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의 공금횡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환경연 내부자 2명의 공금횡령 의혹으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어느덧 환경연 전체를 뒤덮었다.
이번 사건은 ‘정부 보조금 30% 떼어내기, 가짜 영수증 보고도 관행’ 제하의 ‘주간동아’ 보도(644호, 2008년 7월15일자)로 촉발됐다. 당시 주간동아는 환경연 전·현직 실무자들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함으로써 환경연의 고질적인 회계부정(혹은 횡령) 관행을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수사 방향이) 주간동아의 문제제기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직전 환경연을 전격 압수수색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김광준)는 최근 환경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전 환경연 사무총장)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검찰은 최 대표가 환경연으로 들어온 기업의 후원금 수억원을 개인적으로 횡령한 단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의 출국금지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단체는 일제히 반발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반정부 성향의 시민단체를 죽이기 위한 정권 차원의 표적수사”라고 규정한다.
#검찰 “최 대표 주장은 거짓, 곧 알게 될 것”
9월24일 윤준하 환경연 대표 등 시민사회단체 인사 10여 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에 칼을 들이댄 검찰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최 대표는 2003년 이후 환경연 회계문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검찰 조사는 2004~2007년 진행된 사업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으므로 최 대표에 대한 수사는 억지”라는 것이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최 대표도 “1993년 설립된 환경연은 임의단체여서 회사 명의로 계좌를 개설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 개인 명의로 계좌를 만들어 보조금 등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환경연에서 나온 이후 계좌를 모두 없앴으며, 각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검찰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수사팀의 입장은 단호하다. 수사팀 핵심 관계자는 “환경연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2003년 이후에도 (최 대표가) 환경연의 돈을 개인적으로 빼내 사용한 흔적이 최근 발견됐다. 최씨 주장은 수사과정에서 거짓임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증권, 연금보험, 정기예금 등에 분산투자된 횡령자금 … P간사 전남편의 공직자 재산신고 과정서 드러나
환경연 내부에서 본격적으로 횡령 의혹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환경연 간부(K국장)와 실무자(P간사) 등 2명의 공금횡령 의혹이 한 환경연 주변인사의 고발을 통해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환경연의 ‘오버헤드 30%’ 관행의 실체가 드러났다. 그리고 조성된 자금이 활동가들의 개인 계좌를 통해 관리되며, 심지어 사적으로 횡령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당시 환경연은 이 같은 의혹에 강하게 반박했다. “당사자들의 개인 계좌를 모두 제출받아 해당 자금의 조성 내역, 집행 및 관리 과정을 조사한 결과 개인 목적을 위한 지출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과연 환경연의 주장은 사실일까.
당시 사건이 불거지게 된 것은 횡령 의혹 당사자인 환경연 P간사의 전남편 J씨(공무원)의 공직자 재산신고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서부터다. 2007년 5월 J씨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P씨가 관리해온 각종 금융계좌가 발견됐고, 그중 일부 계좌가 횡령 자금 관리에 쓰인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당시 재산신고 과정에서 누락된, 환경연 자금이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P씨의 계좌는 무려 10여 개. 금액은 1억원이 넘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주간동아가 단독 입수한 J씨의 공직자 재산신고 관련 소명자료(뒤 페이지 사진 참조)를 통해 확인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P간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관리했다. 4개의 수익증권 계좌를 개설해 운영했으며 장기저축 상품으로 알려진 변액연금 상품, 정기예금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3년 넘게 운영된 계좌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한 자금은 없다”는 환경연의 주장을 무색게 하는 대목이다. 올해 초 P간사는 문제가 불거지자 이들 계좌에 있던 자금 중 6600만원가량을 환경연에 반납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올해 초 환경연이 횡령 의혹에 대한 징계결과를 발표할 당시 이미 환경연 측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사건을 제보한 환경연 주변인사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초 J씨가 자신의 재산신고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환경연 측 고위 간부를 찾아가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J씨는 환경연 측에 P간사 명의의 계좌가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J씨도 최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대체로 사실관계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혹에 대해 검찰은 현재 어떤 입장일까. 수사팀 핵심 관계자는 “P씨는 3년 넘게 본인 명의의 수익증권 계좌 등을 운용하면서 돈을 불렸다. 이게 횡령이 아니고 무엇인가. 환경연은 개인적으로 사용한 돈은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횡령 의혹 불거지자 ‘오버헤드’ 관행 없앤 환경연, ‘문제 될 수 있다. 앞으로 조심하자’는 내용의 내부 문건도 발견
‘오버헤드 30%’는 이미 환경연도 인정한 사실이다. 7월15일자 주간동아 보도 당시에도 환경연 측은 “30% 오버헤드는 시민단체에선 공공연한 사실이다. 후원받지 못하는 사업에 쓰기 위해 후원사업의 사업비를 30%가량 떼어왔다. 개인적으로 횡령한 것도 아닌데 왜 문제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인지 몰랐다’는 환경연 주장과 달리, ‘오버헤드’가 문제 된다는 사실을 환경연이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오버헤드 관행에 대해 본격적인 문제제기가 시작된 지난해 10월경부터 환경연이 슬그머니 관행이라고 밝힌 ‘오버헤드’를 떼지 않았던 것이 최근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것.
이뿐만이 아니다. 환경연은 ‘오버헤드’ 부분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찰 등 사정기관의 수사에도 대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오버헤드를 떼어 원래 목적 이외의 사업에 활용하고 개인 계좌로 자금을 관리하는 등의 방식은 문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이 발견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발견된 문건은 환경연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오버헤드를 떼지 않은 것도 잘못을 자인한다는 증거 아니겠나. 설사 개인 횡령이 없었다 해도 사용 목적이 정해진 정부보조금을 임의적으로 썼다면 횡령에 속한다”고 말했다.
#특별회계장부는 아예 없어 … 몇몇 기업들 “강압 때문에 기부금 냈다”고 진술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환경연의 회계자료 관리 실태는 엉망에 가깝다. 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에서 받은 자금(프로젝트 비용 혹은 사업비) 등에 대한 회계장부는 환경연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다. 정부 부처에서는 환경연이 도로 가져갔다고 말하고, 환경연은 당연히 정부 부처에 보관돼 있다고 말한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장부도 없는 상태에서 당사자들을 불러 일일이 맞추다 보니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관계자는 “환경연에는 기업보조금, 정부기금 등을 관리하는 특별계정 자료가 없다. 비록 사용 목적이 적시되지 않는 기업보조금이라 해도, 어떤 자금이 어떻게 들어와 어디에 쓰였는지가 기록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상하다. 이런 식이라면 (기업 후원금은) 얼마든지 눈먼 돈으로 둔갑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환경연의 전체 예산(자금) 규모를 알기 위해 검찰은 지난 수년간 환경연에 후원금을 낸 기업들을 상대로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얼마를 어떤 이유로 후원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인데, 특히 기업들이 환경연의 협박 혹은 강압에 의해 후원금을 낸 사례가 많다는 첩보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환경연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조사받았거나 받고 있는 10여 개 기업 가운데 일부에서 이와 같은 진술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강압에 의해 기부금을 냈다고 진술하고 있다. 어떤 강압이었는지, 누구에게 강압을 받았는지가 조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본궤도에 오른 환경연에 대한 검찰 수사가 앞으로 얼마나 확대될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기왕에 드러난 실무자 2명의 공금횡령 의혹은 현재 조사 대상도 되지 않을 정도로 수사 범위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수사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
이번 사건은 ‘정부 보조금 30% 떼어내기, 가짜 영수증 보고도 관행’ 제하의 ‘주간동아’ 보도(644호, 2008년 7월15일자)로 촉발됐다. 당시 주간동아는 환경연 전·현직 실무자들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함으로써 환경연의 고질적인 회계부정(혹은 횡령) 관행을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수사 방향이) 주간동아의 문제제기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직전 환경연을 전격 압수수색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김광준)는 최근 환경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전 환경연 사무총장)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검찰은 최 대표가 환경연으로 들어온 기업의 후원금 수억원을 개인적으로 횡령한 단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의 출국금지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단체는 일제히 반발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반정부 성향의 시민단체를 죽이기 위한 정권 차원의 표적수사”라고 규정한다.
#검찰 “최 대표 주장은 거짓, 곧 알게 될 것”
9월24일 윤준하 환경연 대표 등 시민사회단체 인사 10여 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에 칼을 들이댄 검찰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최 대표는 2003년 이후 환경연 회계문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검찰 조사는 2004~2007년 진행된 사업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으므로 최 대표에 대한 수사는 억지”라는 것이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최 대표도 “1993년 설립된 환경연은 임의단체여서 회사 명의로 계좌를 개설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 개인 명의로 계좌를 만들어 보조금 등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환경연에서 나온 이후 계좌를 모두 없앴으며, 각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검찰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수사팀의 입장은 단호하다. 수사팀 핵심 관계자는 “환경연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2003년 이후에도 (최 대표가) 환경연의 돈을 개인적으로 빼내 사용한 흔적이 최근 발견됐다. 최씨 주장은 수사과정에서 거짓임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증권, 연금보험, 정기예금 등에 분산투자된 횡령자금 … P간사 전남편의 공직자 재산신고 과정서 드러나
환경연 내부에서 본격적으로 횡령 의혹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환경연 간부(K국장)와 실무자(P간사) 등 2명의 공금횡령 의혹이 한 환경연 주변인사의 고발을 통해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환경연의 ‘오버헤드 30%’ 관행의 실체가 드러났다. 그리고 조성된 자금이 활동가들의 개인 계좌를 통해 관리되며, 심지어 사적으로 횡령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당시 환경연은 이 같은 의혹에 강하게 반박했다. “당사자들의 개인 계좌를 모두 제출받아 해당 자금의 조성 내역, 집행 및 관리 과정을 조사한 결과 개인 목적을 위한 지출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과연 환경연의 주장은 사실일까.
당시 사건이 불거지게 된 것은 횡령 의혹 당사자인 환경연 P간사의 전남편 J씨(공무원)의 공직자 재산신고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서부터다. 2007년 5월 J씨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P씨가 관리해온 각종 금융계좌가 발견됐고, 그중 일부 계좌가 횡령 자금 관리에 쓰인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당시 재산신고 과정에서 누락된, 환경연 자금이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P씨의 계좌는 무려 10여 개. 금액은 1억원이 넘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주간동아가 단독 입수한 J씨의 공직자 재산신고 관련 소명자료(뒤 페이지 사진 참조)를 통해 확인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P간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관리했다. 4개의 수익증권 계좌를 개설해 운영했으며 장기저축 상품으로 알려진 변액연금 상품, 정기예금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3년 넘게 운영된 계좌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한 자금은 없다”는 환경연의 주장을 무색게 하는 대목이다. 올해 초 P간사는 문제가 불거지자 이들 계좌에 있던 자금 중 6600만원가량을 환경연에 반납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올해 초 환경연이 횡령 의혹에 대한 징계결과를 발표할 당시 이미 환경연 측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사건을 제보한 환경연 주변인사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초 J씨가 자신의 재산신고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환경연 측 고위 간부를 찾아가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J씨는 환경연 측에 P간사 명의의 계좌가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J씨도 최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대체로 사실관계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혹에 대해 검찰은 현재 어떤 입장일까. 수사팀 핵심 관계자는 “P씨는 3년 넘게 본인 명의의 수익증권 계좌 등을 운용하면서 돈을 불렸다. 이게 횡령이 아니고 무엇인가. 환경연은 개인적으로 사용한 돈은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횡령 의혹 불거지자 ‘오버헤드’ 관행 없앤 환경연, ‘문제 될 수 있다. 앞으로 조심하자’는 내용의 내부 문건도 발견
‘오버헤드 30%’는 이미 환경연도 인정한 사실이다. 7월15일자 주간동아 보도 당시에도 환경연 측은 “30% 오버헤드는 시민단체에선 공공연한 사실이다. 후원받지 못하는 사업에 쓰기 위해 후원사업의 사업비를 30%가량 떼어왔다. 개인적으로 횡령한 것도 아닌데 왜 문제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인지 몰랐다’는 환경연 주장과 달리, ‘오버헤드’가 문제 된다는 사실을 환경연이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오버헤드 관행에 대해 본격적인 문제제기가 시작된 지난해 10월경부터 환경연이 슬그머니 관행이라고 밝힌 ‘오버헤드’를 떼지 않았던 것이 최근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것.
이뿐만이 아니다. 환경연은 ‘오버헤드’ 부분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찰 등 사정기관의 수사에도 대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오버헤드를 떼어 원래 목적 이외의 사업에 활용하고 개인 계좌로 자금을 관리하는 등의 방식은 문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이 발견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발견된 문건은 환경연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오버헤드를 떼지 않은 것도 잘못을 자인한다는 증거 아니겠나. 설사 개인 횡령이 없었다 해도 사용 목적이 정해진 정부보조금을 임의적으로 썼다면 횡령에 속한다”고 말했다.
#특별회계장부는 아예 없어 … 몇몇 기업들 “강압 때문에 기부금 냈다”고 진술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환경연의 회계자료 관리 실태는 엉망에 가깝다. 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에서 받은 자금(프로젝트 비용 혹은 사업비) 등에 대한 회계장부는 환경연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다. 정부 부처에서는 환경연이 도로 가져갔다고 말하고, 환경연은 당연히 정부 부처에 보관돼 있다고 말한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장부도 없는 상태에서 당사자들을 불러 일일이 맞추다 보니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관계자는 “환경연에는 기업보조금, 정부기금 등을 관리하는 특별계정 자료가 없다. 비록 사용 목적이 적시되지 않는 기업보조금이라 해도, 어떤 자금이 어떻게 들어와 어디에 쓰였는지가 기록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상하다. 이런 식이라면 (기업 후원금은) 얼마든지 눈먼 돈으로 둔갑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환경연의 전체 예산(자금) 규모를 알기 위해 검찰은 지난 수년간 환경연에 후원금을 낸 기업들을 상대로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얼마를 어떤 이유로 후원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인데, 특히 기업들이 환경연의 협박 혹은 강압에 의해 후원금을 낸 사례가 많다는 첩보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환경연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조사받았거나 받고 있는 10여 개 기업 가운데 일부에서 이와 같은 진술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강압에 의해 기부금을 냈다고 진술하고 있다. 어떤 강압이었는지, 누구에게 강압을 받았는지가 조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본궤도에 오른 환경연에 대한 검찰 수사가 앞으로 얼마나 확대될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기왕에 드러난 실무자 2명의 공금횡령 의혹은 현재 조사 대상도 되지 않을 정도로 수사 범위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수사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