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대 0으로 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마음껏 싸웠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남은 결승 2, 3국은 이세돌 9단이 이길 것이다.”(웃음) 어쩌다 운이 좋아 한판 건졌다는 듯 양재호 9단은 말했지만 뭔가 한번 보여주겠다는 결의가 눈가에 서려 있었다.
백1로 막으면 흑은 상변을 지켜야 할 것 같은데, 집 부족을 느낀 이세돌 9단이 과감하게 흑2를 차지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자 양재호 9단이 백3·5의 강타를 작렬한다. 내 펀치를 솜방망이로 보는 거냐는 듯. 이어 백7로 쑥 늘어뜨리자 흑이 무척 곤란해졌다. 흑8로써 1에 잇는 건 백2·4로 두는 수가 있다. 해서 흑8 이하로 두었으나 백11까지 깨끗하게 수가 나고 말았다. 계속해서….
흑1에 백2가 또한 좋은 수. 만약 흑1로써 6으로 기어나온다면 백도 8로 계속 단수치고 따라나와 오른쪽 흑 ○들이 떨어질 것이고, 백2 때 흑3으로 4에 이으면 흑 △들은 살릴 수 있으나 이 또한 다음 백9에 두는 순간 흑 ○가 떨어진다. 결국 백10까지, 흑 △아홉 점을 잡으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승 2국은 2월17일 벌어진다. 238수 끝, 백 불계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