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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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임팩트호 혜성과 충돌 우주비밀 풀어낼 수 있나

  • 한국외국어대 과학사 교수/ parkstar@unitel.co.kr

    입력2005-02-17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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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딥임팩트호 혜성과 충돌 우주비밀 풀어낼 수 있나
    1월13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탐사선 ‘딥임팩트(Deep Impact)’호를 발사했다. 이 우주선은 반년 동안 날아가 7월4일 혜성을 만나고, 그 알맹이 부분에 ‘깊숙한 충격’(말 그대로 deep impact)을 주어 혜성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수집해내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 우주계획에는 자그마치 3억3000만 달러(약 3400억원)가 투입됐다. 마침 충돌하는 그날이 미국의 229주년 독립기념일이니, 눈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엄청나게 비싼 불꽃놀이가 될 전망이다.

    ‘혜성’ 하면 가장 먼저 ‘핼리혜성’이 떠오른다. 영국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1656~1742)가 주기(週期)성을 처음 발견, 다음 출현을 알아맞혀 혜성과 자신을 유명하게 만든 바로 그 별이다. 76년이란 긴 주기를 가진 이 혜성은 우리 옛 기록에 자주 나오는데, 특히 1910년에는 대한제국의 몰락을 상징한다 하여 불길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혜성은 얼음과 바위, 그리고 우주의 먼지 등으로 구성되었으리라 짐작되지만 과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그 핵심부의 경도(硬度)조차 짐작하기 어렵다. 세탁기 정도 크기의 ‘딥임팩트’호는 길이 9마일, 폭 3.7마일의 혜성과 충돌하고, 추진우주선 본체는 혜성을 살짝 옆으로 피해 날아갈 예정이다. 충돌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혜성 표면 상태에 따라 그저 분화구 정도를 만들 수도 있고, 아니면 혜성 본체를 관통할 수도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딥임팩트’호가 겨냥하는 혜성은 템펠(Tempel) 혜성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핼리와 달리 ‘에른스트 템펠’(1821~89)은 유명한 천문학자가 아니었다. 1821년 독일에서 태어난 그는 석판인쇄 기술자였고 천문 관측은 취미였을 뿐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옮겨가 4인치 굴절망원경을 갖고 본격적으로 혜성 관측에 매달린 끝에 마침내 1859년 처음으로 새로운 혜성 발견에 성공해 이름을 알렸다. 1860년 프랑스의 마르세유로 이사한 그는 처음으로 천문대에 취직했고, 거기서 8개의 새로운 혜성 발견에 성공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1865년 12월19일 발견한 ‘템펠 혜성’이다. 이후 그는 이탈리아 천문대에서 혜성 탐사를 계속하여 평생 13개의 혜성을 발견해냈다.

    또한 이 혜성은 ‘템펠-터틀 혜성’이라고도 불린다. 템펠과 거의 동시인 1866년 1월6일, 미국 하버드 대학 천문대의 호레이스 터틀(?~1923) 역시 이 혜성을 관측했기 때문이다.



    지구에 접근한 혜성은 찬란한 별똥별 쇼, 즉 유성우(流星雨) 현상을 보여주곤 한다. 33년 주기를 가진 ‘템펠-터틀 혜성’ 역시 지구에 근접한 1998년 찬란한 우주쇼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혜성이 옛날에는 불길한 별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우주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소중한 연구 대상으로 떠올랐다.

    반대로 소행성이나 혜성은 지구와 충돌하여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지 모르는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결국 혜성 연구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매우 현실적인 학문인 것이다. 물론 이것은 지구의 인간들이 벌일지도 모르는 우주전쟁의 가능성과도 연결될 수 있다. 아주 희박한 가능성이지만, 이번 ‘딥임팩트’호는 우주인이 침공할 경우 우주인의 공격선을 요격하는 훈련으로 볼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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