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진작가 헬라 해미드가 찍은 유방암 절제수술을 받은 작가 디나 메츠거의 상반신 사진.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켈리 교수팀의 연구 결과 실제 이들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17%에 불과했으며, 유방암 결정 유전자인 BRCA1, BRCA2 유전자를 가진 여성이라 할지라도 유방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59%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자르지 않아도 될 유방을 절제한 여성이 절반을 훨씬 넘는다는 결론이다.
켈리 박사는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많은 여성들이 유방암에 걸릴 것이라는 지나친 걱정 탓에 예방 차원에서 유방 절제 수술을 받고 있다”며 “여성들이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의아해했다.
유방전문 클리닉으로, 원스톱 유방암 검진 시스템을 도입한 청담서울여성외과 권오중 박사(유방외과 전문의)는 “유방 절제 수술은 유방암 환자 중 보존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시행되고 있으며 발병 가능성만으로 수술을 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유방암 환자 중 20% 정도는 보존술이 가능하고 자국이 덜 남기 때문에 환자나 의사 모두 이 수술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유방암은 조기에만 발견하면 절제하지 않고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국내에는 이미 한 시간 안에 유방암 조직검사까지 해주는 병·의원도 생겼다. 검사받는 게 귀찮아 병을 키우고, 소중한 유방을 잘라내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