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6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10·26 국회의원 재선거 홍보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첫째 대구 동구을에서 이뤄지는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대리전, 둘째 울산 북구에서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의 수성 성공 여부, 셋째 경기 부천 원미구갑에 출마한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 이상수 전 의원과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경기 광주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사덕 전 의원 등 중진 정치인의 재기 여부가 그것이다.
[대구 동구을] 당이냐 인물이냐

이강철, 유승민
이는 매일신문과 대구MBC가 공동으로 한 초반 판세조사(6일 보도)에서 유 후보가 32.2%, 이 후보가 30.9%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데서도 확인된다. 정당 지지도에서 한나라당이 41.5%로 우리당의 19.8%보다 압도적으로 높지만 후보 지지도에서 접전을 보이는 것은 청와대에 있을 때부터 재선거를 겨냥한 활동으로 한나라당의 견제를 받았던 이 후보의 ‘인물론’이 일단 먹혀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후보는 대구의 낙후 지역인 동구에 공공기관을 유치할 적임자는 자신뿐이라는 점을 앞세워 ‘공공기관이 들어오면 해마다 약 800억원이 골목에 풀립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서민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 이전 경쟁지가 박 대표의 지역구인 달성군이라는 점도 이 후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우리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무려 15명이 공천 신청을 했으나 이들을 모두 배제하고 유 후보를 내세운 한나라당의 공천 후유증도 접전 요인 중 하나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뒤늦게 캠프를 가동한 유 후보가 초반에는 접전을 벌이겠지만 선거 막판 ‘박풍(朴風·박 대표의 바람)’에 의해 대세는 바로 결정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중구에서 13·14대 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로,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과 정책조정위원장을 역임한 유 후보의 역량이 ‘인물론’을 앞세운 이 후보에 결코 뒤지지 않아 정당 및 인물 대결 모두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두 후보 외에 민노당 최근돈(44), 자민련 이명숙(55) 후보도 출전 채비를 갖췄다.
민노당 조승수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이곳은 민노당의 수성이냐, 한나라당의 실지 회복이냐가 관심거리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있는 북구는 유권자(9만5000여명)의 70%가 현대자동차와 현대차 협력업체 직원일 정도로 친(親)노동자 지역이며 민노당이 구청장과 지방의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조 전 의원 동정론이 만만치 않고 현대차 노조도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선언해 민노당 수성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민노당은 10월7~10일 당원투표를 통해 경선에 출마한 정창윤(43) 울산시당위원장과 정갑득(47) 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중 후보를 결정한다.
한나라당은 이채익 남구청장이나 김철욱 시의회의장을 전략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결국 16대 의원을 지낸 윤두환(50) 후보를 공천했으나 공천 잡음이 만만치 않아 실지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윤 후보는 16대 총선에서 민노당 최용규(세종공업 노조위원장) 후보를 563표 차로 따돌렸으나 17대 총선에서는 조 전 의원에게 7260표 차로 패배했다. 한나라당은 일단 높은 당 지지도를 표로 연결한다는 전략으로 조직 정비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때 민노당과의 소연정을 고려해 무공천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던 우리당은 울산 행정부시장을 지낸 박재택(59) 후보를 공천키로 했다.
[경기 부천 원미구갑] 광복절 특사 재기?

이상수
부천 소사의 김문수 의원 사무국장 출신으로 시의원을 3선한 뒤 17대 총선에 출마해 차점 낙선했던 임해규(45) 한나라당 후보는 월등한 당 지지도 우세를 표로 연결하기 위해 후보 개인 대결보다는 ‘노 정권과의 대결’로 선거 구도를 몰고 가 여권에 등 돌린 민심을 끌어안는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민주당은 젊은 변호사인 조용익(39) 후보를 공천했고, 민노당에서는 세종병원 노조위원장으로 지난 총선 때 5700여표를 얻은 이근선(45) 후보가 출마한다.

홍사덕
홍 후보의 출마로 당 부대변인과 경기도지사 정책특보를 지낸 정진섭(53) 한나라당 후보가 곤혹스런 처지에 빠졌다. 정 후보는 공천 과정에서도 17대 총선 때 안양시민연대 홈페이지에 출생지를 ‘서울’로 했다가 이번에는 ‘광주 남종’으로 변경했다는 경쟁자들의 문제 제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당에서는 국회의장 정책비서관을 지내고 지난 총선에서 656표 차로 낙선한 이종상(43) 후보를 일찌감치 확정해 표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17대 때 출마했던 당 조직위원장인 이상윤(59) 후보를 내세웠고 민노당은 ‘꽃보리 푸른학교 설립 준비위원회 위원장’인 최종원(36) 후보를 공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