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5일 한국 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는 성체(成體)줄기세포 연구발전을 위해 100억원이라는 거액을 가톨릭 세포치료사업단에 지원했다. 이날 서울대교구는 교구 차원의 생명운동을 이끌어갈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주교)와 성체줄기세포 연구지원 사업을 수행할 세포치료사업단의 출범식도 함께 했다.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서울대교구가 쾌척한 100억원은 정부 지원이 아닌 사립학교 재단에서 특정 연구를 위해 지원한 금액으로는 초유의 액수.
생명존중 가톨릭적 가치 실현
이 지원은 황우석 교수의 배아(胚芽)줄기세포 연구가 인간 배아(생명)를 파괴한다며 연구 자체를 반대했던 가톨릭계에서 이뤄진 일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때문에 천주교 측은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성공하면 궁극적으로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그 효용성을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주교 측이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생명존중의 가톨릭적 가치를 실현하는 척도로 생각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천명훈 가톨릭 세포치료사업단장(가톨릭대 의대 학장·사진)을 만나 100억원 지원의 의미와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견해,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성체줄기세포는 인간으로 태어난 상태에서 줄기세포(예를 들어 골수, 탯줄혈액 등에서 얻어지는 세포)를 추출하기 때문에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이 없다. 반면 배아줄기세포는 완성된 인간, 즉 성체가 되기 전 수정란(배아) 상태에서 획득하는 까닭에 줄기세포를 얻는 과정에서 생명에 위협을 줄 가능성이 크다. 성체줄기세포는 분화 기능이 좋고, 암을 발생시키지 않으며 임상 적용이 용이한 반면, 배아줄기세포는 증식력은 우수하지만 암을 일으킬 수 있고 면역거부 반응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복제과정을 한 번 더 거쳐야 한다. 이식 후 부작용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 보완도 필요한 상황이다.”
-황우석 교수 측은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생명윤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는데.
“황 교수의 연구는 어쩔 수 없이 인간배아를 파괴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황 교수 측은 난자에 체세포를 이식해 만든 배아의 경우 수정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까닭에 생명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 배아들도 자궁에 착상되면 복제양 돌리나 이번에 복제된 개와 같이 엄연한 생명체로 될 수 있다. 결국 생명의 시작을 어디로 보느냐 하는 게 주된 논점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100억원 지원의 의의와 가치는.
“대부분의 연구가 국가 지원 연구비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서 국가가 수립한 정책 방향에 모든 연구가 편중될 수밖에 없다. 서울대교구가 지원한 100억원이라는 돈은 사학재단에서 한 가지 과제를 위해 투자한 가장 큰 액수다. 이는 생명존중에 대한 신념을 구현하고자 하는 가톨릭계의 큰 노력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책 결정의 무사안일이다. 훌륭한 과학자를 앞세움으로써 일정 수준 이상의 업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서 집중 투자가 이루어고 있지만 과학의 발전은 분명 한두 명, 또는 한두 분야의 집중 발전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모든 기반 기술이 확보되고 수많은 우수 연구자들이 생겨나 탄탄한 기반이 형성되어야 사상누각 현상이 사라진다.”
-100억원 지원이 황우석 교수 연구에 대한 물타기라는 지적이 있다.
“가톨릭의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비 지원은 지금까지 계속 있어왔다. 어느 한 시점에서 지원이 갑자기 시작된 것으로 보면 곤란하다. 이 모두가 가톨릭의 기본적 이념과 생명존중 전통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성체줄기세포연구단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이 없다. 우리는 성체줄기세포가 최선의 의학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윤리적 문제가 없으므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미 국내의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많은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백혈병 치료 등에 사용되는 골수이식은 이미 수천 건이 넘었다. 골수이식에 사용되는 조혈모세포는 대표적인 성체줄기세포로 면역계를 재생해준다. 가톨릭 의대는 이 분야에서 동양 최대이며 세계적 수준에 오른 지 오래다. 혈관 재생을 위한 골수세포 이식 치료도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 중 하나다. 말초 혈관이 막힌 경우(동맥경화 등) 골수세포를 통해 혈관을 재생하는 방법이다. 이외에 골 질환(특히 무혈성 괴사 질환) 등에도 골수에 있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할 수 있으며, 뇌중풍(뇌졸중), 척수 손상 등은 이미 임상시험이 국내 여러 대학에서 시행되고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대량 증식과 다양한 분화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성체줄기세포의 대량 증식은 세계적으로 매우 치열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로서, 이는 성체줄기세포의 장애라기보다 연구개발의 목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거꾸로 배아의 경우도 나름의 한계, 예를 들어 지나친 증식으로 인한 암 발생의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이 연구의 목표이다. 분화가 어렵다는 것도, 지금까지 연구되어온 성과로 볼 때 머지않아 극복이 가능한 문제로 안다. 최근 성체줄기세포를 통해 인체 내의 거의 모든 장기로 분화가 가능하다는 과학적 보고가 많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생식세포인 난자까지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되어 있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성체줄기세포도 공여자를 확보하기가 힘든데, 어떻게 해결하나.
“제대혈의 경우 이미 많은 생명공학 회사들이 각각 몇 천에서 몇 만 개의 제대혈을 확보하고 있다. 골수도 자기 자신의 골수세포를 이용하는 기술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세포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 골수정보은행을 통해 등록된 사람이 공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러한 혈액줄기세포의 증식과 분화가 일정 세포 쪽에 편중되는 현상을 극복하는 게 시급하다. 각 장기에 특이한 줄기세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어려운 점이라 하겠다.”
-세포치료사업단의 발족이 우리 의·과학에 미칠 영향은.
“앞으로 세포를 통해 장기의 기능을 재생해 나가는 이른바 ‘재생의학 (regenerative medicine)’이 미래 의학의 주요한 콘텐츠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흐름에서 성체줄기세포를 통한 연구개발과 임상실험이 본격화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국제적 허브 기지로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세포치료사업단이 해나갈 장·단기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나.
“우선 가톨릭 의대 내에서 150명의 연구자를 모집하고 이후 교외로 확대할 예정이다. 연구지원 조직으로는 임상연구지원센터가 생긴다. 이 센터 내에는 모든 임상연구 과정을 투명화·체계화·국제화할 수 있는 세포치료 전담팀이 구성되고, 각 분야별 선도 연구자 중심의 임상 연구팀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임상연구지원센터는 대정부, 국제기구 허가 등과 임상연구 자료분석, 관리 시스템 구축도 할 예정이다. 이미 강남·여의도·의정부·대전 성모병원에 세포치료센터의 개소를 마쳤으며 코디네이터의 발령을 완료했다. 지원 조직과 병원별 조직은 국제 수준의 관리 규범과 생명윤리를 존중하는 가운데 가장 첨단의 프로토콜을 개발할 것이다. 연구과정에서 효과가 증명된 분야는 신치료기술 등록을 통해 기술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임상연구 중인 분야는 과학적 검토를 끝내고 임상연구가 끝나면 그 결과를 투명하게 발표하겠다.”
생명존중 가톨릭적 가치 실현
이 지원은 황우석 교수의 배아(胚芽)줄기세포 연구가 인간 배아(생명)를 파괴한다며 연구 자체를 반대했던 가톨릭계에서 이뤄진 일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때문에 천주교 측은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성공하면 궁극적으로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그 효용성을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주교 측이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생명존중의 가톨릭적 가치를 실현하는 척도로 생각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천명훈 가톨릭 세포치료사업단장(가톨릭대 의대 학장·사진)을 만나 100억원 지원의 의미와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견해,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성체줄기세포는 인간으로 태어난 상태에서 줄기세포(예를 들어 골수, 탯줄혈액 등에서 얻어지는 세포)를 추출하기 때문에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이 없다. 반면 배아줄기세포는 완성된 인간, 즉 성체가 되기 전 수정란(배아) 상태에서 획득하는 까닭에 줄기세포를 얻는 과정에서 생명에 위협을 줄 가능성이 크다. 성체줄기세포는 분화 기능이 좋고, 암을 발생시키지 않으며 임상 적용이 용이한 반면, 배아줄기세포는 증식력은 우수하지만 암을 일으킬 수 있고 면역거부 반응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복제과정을 한 번 더 거쳐야 한다. 이식 후 부작용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 보완도 필요한 상황이다.”
-황우석 교수 측은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생명윤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는데.
“황 교수의 연구는 어쩔 수 없이 인간배아를 파괴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황 교수 측은 난자에 체세포를 이식해 만든 배아의 경우 수정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까닭에 생명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 배아들도 자궁에 착상되면 복제양 돌리나 이번에 복제된 개와 같이 엄연한 생명체로 될 수 있다. 결국 생명의 시작을 어디로 보느냐 하는 게 주된 논점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100억원 지원의 의의와 가치는.
“대부분의 연구가 국가 지원 연구비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서 국가가 수립한 정책 방향에 모든 연구가 편중될 수밖에 없다. 서울대교구가 지원한 100억원이라는 돈은 사학재단에서 한 가지 과제를 위해 투자한 가장 큰 액수다. 이는 생명존중에 대한 신념을 구현하고자 하는 가톨릭계의 큰 노력으로 평가된다.”
10월5일 열린 천주교 대교구 생명위원회 발족식 기자회견.
“정책 결정의 무사안일이다. 훌륭한 과학자를 앞세움으로써 일정 수준 이상의 업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서 집중 투자가 이루어고 있지만 과학의 발전은 분명 한두 명, 또는 한두 분야의 집중 발전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모든 기반 기술이 확보되고 수많은 우수 연구자들이 생겨나 탄탄한 기반이 형성되어야 사상누각 현상이 사라진다.”
-100억원 지원이 황우석 교수 연구에 대한 물타기라는 지적이 있다.
“가톨릭의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비 지원은 지금까지 계속 있어왔다. 어느 한 시점에서 지원이 갑자기 시작된 것으로 보면 곤란하다. 이 모두가 가톨릭의 기본적 이념과 생명존중 전통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성체줄기세포연구단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이 없다. 우리는 성체줄기세포가 최선의 의학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윤리적 문제가 없으므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미 국내의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많은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백혈병 치료 등에 사용되는 골수이식은 이미 수천 건이 넘었다. 골수이식에 사용되는 조혈모세포는 대표적인 성체줄기세포로 면역계를 재생해준다. 가톨릭 의대는 이 분야에서 동양 최대이며 세계적 수준에 오른 지 오래다. 혈관 재생을 위한 골수세포 이식 치료도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 중 하나다. 말초 혈관이 막힌 경우(동맥경화 등) 골수세포를 통해 혈관을 재생하는 방법이다. 이외에 골 질환(특히 무혈성 괴사 질환) 등에도 골수에 있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할 수 있으며, 뇌중풍(뇌졸중), 척수 손상 등은 이미 임상시험이 국내 여러 대학에서 시행되고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대량 증식과 다양한 분화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성체줄기세포의 대량 증식은 세계적으로 매우 치열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로서, 이는 성체줄기세포의 장애라기보다 연구개발의 목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거꾸로 배아의 경우도 나름의 한계, 예를 들어 지나친 증식으로 인한 암 발생의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이 연구의 목표이다. 분화가 어렵다는 것도, 지금까지 연구되어온 성과로 볼 때 머지않아 극복이 가능한 문제로 안다. 최근 성체줄기세포를 통해 인체 내의 거의 모든 장기로 분화가 가능하다는 과학적 보고가 많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생식세포인 난자까지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되어 있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성체줄기세포도 공여자를 확보하기가 힘든데, 어떻게 해결하나.
“제대혈의 경우 이미 많은 생명공학 회사들이 각각 몇 천에서 몇 만 개의 제대혈을 확보하고 있다. 골수도 자기 자신의 골수세포를 이용하는 기술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세포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 골수정보은행을 통해 등록된 사람이 공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러한 혈액줄기세포의 증식과 분화가 일정 세포 쪽에 편중되는 현상을 극복하는 게 시급하다. 각 장기에 특이한 줄기세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어려운 점이라 하겠다.”
-세포치료사업단의 발족이 우리 의·과학에 미칠 영향은.
“앞으로 세포를 통해 장기의 기능을 재생해 나가는 이른바 ‘재생의학 (regenerative medicine)’이 미래 의학의 주요한 콘텐츠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흐름에서 성체줄기세포를 통한 연구개발과 임상실험이 본격화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국제적 허브 기지로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세포치료사업단이 해나갈 장·단기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나.
“우선 가톨릭 의대 내에서 150명의 연구자를 모집하고 이후 교외로 확대할 예정이다. 연구지원 조직으로는 임상연구지원센터가 생긴다. 이 센터 내에는 모든 임상연구 과정을 투명화·체계화·국제화할 수 있는 세포치료 전담팀이 구성되고, 각 분야별 선도 연구자 중심의 임상 연구팀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임상연구지원센터는 대정부, 국제기구 허가 등과 임상연구 자료분석, 관리 시스템 구축도 할 예정이다. 이미 강남·여의도·의정부·대전 성모병원에 세포치료센터의 개소를 마쳤으며 코디네이터의 발령을 완료했다. 지원 조직과 병원별 조직은 국제 수준의 관리 규범과 생명윤리를 존중하는 가운데 가장 첨단의 프로토콜을 개발할 것이다. 연구과정에서 효과가 증명된 분야는 신치료기술 등록을 통해 기술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임상연구 중인 분야는 과학적 검토를 끝내고 임상연구가 끝나면 그 결과를 투명하게 발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