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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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말하는 ‘환경 메신저’

  •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입력2007-05-14 17: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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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으로 말하는 ‘환경 메신저’
    그의 사진엔 인간과 동물 사이에 흐르는 따뜻한 애정이 묻어난다. 손수레를 타고 흰 눈을 맞으며 옆 동네로 장가가는 돼지, 개울을 건너는 소, 어린이대공원에 사는 토끼와 거북…. 흑백 톤의 서정적인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슬며시 미소 짓게 만든다.

    ‘인간과 동물의 아름다운 공존’을 사진에 담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녕만(58) 씨가 5월3일부터 한 달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동측광장에서 열리는 ‘환경재단 그린아트페스티벌’에 참가한다. 모리셔스 섬에서 멸종한 도요새를 복원해 ‘상상과의 만남’을 시도한 헤리 칼리오, 30여 년간 알래스카의 대자연을 담은 호시노 미치오 등 세계적인 사진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그는 총 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을 통해 환경보전 메시지를 전하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김씨는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

    “산업화되면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삭막해지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20~30년 전에 촬영했던 풍경에는 인간과 동물의 끈끈한 유대가 담겨 있더군요. 그 따스한 정이 요즘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길 바랍니다.”

    23년간 ‘동아일보’ 사진기자로 재직했던 그는 격동의 역사 현장을 생생히 기록해왔다. 그가 출간한 ‘판문점’(1993년) ‘격동 20년’(1999년) ‘대통령이 뭐길래’(2002년) 등 10여 권의 사진집은 출판계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인간의 생활상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자연스럽게 동물에게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기자 시절 판문점에 출입하면서 비무장지대의 산양과 노루를 찍어 특종이 되기도 했죠.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청정 환경에 사는 동물을 보면 경이로움이 느껴집니다. 아무리 작은 생물도 ‘존재의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사진을 통해 말하고 싶었어요.”



    2001년 올해의 사진기자상, 2003년 서울사랑시민상, 2005년 일본 ‘히가시카와 국제사진페스티벌’ 해외작가상을 잇따라 받은 그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친다. 한국에 사는 이주외국인 여성들의 삶을 기록하는 것이 그의 다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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