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를 하다 보면 검사들은 어떤 식으로든 ‘감’이라는 걸 잡아요. 두 사람(노건호와 연철호)의 경우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이나 오락가락하는 진술에서 뭔가 ‘아차’ 하면서 후회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꼈다는 말을 들었어요.”
대검찰청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와 조카사위 연철호 씨의 수사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검찰은 노씨와 연씨, 두 사람이 뭔가를 숨기는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그동안 검찰은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에게서 받은 500만 달러에 대해 “순수한 투자 목적”이라는 연씨의 주장과 “전혀 몰랐다”는 노씨의 주장을 집요한 수사를 통해 상당 부분 무너뜨렸다.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에 따르면, 연씨는 조세회피 지역인 버진아일랜드에 주소지를 둔 해외 창업투자회사 ‘타나도 인베스트먼트’의 홍콩 계좌로 박 회장의 돈 500만 달러를 받았고, 그중 250만 달러를 노씨가 대주주로 있는 또 다른 해외 창업투자회사 ‘엘리쉬 앤 파트너스’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주주인 이유 설명 못하는 盧씨
엘리쉬 앤 파트너스는 이 돈을 다시 미국 P사를 통해 ○사 등 국내 벤처회사 두 곳에 우회 투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사는 온라인에서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문서를 편집하거나 업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회사다. 대표 정모 씨는 한글과컴퓨터, 네띠앙, 드림위즈 등 인터넷 기업에서 개발담당자로 일했다.
주목되는 점은 ○사와 함께 투자된 또 다른 벤처회사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의 동생 권기문 전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장 소유의 회사라는 것. 노씨와 권 전 단장은 조카와 외삼촌 사이다. 조카가 외삼촌 회사에 투자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이 사실을 전혀 모를 수 있을까.
노씨는 당장 본인이 엘리쉬 앤 파트너스의 대주주인 이유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외삼촌 소유의 국내 벤처회사에 투자한 사실은 노씨가 박 회장이 건넨 500만 달러의 실질적 수혜자일 가능성을 높이는 구체적인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박 회장은 연씨에게 건넨 500만 달러에 대해 이미 “노 전 대통령의 부탁이 있었다”고 털어놓은 터다.
노씨가 박 회장의 500만 달러와 무관치 않다는 증거는 또 있다. 엘리쉬 앤 파트너스가 직접 투자한 미국의 영상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G사의 대표 호모 씨는 노씨와 스탠퍼드대학 MBA 동기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G사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한국 지사를 두고 있다.
노씨는 미국 ‘베이에어리어(Bayarea) K그룹’이라는 모임을 통해 ○사 대표 정씨와 G사 대표 호씨 등을 알게 됐고, 2008년 전후로 이들과 창업 논의를 긴밀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K그룹은 미국 유학 후 실리콘밸리 내 테크(Tech) 관련 기업에서 근무하거나 연구 활동을 하는 한국계 젊은이들이 2007년 초에 만든 모임이다. 교민 1.5세대와 2세대가 대부분으로, 현재 회원 수는 800명에 가깝다. 이 모임에 대해 잘 안다는 한 유학생은 “정씨, 호씨가 노씨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모임 회원들 사이에서 나돈 적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 같은 투자과정이나 전후 사정을 박 회장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한다. 박 회장의 돈 500만 달러가 순수한 투자금이 아니라 뇌물에 가깝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주간동아’가 오랜 기간 추적해온 연씨의 행적을 보면, 연씨는 박 회장의 500만 달러가 노씨에게 건네지는 과정에서 연결고리 정도의 구실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연씨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2006년 7월 노 전 대통령의 조카 노지원 씨가 ‘바다이야기’ 유통판매업체인 ‘지코프라임’에서 인수한 ‘우전시스텍’의 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자, 노 전 대통령의 친인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때 연씨의 이름도 알려졌다. 노건평 씨의 큰딸 지연 씨와 남편 연씨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인터넷 정보서비스 벤처회사 ‘케이알비즈’의 공동대표였다.
S/W 개발과 투자자문 무슨 관계?
연씨는 이에 앞서 2003년 6월부터 6개월간 디지털 신발제조와 협업 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국내 신발제조사 및 해외 나이키 OEM 업체에 수출하기 위해 만든 태광실업의 소프트웨어 개발 법인 ‘슈테크’에서 이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때 박 회장의 아들도 이사로 함께 취임했다. 오래전부터 박 회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연씨가 같은 해 2월 서울 K대의 10여 개 특수대학원 전문가들이 설립한 B사의 이사로도 취임했던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벤처기업 육성과 발굴 및 투자자문,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이 주요 사업인 이 회사는 중소기업청 교육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연씨는 현재도 이 회사의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연씨의 전공은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해외 투자자문이 주 업무인 해외 창업투자회사와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연씨는 박 회장에게서 받은 500만 달러가 순수한 투자금이라는 주장을, 노씨는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납득할 만한 이유나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한 채 말이다. 노씨와 연씨, 두 사람에게 말 못할 비밀이 있는 것일까. 노 전 대통령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대검찰청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와 조카사위 연철호 씨의 수사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검찰은 노씨와 연씨, 두 사람이 뭔가를 숨기는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그동안 검찰은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에게서 받은 500만 달러에 대해 “순수한 투자 목적”이라는 연씨의 주장과 “전혀 몰랐다”는 노씨의 주장을 집요한 수사를 통해 상당 부분 무너뜨렸다.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에 따르면, 연씨는 조세회피 지역인 버진아일랜드에 주소지를 둔 해외 창업투자회사 ‘타나도 인베스트먼트’의 홍콩 계좌로 박 회장의 돈 500만 달러를 받았고, 그중 250만 달러를 노씨가 대주주로 있는 또 다른 해외 창업투자회사 ‘엘리쉬 앤 파트너스’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주주인 이유 설명 못하는 盧씨
엘리쉬 앤 파트너스는 이 돈을 다시 미국 P사를 통해 ○사 등 국내 벤처회사 두 곳에 우회 투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사는 온라인에서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문서를 편집하거나 업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회사다. 대표 정모 씨는 한글과컴퓨터, 네띠앙, 드림위즈 등 인터넷 기업에서 개발담당자로 일했다.
주목되는 점은 ○사와 함께 투자된 또 다른 벤처회사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의 동생 권기문 전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장 소유의 회사라는 것. 노씨와 권 전 단장은 조카와 외삼촌 사이다. 조카가 외삼촌 회사에 투자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이 사실을 전혀 모를 수 있을까.
노씨는 당장 본인이 엘리쉬 앤 파트너스의 대주주인 이유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외삼촌 소유의 국내 벤처회사에 투자한 사실은 노씨가 박 회장이 건넨 500만 달러의 실질적 수혜자일 가능성을 높이는 구체적인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박 회장은 연씨에게 건넨 500만 달러에 대해 이미 “노 전 대통령의 부탁이 있었다”고 털어놓은 터다.
노씨가 박 회장의 500만 달러와 무관치 않다는 증거는 또 있다. 엘리쉬 앤 파트너스가 직접 투자한 미국의 영상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G사의 대표 호모 씨는 노씨와 스탠퍼드대학 MBA 동기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G사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한국 지사를 두고 있다.
노씨는 미국 ‘베이에어리어(Bayarea) K그룹’이라는 모임을 통해 ○사 대표 정씨와 G사 대표 호씨 등을 알게 됐고, 2008년 전후로 이들과 창업 논의를 긴밀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K그룹은 미국 유학 후 실리콘밸리 내 테크(Tech) 관련 기업에서 근무하거나 연구 활동을 하는 한국계 젊은이들이 2007년 초에 만든 모임이다. 교민 1.5세대와 2세대가 대부분으로, 현재 회원 수는 800명에 가깝다. 이 모임에 대해 잘 안다는 한 유학생은 “정씨, 호씨가 노씨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모임 회원들 사이에서 나돈 적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 같은 투자과정이나 전후 사정을 박 회장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한다. 박 회장의 돈 500만 달러가 순수한 투자금이 아니라 뇌물에 가깝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주간동아’가 오랜 기간 추적해온 연씨의 행적을 보면, 연씨는 박 회장의 500만 달러가 노씨에게 건네지는 과정에서 연결고리 정도의 구실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연씨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2006년 7월 노 전 대통령의 조카 노지원 씨가 ‘바다이야기’ 유통판매업체인 ‘지코프라임’에서 인수한 ‘우전시스텍’의 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자, 노 전 대통령의 친인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때 연씨의 이름도 알려졌다. 노건평 씨의 큰딸 지연 씨와 남편 연씨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인터넷 정보서비스 벤처회사 ‘케이알비즈’의 공동대표였다.
S/W 개발과 투자자문 무슨 관계?
연씨는 이에 앞서 2003년 6월부터 6개월간 디지털 신발제조와 협업 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국내 신발제조사 및 해외 나이키 OEM 업체에 수출하기 위해 만든 태광실업의 소프트웨어 개발 법인 ‘슈테크’에서 이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때 박 회장의 아들도 이사로 함께 취임했다. 오래전부터 박 회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연씨가 같은 해 2월 서울 K대의 10여 개 특수대학원 전문가들이 설립한 B사의 이사로도 취임했던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벤처기업 육성과 발굴 및 투자자문,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이 주요 사업인 이 회사는 중소기업청 교육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연씨는 현재도 이 회사의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연씨의 전공은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해외 투자자문이 주 업무인 해외 창업투자회사와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연씨는 박 회장에게서 받은 500만 달러가 순수한 투자금이라는 주장을, 노씨는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납득할 만한 이유나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한 채 말이다. 노씨와 연씨, 두 사람에게 말 못할 비밀이 있는 것일까. 노 전 대통령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