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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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티 받고 무궁화 수출, 연구결과를 보여드립니다”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09-04-22 17: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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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열티 받고 무궁화 수출, 연구결과를 보여드립니다”
    여름철인 7~9월에 100일간 꽃을 피우는 무궁화. 나라꽃이지만 광복절 등 특별한 행사 때나 주목받는 무궁화를 40년간 연구해온 ‘무궁화 박사’ 심경구(68)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최근 무궁화 사진전(4월13~19일 서울 대학로 월수금갤러리)을 열었다. 전시작은 그가 육종 개발한 59개의 신품종.

    “내가 만든 품종을 사진으로 만나보는 또 다른 기쁨도 느끼고,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결산한다는 의미에서 사진전을 열었어요.” 세계 250여 종의 무궁화 가운데 59종을 만들어냈으니 40년간 1년에 1.5개꼴로 새로운 품종이 그의 손에서 탄생한 것이다. ‘무궁화(無窮花·Non-stop flower)’라는 말의 의미처럼 그의 연구도 쉼이 없었다. 3년 전 정년퇴직하고 충남 천안에 ‘무궁화와 나리연구소’를 열어 무궁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가 처음 원예를 연구하기로 결심한 것은 부산고 재학시절. 서울대 원예학과 교수를 지낸 류달영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부터다. 그 후 서울대 농대와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수목(樹木)을 공부했다.

    “1968년 미국 농무성 국립수목원을 방문했어요. 미국은 외교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각국의 국화(國花)를 연구하고 있었죠. 그곳에서 무궁화를 전담하는 미국인 연구원을 만났는데, 우리나라에서보다 더 많은 연구를 하고 있더라고요. 충격을 받았죠.”

    이후 세계의 무궁화 유전자원을 수집하면서 본격적으로 무궁화에 빠져들었고, 신품종을 쏟아냈다. 2년 전 미국 캐나다에 특허출원한 ‘릴킴’(Lil Kim·한국명 ‘안동 무궁화’)은 그동안 북미지역에 4만여 그루를 수출했다. 그것도 그루당 50센트의 로열티를 받고.

    “독도 문제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나라꽃에 눈길을 주는 상황에서 우리의 얼을 되살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심 교수. 그의 삶도 무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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