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으로 WTO체제가 출범함으로써 세계경제는 이른바 세계화라는 개방의 길로 접어들었다. 농산물도 예외가 아니어서 UR협상의 결과 쌀을 제외한 전 품목이 사실상 개방되었다. 물론 당시 농산물시장 개방에도 불구하고 관세는 품목에 따라 높게 매기거나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에서는 UR협상 당시 매겼던 관세와 보조금을 앞으로 얼마나, 어떻게 더 낮출 것인가에 대한 협상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은 이미 어떻게 관세와 보조금을 낮출 것인가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담은 제안서(협의문)를 WTO에 제출해놓고 있다. WTO는 이러한 각국의 제안서들을 기초로 스튜어트 하빈슨 WTO 농업위원회 위원장이 만든 초안(2.12)을 중심으로 3월 말까지 관세 및 보조금 감축에 대한 세부원칙을 합의하도록 하고 있다. 비록 16일까지 도쿄에서 열린 WTO 농업협상에서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지만 WTO 회원국은 내년 말까지 품목별 최종 이행 계획안을 확정함으로써 DDA 농업협상은 끝나게 되어 있다.
한국농업 사활 걸린 시기 미래 직시해야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1∼12월까지 1년간 DDA협상과는 별도로 UR협상 때 관세화가 유예되었던 쌀 개방문제를 놓고 관세화에 의해 개방할 것인지, 아니면 관세화를 다시 유예한 상태에서 의무 수입물량을 늘려야 할 것인지에 대해 협상하도록 되어 있다. 그야말로 금년부터 내년까지는 한국농업의 사활이 걸린 농산물협상이 봇물을 이루는 돌풍의 계절이 틀림없다.
어쨌든 2월 현재 하빈슨이 제시한 초안에 따르면, 선진국은 40∼60%인 관세 감축률을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에는 27∼40%로 3분의 2 수준만 적용하도록 제안했으며 감축 이행 기간 역시 선진국 5년, 개도국 10년으로 구분해 설정하고 있다.
이 초안은 특히 개도국에는 `전략품목(SP·Strategic Product)’이라는 개념을 인정, 세율을 평균 10%만 감축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국내보조금도 5년간 60%를 줄이는 대신 10년간 40%만 감축하도록 부담을 줄였다.
이처럼 하빈슨의 초안은 관세나 보조금 감축 부문에서 개도국과 선진국의 차이가 매우 크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개도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모든 협상력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이해서는 우리가 농업 부문에서만은 개도국 수준임을 적극 로비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의 규모로 보아 농업 부문도 개도국이 아니라는 주장이 세계적으로 강하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케언즈그룹이나 미국, 일본, EU 등과의 막후교섭도 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이 개도국 지위를 지키지 못할 경우 농업소득이 3조원 이상 줄어들고, 국내보조금은 2004년 1조4900억원에서 2010년에는 5960억원으로 대폭 줄어 쌀수매제도는 물론 소득보전직불제 운영에도 큰 차질이 생길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정부가 농정의 방향과 철학을 먼저 설정해놓은 다음에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농민들도 개방화시대를 대비하여 스스로 영농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농민들은 앞으로의 농정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협상 이전에 농업의 중요성과 공익적 기능을 중시하는 선진국형 농정을 펼칠 것인지, 아니면 소수의 경쟁력 있는 농민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시장 중심의 농정을 펼 것인지에 대한 농정의 철학과 방향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농민들도 미래를 낙관하고 농업을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 힘든 농업을 이쯤에서 포기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정부가 만약 농정 방향을 시장 중심의 경쟁력 제고로 잡을 경우 한국농업과 농촌은 해체 위기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에서는 UR협상 당시 매겼던 관세와 보조금을 앞으로 얼마나, 어떻게 더 낮출 것인가에 대한 협상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은 이미 어떻게 관세와 보조금을 낮출 것인가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담은 제안서(협의문)를 WTO에 제출해놓고 있다. WTO는 이러한 각국의 제안서들을 기초로 스튜어트 하빈슨 WTO 농업위원회 위원장이 만든 초안(2.12)을 중심으로 3월 말까지 관세 및 보조금 감축에 대한 세부원칙을 합의하도록 하고 있다. 비록 16일까지 도쿄에서 열린 WTO 농업협상에서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지만 WTO 회원국은 내년 말까지 품목별 최종 이행 계획안을 확정함으로써 DDA 농업협상은 끝나게 되어 있다.
한국농업 사활 걸린 시기 미래 직시해야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1∼12월까지 1년간 DDA협상과는 별도로 UR협상 때 관세화가 유예되었던 쌀 개방문제를 놓고 관세화에 의해 개방할 것인지, 아니면 관세화를 다시 유예한 상태에서 의무 수입물량을 늘려야 할 것인지에 대해 협상하도록 되어 있다. 그야말로 금년부터 내년까지는 한국농업의 사활이 걸린 농산물협상이 봇물을 이루는 돌풍의 계절이 틀림없다.
어쨌든 2월 현재 하빈슨이 제시한 초안에 따르면, 선진국은 40∼60%인 관세 감축률을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에는 27∼40%로 3분의 2 수준만 적용하도록 제안했으며 감축 이행 기간 역시 선진국 5년, 개도국 10년으로 구분해 설정하고 있다.
이 초안은 특히 개도국에는 `전략품목(SP·Strategic Product)’이라는 개념을 인정, 세율을 평균 10%만 감축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국내보조금도 5년간 60%를 줄이는 대신 10년간 40%만 감축하도록 부담을 줄였다.
이처럼 하빈슨의 초안은 관세나 보조금 감축 부문에서 개도국과 선진국의 차이가 매우 크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개도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모든 협상력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이해서는 우리가 농업 부문에서만은 개도국 수준임을 적극 로비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의 규모로 보아 농업 부문도 개도국이 아니라는 주장이 세계적으로 강하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케언즈그룹이나 미국, 일본, EU 등과의 막후교섭도 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이 개도국 지위를 지키지 못할 경우 농업소득이 3조원 이상 줄어들고, 국내보조금은 2004년 1조4900억원에서 2010년에는 5960억원으로 대폭 줄어 쌀수매제도는 물론 소득보전직불제 운영에도 큰 차질이 생길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정부가 농정의 방향과 철학을 먼저 설정해놓은 다음에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농민들도 개방화시대를 대비하여 스스로 영농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농민들은 앞으로의 농정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협상 이전에 농업의 중요성과 공익적 기능을 중시하는 선진국형 농정을 펼칠 것인지, 아니면 소수의 경쟁력 있는 농민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시장 중심의 농정을 펼 것인지에 대한 농정의 철학과 방향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농민들도 미래를 낙관하고 농업을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 힘든 농업을 이쯤에서 포기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정부가 만약 농정 방향을 시장 중심의 경쟁력 제고로 잡을 경우 한국농업과 농촌은 해체 위기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