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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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기능 ‘하이브리드 통장’ 골라 골라!”

수익성, 편의성, 대출 우대 3가지 조건 따져보고 선택해야

  • 이영웅 포도재무설계 개인재무상담사 wish4us@podofp.com

    입력2009-06-25 14: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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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기능 ‘하이브리드 통장’ 골라 골라!”

    우리은행 서울 충정로지점 직원이 고객에게 지난 2월부터 시판한 하이브리드 통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올해 2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서 금융회사 간 벽이 사라졌다. 이는 우리의 경제생활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바람이다. 요즘 금융회사들은 기존 통장과 차별화한 다양한 혜택을 내세운 하이브리드 통장 상품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에게 무엇이 적합한지를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이브리드 통장은 대부분 은행과 증권사의 장점을 접목한 상품이다. 수익성이 낮지만 편리한 은행 통장과 수익성은 높은 반면 편의성이 떨어졌던 증권사 통장이 각자의 단점을 개선해가면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7월부터는 은행의 고유 업무이던 지급결제 서비스를 증권사에서도 시행하므로 경쟁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먼저 금융회사 그룹별로 최근 출시된 상품들을 살펴보자.

    금융지주회사는 하나의 지주회사 아래에 다양한 금융회사가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통장 시장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실제 시장점유율에서 금융지주회사들이 앞서는 추세다. 금융지주회사들이 내놓은 상품은 대부분 고객이 통장에 가입하면 은행계좌와 증권사 CMA 계좌를 동시에 제공한다. 여기에 급여를 이체해두면 전자금융 타행이체, 당행 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 등이 기본적으로 면제된다.

    증권사는 7월부터 은행계좌로 하는 거의 모든 거래가 CMA로 가능해지면서 편의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CMA 연계 신용카드에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으니 이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은행은 통장 기능의 접목이 가장 약하다는 단점을 보완하고자 일정 조건 아래서 우대금리와 수수료 절감 혜택, 접근성 등의 편의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타행 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를 면제하는 혜택은 소비자들에게 체감이 큰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금융회사들이 이처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급여통장은 크로스셀링(교차판매)의 시작점이다. 금융회사들은 소비자에게 예·적금은 물론 신용카드, 주식, 펀드, 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기회를 확보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금융회사 경쟁 소비자들 일단 환영

    금융회사들의 경쟁은 단기적으로 소비자 처지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급여통장을 유치하려는 금융회사들의 경쟁 속에서 소비자는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통장을 선택하기에 앞서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수익성, 편의성, 대출 우대 등의 세 가지 측면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기능 ‘하이브리드 통장’ 골라 골라!”
    첫째, 수익성(금리)의 경우 급여통장의 잔고를 미리 고려하지 않으면 높은 금리는 신기루에 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월 급여가 100만원이고 이를 고스란히 적립할 경우, 2.5% 금리의 CMA와 0.1%의 보통예금 가운데 CMA가 세후 월평균 1만1000원 정도 유리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이 급여를 받으면 카드대금, 보험료, 세금 등으로 빠져나가고 잔고가 10% 남짓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CMA가 월평균 1100원 정도 이익인데, 이는 타행 인출 수수료 1200원에도 못 미친다.

    은행 통장 역시 우대금리 적용에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입 전 확인해야 한다. 평소 투자를 많이 하거나 급여통장의 평균 잔액이 많은 경우에는 증권사의 CMA나 금융회사의 하이브리드 통장이 유리하지만, 급여통장의 평균 잔액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에는 국민은행의 KB스타트통장이나 우리은행의 AMA플러스 같은 상품을 급여통장으로 설정하고 목돈 거치 목적의 CMA를 갖고 있는 편이 유리하다.

    둘째, 편의성은 각종 수수료 혜택의 접근성과 신용카드나 포인트의 혜택으로 따져볼 수 있다. 예금인출이 잦거나 주거래 은행이 생활 반경에서 멀리 떨어진 경우, 건당 1200원씩 내야 하는 타행 자동화기기 수수료 면제는 높은 금리보다 매력적인 혜택이 될 수 있다. 또한 은행권 신용카드의 혜택이 줄어든 현재, 증권사들의 공격적 마케팅의 일환인 CMA 연계 신용카드 혜택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대출 우대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여신이 가능한 은행은 사내 신용평가등급 기준을 갖고 있는데, 그중 급여이체나 자동이체 여부는 큰 영향을 미친다. 즉, 대출 한도 및 금리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다. 몇몇 혜택만 보고 주거래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급여통장을 옮기는 것은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 다만 향후 금융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의 경계가 더 희미해지면서 지주회사 내 이용실적이 공유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개인 신용관리를 위해 하나의 금융지주회사를 주거래 금융회사로 정해놓는 것이 개인 신용이라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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