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두들버그’ 중 한 장면.
한국 영화의 거리인 3호선 지하철 충무로 역사 안에 설치돼 젊은 영화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충무로 영상센터는 지난해 말 운영예산 부족을 둘러싸고 운영진과 서울시의 극한 충돌로 문을 닫았다. 인테리어를 바꾸고 다시 개관한 충무로 영상센터는 (사)서울영상위원회가 위탁 운영을 맡는다. 재개관 기념 페스티벌에서는 ‘글레디에이터’ ‘블레이드 러너’의 리들리 스콧, ‘메멘토’의 크리스토퍼 놀란, ‘빌리 엘리어트’ ‘디 아워스’의 스티븐 달드리 등 영국 영화의 저력을 이끌어가고 있는 영국 중견 감독들의 초기 단편작들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날 수 있다. 단편이지만 독특한 드라마 구조와 서사 방식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들이다. 영화팬 사이에서 ‘저주받은 걸작’으로 추앙받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 피터 잭슨의 사회 비판적 애니메이션 ‘피블스를 만나요’, 주식시장의 법칙을 알아내려는 수학자의 이야기 ‘파이’(감독 대런 애러노프스키)도 추천할 만한 장편영화다.
페스티벌이 시작되는 3월5일에는 오후 6시30분부터 5인조 밴드 ‘el’이 만화를 주제로 한 공연도 연다. 기간 중 3시, 5시, 7시30분에 영화가 상영되며 입장료와 관람료는 없다. 자세한 시간표는 www.ohzemidong.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수민 ‘오!재미동’ 운영팀장은 “서울시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약속받았으며 전 운영진한테서 자료를 받는 대로 정상 운영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영화팬뿐 아니라 영화를 감상하거나 만드는 데 관심 있는 일반 시민들이 자주 들러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꾸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