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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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평, 자뻑, 자위뿐 … 자성(自省)은 어디 없소?

  • 입력2007-03-12 14: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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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뻑[自뻑]. 한자 ‘스스로 자’와 강렬한 자극으로 정신을 못 차린다는 의미의 속어인 ‘뻑’이 합성된 신조어다. 자기 자신에게 도취되어 정신을 못 차린다,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나오는 자뻑의 뜻. 이 명쾌한 정의에 따르면, 2월28일 공개된 정부업무평가위원회의 2006년도 중앙행정기관에 대한 업무평가 결과는 가히 자뻑의 정수(精髓)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한 예다.

    정부 각 부처가 실시한 자체 평가의 평균 점수가 91.7점. 한술 더 떠 그중 경제 분야는 92.3점으로 가장 높단다. 혹 200점, 300점 만점 기준인가 싶어 눈 씻고 찾아봐도 분명 100점 만점이다.

    괴리도 이런 괴리가! 국민이 체감하는 만족도도 이런가? 자영업에 실패해 단순 노무자로 전락한 사람들이 지난 한 해에만 4만8000명에 이르는 현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자화자찬을 하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건 명백한 자뻑이다. 예술가의 자뻑은 때로 창조성을 불러온다. 그러나 정부의 자뻑은 정책 오판의 지름길이다.



    납득하기 힘든 자평 결과를 자뻑스럽게 내놓고 자위(自慰)나 일삼는 정부. 그대에겐 자기 가슴에 손부터 얹어보는 자성(自省)이 필요할 듯싶소.

    스펀지 네모퀴즈 하나 내볼까? ‘부산 동래구에는 ○○○라는 식당이 있다.’ 정답은? ‘철밥통 반점’이다. 거짓말 같다고? 진짜다. 인터넷을 뒤져보라. 전화번호도 나온다. ‘철밥통.’ 깨지지 않는 밥통. 이른바 ‘잘릴 위험이 없는 직업’. 철밥통 반점의 철밥통은 영업을 이어가는 한 깨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철밥통들의 신세는 그렇지 않다. 교수사회의 철밥통이 깨졌고, 일선 교단에서도 그렇게 돼가고 있다. 이젠 공무원의 철밥통도 깨지게 됐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서울시와 일부 자치구가 근무태도가 좋지 않거나 업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직원을 단순 현장업무에 투입키로 한 건 잘한 조치인 듯하다.

    무능하고 태만한 ‘빈 깡통 공무원’에겐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파면 등의 사유 외에는 강제로 면직시킬 수 없다’는 지방공무원법 규정이 과분하다. 꼬박꼬박 챙겨가는 월급으로 세금만 축낼 뿐.

    네모퀴즈 하나 더. ‘무능하고 태만한 공무원의 은 깨진다.’ 한번 맞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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