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 김은성 전 국가정보원 2차장
김 전 차장은 가석방 직후 미국으로 출국했으나 권 전 고문측과 재판부는 증인 채택시까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장은 진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권 전 고문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진씨와 함께 권 전 고문의 집을 방문해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권 전 고문측이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김 전 차장을 비롯한 핵심 증인들을 2∼3일 간격으로 소환해 피고인의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만큼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증인 적격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재판부에 의해 항소심 증인으로 다시 채택된 상태다.
이에 대해 권 전 고문의 변호인 이석형 변호사는 “검찰이 김 전 차장 등을 자주 소환한 것은 기존 진술을 뒤집어 권 전 고문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기 위해서였다고 볼 수 있다”며 “권 전 고문의 무죄가 밝혀지기 위해서는 김 전 차장 등의 증언이 탄핵돼야 하는 만큼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공판 출석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전 차장이 1심 재판 당시 일관되게 권 전 고문의 금품수수를 주장한 데다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더라도 재판부가 강제로 신병을 확보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김 전 차장의 증인 출석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변호사는 김 전 차장의 공판 출석 여부와 관계없이 권 전 고문에 대한 청탁 혐의를 부인했던 진승현씨와 1심 당시 김 전 차장과 진술이 엇갈렸던 국가정보원 사무관 문모씨 등을 다시 증인으로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죄 판결 이후 당뇨병 심장병 등 지병이 악화됐던 권 전 고문은 지난해 말 보석으로 석방된 후 건강을 많이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변호사는 최근 권 전 고문이 가벼운 운동으로 건강을 관리하며 유명 정치인들의 저서를 읽는 등 안정을 되찾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