지난해 28세이브를 올린 임창용의 선전에 더욱 의지하게 됐다. 올해가 끝난 후 미국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임창용으로서는 좋은 성적을 내야 할 확실한 이유가 생긴 셈.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낸 이승엽은 재기를 다짐하고 있지만 최근 만만치 않은 경쟁자를 만났다. 요미우리는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2할5푼5리를 친 내야수 에드가 곤잘레스를 영입했는데, 내야의 전 포지션을 뛰며 활용도가 높은 곤잘레스와 이승엽이 시즌 내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요미우리는 신성 오타 다이시를
3루수로 보내고 거포 오가사와라를 1루수로 돌린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어 이승엽을 더욱 긴장하게 한다. 이승엽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까지 선언하며 일본 무대에서의 재기를 다짐했지만 초반 부진으로 시즌 내내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올해 역시 초반에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즌 동안 힘든 행보를 보일 수도 있다.
야쿠르트의 구원투수인 이혜천은 팀이 영입한 마이너리그 출신 투수 토니 바넷이 걸림돌이다. 내심 선발까지 꿈꾸고 있지만 바넷이 선전할 경우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4명만 1군 출전 가능)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일본 무대를 밟는 김태균(지바 롯데)과 이범호(소프트뱅크)의 전망은 밝은 편. 김태균은 롯데에서 14년간 간판타자로 뛴 1루수 경쟁자 후쿠우라 가즈야를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최근 3년간 하향세인 후쿠우라를 제치고 주전 1루수와 함께 일본 언론의 말처럼 ‘지바 롯데 재건을 이끌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루수 자리를 놓고 마쓰다 노부히로라는 차세대 강타자와 경쟁해야 하는 이범호는 성공적인 일본 무대 데뷔를 위해 최근 모교인 대구고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이범호가 공격, 수비, 주루를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팀 내 활용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최나연, 하나금융그룹 김인경,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 임창용, 일본 롯데 마린스 김태균, 독일 SC프라이부르크 차두리(왼쪽부터).
축구의 경우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최근 맹활약하고 있는 이청용(볼턴)과 박주영(AS모나코)이다. 이청용은 영국 무대 진출 이후 전반기 동안 4골 3도움의 성적을 올리며 입단 5개월 만에 팀의 중심선수로 거듭났다. 그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을 때 팀도 무패행진을 했다. 그를 스카우트했던 개리 멕슨 감독이 물러나고 오언 코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이청용과 포지션이 겹치는 새로운 측면 공격수의 영입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게 변수. 하지만 ‘창조적 축구’를 강조하는 코일 감독의 스타일과 이청용의 활약을 고려했을 때 주전 입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구단이 선정한 12월의 선수에 오른 박주영의 입지도 탄탄하다. 이번 시즌 프랑스 리그에서 6골 2도움으로 이미 지난 시즌 총득점(5골)을 넘어선 데다 처진 스트라이커에서 원톱으로 자리잡았고, 팀의 플레이 역시 박주영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슈팅과 패스 타이밍이 월등히 좋아졌고, 체력을 강화해 장신의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도 즐기고 있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이청용과 박주영 모두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이고, 웬만해서는 밀리지 않는다. 특히 이청용은 감독이 바뀌어도 팀 내 위치가 탄탄할 것”이라며 밝은 전망을 내놨다.
반면 한국인 첫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비록 최근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지만 12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점에서 그의 골 결정력 부족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전반기엔 겨우 6경기에 출전했다. 특급선수 호날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려온 발렌시아, 긱스와의 경쟁에서도 계속 밀려 벤치를 지킨 경우가 훨씬 많았다. 박지성의 또 다른 경쟁자인 나니가 최근 비효율적인 개인플레이로 퍼거슨 감독의 눈 밖에 나면서 트레이드설에 휘말린 틈을 타 박지성에게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나니를 대체할 다른 경쟁자가 입단할 가능성도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좋은 성적을 올리면 그 영향이 6월 남아공월드컵에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팬들은 박지성의 부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풀럼에서 뛰는 설기현은 최근 레딩으로의 임대설에 휘말리고 있다. 2009년 10월 맨체스터시티전 이후 15경기 연속 결장인 설기현은 2006~07시즌 레딩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레딩은 현재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된 상태. 최근엔 홍콩으로의 이적설까지 나돌면서 이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풀럼에 남아 있는다고 해도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차두리(SC프라이부르크)는 지난해 수비수로 전환한 뒤 비교적 안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팀 샬케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이후 한때 선발출전 행진을 이어갔으며 올해도 주전 수비수로 선발이 보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낭자들의 거침없는 상승세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무대에 진출한 기성용(셀틱)은 중원의 핵심인 스콧 브라운의 부상과 랑드리 은구에모의 카메룬 대표 차출로 빨리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경쟁자가 잠시 빠진 1~2월에 좋은 활약을 보이면 이후에도 출전이 보장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벤치에 더 오래 앉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 김동진(제니트)과 김남일, 신영록(이상 톰 톰스크) 등은 올해 러시아 프로축구에서 뛴다.
골프는 올해도 남자는 양용은, 여자는 신지애로 골프 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시애틀의 한 지역 언론은 이 두 선수를 ‘2010년 지켜볼 가치가 있는 선수’로 지목하기도 했다. 2009년 생애 첫 PGA대회(혼다클래식) 우승에 이어 타이거 우즈를 꺾고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PGA챔피언십) 우승컵을 거머쥔 양용은은 비록 1월11일(이하 한국시간) PGA 개막전인 SBS챔피언십에서 19위에 머물렀지만 여전히 우승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지목받고 있다. 더욱이 불륜 스캔들로 골프 관련 활동을 무기한 중지한 우즈의 부재로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지난해 3관왕(다승·상금·신인상)에 오른 신지애는 빠른 시일 안에 로레아 오초아를 누르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최근 5kg 감량 목표를 세운 뒤 호주에서 훈련하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LPGA 투어 일정에 집중해 성적을 더 끌어올릴 계획.
PGA 투어에서 통산 7승을 거뒀지만 지난해 내내 고개를 떨어뜨렸던 최경주는 최근 쇼트 게임 위주의 훈련에 전념하면서 추락한 세계랭킹을 전반기 안에 끌어올리겠다는 결심이다.
1월15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소니오픈 출전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다.
2009년 1승과 함께 상금랭킹 8위에 올랐던 김인경도 올해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그는 아니카 소렌스탐과 호흡을 맞추며 통산 75승을 합작했던 테리 맥나마라를 캐디로 영입해 올 시즌을 맞이한다. ‘5승’이 그가 세운 올 시즌 목표. 얼짱 골퍼 최나연도 지난해 2승을 거뒀던 여세를 몰아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스물네 살 호랑이띠인 지은희는 경인년이 반갑기만 하다. 지난해 메이저대회(US여자오픈) 챔피언에 오른 그는 내심 올해 상금랭킹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09년 미국 무대에서 활약한 39명의 한국 낭자는 총 27개 대회에서 11승을 하며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한국 낭자들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