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9일 프로야구가 개막 팡파르를 울린 뒤 각 팀마다 10경기 이상씩을 소화했다. 마라톤으로 치면 아직 초반 4km 레이스도 채 펼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선두와 하위 그룹으로 판세가 나뉘었다. 일단 전통의 삼성과 지난해 우승팀 SK가 예상대로 막강 화력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수년간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롯데와 구단 창단 문제 등으로 해외 전지훈련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우리 히어로즈 등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예년과 다른 2008 프로야구 초반 구도를 알아봤다.
수년간 4월 한 달, 또는 길어야 5월을 넘어서면 상승 분위기가 꺾인 바 있던 롯데는 일단 올해도 초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 번 더 속는 셈치고 믿어볼까. 예년과 달리 선수들의 실력과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무엇보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 효과가 팀 전체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답게 수준 높은 지도력을 선보이며 패배의식에 젖었던 팀 컬러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매직 효과
‘자율야구의 대명사’ 이광환 우리 히어로즈 감독도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1986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지도자 연수를 경험한 이 감독은 이미 94년 LG에서 미국식 자율야구의 꽃을 피웠다. 환갑을 넘긴 올 시즌 “이제 자율야구를 하지 않은 구단은 없다”며 자세를 낮추고 있으나 미국식 자율야구 원조의 카리스마가 유난히 돋보인다.
특히 선발-중간계투-셋업맨-마무리 등으로 이어지는 미국식 마운드 운용 방식을 가장 먼저 국내 프로야구계에 도입한 이 감독은 히어로즈에 부임한 뒤에도 김성현 조순권 등 젊은 투수들을 임무별로 과감하게 기용, 만족스러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파’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감독 부임 후 4년간 두 차례나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선동열 삼성 감독은 ‘지일파’다. 주니치 시절 호시노 감독에게 전수받은 ‘지키는 야구’로 팀 체질을 개선한 뒤 삼성은 막강 위용을 뽐내고 있다.
선발 투수에게 5회를 맡기고 나머지 3이닝을 주요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를 기용해 승리를 지키는 식의 선 감독 특유의 경기 운영은 올해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역시 일본파인 김성근 감독의 SK도 지난 겨울 60여 명에 이르는 초대형 인원을 캠프로 데려가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훈련에 매진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훈련 결과대로 1, 2군 가리지 않고 살아남은 선수를 기용하면서 선수들의 투쟁심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은 SK만의 혹독한 겨울 훈련량이 올 시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일단 초반 출발은 좋다. SK는 주전 선수가 따로 없다고 할 만큼 1, 2군 층이 두꺼워 주전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으로 접어들면 더욱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를 만들어낸 ‘국민감독’ 김인식(한화),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경문(두산), LG의 김재박 감독 등의 ‘토종야구’는 잠시 주춤하고 있다.
홈런이 초반 팀 간 성적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특징이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와 히어로즈는 경기 승부처에서 홈런이 터져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승부를 가름하는 홈런이 여느 해보다 많이 터져나오고 있다. 4월9일 기준으로 총 37경기에서 54개 홈런이 나왔다. 지난해 38경기에서 42개가 터진 것에 비하면 29%나 증가한 수치다. 3월29일 정규 시즌이 시작된 뒤 홈런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터져나왔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특히 롯데의 홈런 증가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같은 기간 4개에 불과했으나 올 시즌에는 37경기에서 12개 홈런이 터졌다. 8개 팀 중 1위다. 지난해 3개에 그쳤던 우리 히어로즈도 9방을 터뜨렸다.
투수들 몸 풀리는 5월 이후 새 판도 변화 예상
시즌 초반 홈런이 풍년인 것은 상위 팀 4, 5번 중심 거포들이 제 스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심정수가 수차례 팔꿈치와 어깨 수술 등을 마치고 완벽하게 회복상태에 접어들면서 장타를 날려주고 있다. 롯데 역시 5번 가르시아가 제 몫을 해주면서 4번 이대호까지 살아나고 있다. 투수들의 몸이 제대로 풀리는 5월을 넘어서까지 거포들의 홈런 양산 추세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뛰는 야구’의 대명사인 두산은 올 시즌에도 팀 도루 18개로 여전히 ‘발야구’ 트렌드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중심 타선에서 영양가 있는 홈런이 터지지 않아 애로를 겪고 있다. 장타율이 2할대 후반에 그쳐 경기를 뒤집는 흐름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팀마다 연승 연패가 유독 많은 것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한 점이다. 시즌 시작과 동시에 SK와 삼성이 5연승을 달리더니, 우리 히어로즈도 홈런 돌풍에 힘입어 5연승을 기록했다. 반면 두산과 한화는 각각 6연패와 5연패를 당했다.
연패 원인은 대부분 선발진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두산은 4월2일부터 8일까지 6연패에 빠지는 동안 선발 김선우와 이승학이 쉽게 무너졌다. 에이스 개리 레스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소용이 없었다. LG 또한 에이스인 박명환이 계속 난조를 보이면서 연패를 쉽게 끊어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선두와 하위 그룹으로 판세가 나뉘었다. 일단 전통의 삼성과 지난해 우승팀 SK가 예상대로 막강 화력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수년간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롯데와 구단 창단 문제 등으로 해외 전지훈련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우리 히어로즈 등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예년과 다른 2008 프로야구 초반 구도를 알아봤다.
수년간 4월 한 달, 또는 길어야 5월을 넘어서면 상승 분위기가 꺾인 바 있던 롯데는 일단 올해도 초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 번 더 속는 셈치고 믿어볼까. 예년과 달리 선수들의 실력과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무엇보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 효과가 팀 전체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답게 수준 높은 지도력을 선보이며 패배의식에 젖었던 팀 컬러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매직 효과
‘자율야구의 대명사’ 이광환 우리 히어로즈 감독도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1986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지도자 연수를 경험한 이 감독은 이미 94년 LG에서 미국식 자율야구의 꽃을 피웠다. 환갑을 넘긴 올 시즌 “이제 자율야구를 하지 않은 구단은 없다”며 자세를 낮추고 있으나 미국식 자율야구 원조의 카리스마가 유난히 돋보인다.
특히 선발-중간계투-셋업맨-마무리 등으로 이어지는 미국식 마운드 운용 방식을 가장 먼저 국내 프로야구계에 도입한 이 감독은 히어로즈에 부임한 뒤에도 김성현 조순권 등 젊은 투수들을 임무별로 과감하게 기용, 만족스러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파’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감독 부임 후 4년간 두 차례나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선동열 삼성 감독은 ‘지일파’다. 주니치 시절 호시노 감독에게 전수받은 ‘지키는 야구’로 팀 체질을 개선한 뒤 삼성은 막강 위용을 뽐내고 있다.
선발 투수에게 5회를 맡기고 나머지 3이닝을 주요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를 기용해 승리를 지키는 식의 선 감독 특유의 경기 운영은 올해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역시 일본파인 김성근 감독의 SK도 지난 겨울 60여 명에 이르는 초대형 인원을 캠프로 데려가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훈련에 매진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훈련 결과대로 1, 2군 가리지 않고 살아남은 선수를 기용하면서 선수들의 투쟁심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은 SK만의 혹독한 겨울 훈련량이 올 시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일단 초반 출발은 좋다. SK는 주전 선수가 따로 없다고 할 만큼 1, 2군 층이 두꺼워 주전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으로 접어들면 더욱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를 만들어낸 ‘국민감독’ 김인식(한화),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경문(두산), LG의 김재박 감독 등의 ‘토종야구’는 잠시 주춤하고 있다.
홈런이 초반 팀 간 성적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특징이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와 히어로즈는 경기 승부처에서 홈런이 터져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승부를 가름하는 홈런이 여느 해보다 많이 터져나오고 있다. 4월9일 기준으로 총 37경기에서 54개 홈런이 나왔다. 지난해 38경기에서 42개가 터진 것에 비하면 29%나 증가한 수치다. 3월29일 정규 시즌이 시작된 뒤 홈런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터져나왔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특히 롯데의 홈런 증가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같은 기간 4개에 불과했으나 올 시즌에는 37경기에서 12개 홈런이 터졌다. 8개 팀 중 1위다. 지난해 3개에 그쳤던 우리 히어로즈도 9방을 터뜨렸다.
시즌 초반 불방망이로 롯데의 돌풍을 이끈 4번 타자 이대호.
시즌 초반 홈런이 풍년인 것은 상위 팀 4, 5번 중심 거포들이 제 스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심정수가 수차례 팔꿈치와 어깨 수술 등을 마치고 완벽하게 회복상태에 접어들면서 장타를 날려주고 있다. 롯데 역시 5번 가르시아가 제 몫을 해주면서 4번 이대호까지 살아나고 있다. 투수들의 몸이 제대로 풀리는 5월을 넘어서까지 거포들의 홈런 양산 추세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뛰는 야구’의 대명사인 두산은 올 시즌에도 팀 도루 18개로 여전히 ‘발야구’ 트렌드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중심 타선에서 영양가 있는 홈런이 터지지 않아 애로를 겪고 있다. 장타율이 2할대 후반에 그쳐 경기를 뒤집는 흐름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팀마다 연승 연패가 유독 많은 것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한 점이다. 시즌 시작과 동시에 SK와 삼성이 5연승을 달리더니, 우리 히어로즈도 홈런 돌풍에 힘입어 5연승을 기록했다. 반면 두산과 한화는 각각 6연패와 5연패를 당했다.
연패 원인은 대부분 선발진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두산은 4월2일부터 8일까지 6연패에 빠지는 동안 선발 김선우와 이승학이 쉽게 무너졌다. 에이스 개리 레스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소용이 없었다. LG 또한 에이스인 박명환이 계속 난조를 보이면서 연패를 쉽게 끊어주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