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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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명 여성의원 위해 ‘5억짜리 사우나’ 만든다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2-11-01 0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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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명 여성의원 위해 ‘5억짜리 사우나’ 만든다

    국회의원회관 지하 2층에 있는 남성 의원용 건강관리실.

    국회에 여성 국회의원 전용 사우나가 들어선다. 현재 국회엔 남성 의원용 사우나만 운영되고 있어 남녀 간 ‘형평성’을 위해서라고 한다.

    10월23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여성 의원용 건강관리실 신축 사업비 5억1200만원을 2003년 국회 예산에 반영하기로 의결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기획예산처는 건강관리실 신축비를 정부예산으로 지원해야 한다.

    국회의원회관 지하 2층에 있는 남성 의원용 건강관리실은 헬스장, 탈의실, 사우나 시설을 갖춘 공동목욕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원들에게 월 1만원에 개방되고 있으니, 사실상 공짜다. 여성 의원 전용 건강관리실도 이와 비슷한 규모로 설치, 운영될 예정이다. 운영위원회 소속 한 남성 의원은 “국회 여성위원회 소속 여성 의원들이 지난해부터 남녀평등 취지로 줄곧 요구해왔었다”며 예산 반영 배경을 설명했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회기중인 요즘도 매일 50여명의 남성 의원들이 국회 사우나를 이용하고 있다. 수시로 찾는 단골의원도 많다. 이 때문에 국회 주변에선 ‘사우나 정치’라는 말이 회자된다. 지난해 12월 여야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던 가운데 국회 사우나에서 우연히 만난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과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묵은 감정은 털자”면서 ‘양당 대변인단 합동 망년회’를 갖기로 합의한 적도 있다.

    그러나 국회 내 사우나 시설 추가 설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남녀평등 취지엔 공감하지만, 소수 이용자를 위해 5억원의 국가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점이 쟁점이 되고 있다. 국회 내에 의원 전용 고급 사우나를 추가 설치하는 것은 ‘검소하고 성실한 국회의원상’을 기대하는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은 지난해 8월 “유지하는 데도 국비가 많이 들어가므로 남성 의원용 사우나도 없애라”는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앞으로 ‘사우나 이용 자격’을 갖게 되는 여성 의원은 재적의원 273명 중 임진출, 손희정, 김정숙, 이연숙, 전재희, 조배숙, 김경천, 이미경, 박근혜, 강숙자, 허운나, 최영희, 추미애, 김영선, 김방림, 김화중 의원 등 16명이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1인당 무려 3200만원의 비용이 든다. 호텔 사우나 이용료를 1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1인당 3200번을 이용해야 본전을 겨우 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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