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여기가 어디야?”
벤처회사에 근무하는 김홍식 과장(35)은 며칠 전 외근길에 지하철에서 졸다가 내려야 할 역을 놓치고 말았다. 되돌아가느라 약속시간에 늦은 것은 물론 서둘러 내리느라 중요한 서류도 잃어버렸다.
김과장의 졸음 증세는 수개월이나 지속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회의를 하다가도 깜빡 졸기 일쑤고 점심시간에 의자에 기대 낮잠을 자다 부장의 눈총을 받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얼마 전 퇴사한 동료의 업무까지 떠맡는 바람에 야근은 기본이고 휴일까지 반납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수면부족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과중한 업무, 잦은 야근, 수면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직장인들의 피로는 심각한 상황이다. 피로는 뇌의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뱃속에 있는 부신 등으로 이뤄진 에너지 감지 시스템이 인체 내 에너지의 저장량과 소모량을 측정, 이제 쉬어야 한다고 보내는 휴식 요청 신호. 이러한 때에 쉬지 못하고 무리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신체 면역성이 떨어지고 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화되어 여러 가지 질환에 걸릴 수 있다. 특히 김과장의 경우처럼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고 수개월 이상 지속될 때는 건강상의 문제는 없는지 의심해봐야 한다.
의학적으로 피로는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의 지속성 피로와 6개월 이상 계속될 경우의 만성피로로 분류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계속되는 피로감과 무기력증을 단순한 일과성 피로로 여기고 소홀히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만성피로의 30% 정도는 각종 만성질환의 신호이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즉 간염, 결핵, 당뇨병, 갑상선질환, 폐질환, 빈혈, 암, 심장병, 류머티스 등 각종 질환의 징후가 바로 극심한 피로감이다. 수개월째 피로에 쩔어 지내던 김과장은 결국 B형간염이라는 판명을 받았고, 간 수치가 500U/L로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여성들 생리통·원형탈모증 등 우려
가정의학과 전문의 신용경 교수(가천의대 길병원)는 “만성피로는 매우 복합적이기 때문에 단번에 완치시킬 수 있는 특효약이 없다. 따라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여기에 충분한 수면, 가벼운 운동, 규칙적인 식사 등 피로 회복을 위한 개인적인 노력도 필수. 특히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피로회복제나 카페인이 함유된 드링크를 복용하는 것은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약효가 떨어지면 더 피곤해지고, 자주 복용하면 습관성이 되어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심한 스트레스, 불안감, 우울증 등 심리적인 요인도 만성피로의 원인 중 30~40%를 차지한다. IT업체 프로그래머 정대리(33)는 진행중인 프로젝트에서 계속 에러가 발생해 1주일째 컴퓨터와 씨름하고 있다. 정대리는 육체적 피로도 문제지만 마감날짜까지 버그를 잡아내야 한다는 정신적 불안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더욱 고달프다. 게다가 매일 아침 듣는 상사의 잔소리는 울컥 눈물까지 쏟게 만든다. 과중한 업무와 상사와의 마찰 등 직장 내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직장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으뜸 공신(?)이다. 이 스트레스 역시 만성피로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데, 스트레스에 의한 피로는 갑자기 나타나기보다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따라서 특별한 원인도 없이 늘 피곤하고 의욕이 없다면 본인의 스트레스 지수를 체크해봐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만성피로 이외에도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우울증, 불면증 등의 정신질환과 성욕 감퇴,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 장애가 바로 그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질병.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불순, 생리과다, 생리통 등의 증상이나 원형탈모증, 심한 피부 트러블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피부과 전문의 이인준 박사(노바피부과 원장)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원형의 탈모가 갑자기 발생하는데 두피 이외에 눈썹, 음모 등에도 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온몸에 탈모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스트레스를 없애면 자연적으로 치유되기도 하지만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육체피로와 스트레스 이외에 ‘야근맨’의 건강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복병이 바로 야식이다. 마케팅회사에 근무하는 박과장(32)은 야근을 자주하다 보니 족발부터 피자까지 안 먹어본 야식이 없을 정도. 게다가 늦은 퇴근 때문에 그동안 짬을 내 해오던 운동까지 포기해 뱃살이 급작스레 늘어났다. 정상체중임에도 배만 볼록 나온 이른바 ‘이티(E.T.)체형’이 되어버린 것이다.
남성형 복부비만은 내장에 지방이 축적돼 생기는 것으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협심증, 심근경색 등을 유발한다. 우리나라 30~40대 남성 사망률이 세계 최고인 것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정신적,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해 생기는 피로 누적에 기인한다. 특히 빈번한 야근은 육체적 피로와 스트레스, 흡연량, 뱃살, 각종 성인병을 증가시키는 등 직장인의 건강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 세계 최고라는 40대 돌연사율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과중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니 자율신경 실조로 생체기능이 갑자기 정지하고 그로 인해 곧바로 사망하는 것이다. 하지만 적당한 휴식과 정기적인 신체검사, 그리고 긴장을 이완시킬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찾는다면 과로사는 충분히 피할 수 있다. 또 하루 세 끼 규칙적인 식사와 적절한 운동은 필수. 매일 충분한 수면(6~8시간)을 취하고 표준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과한 간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피하도록 한다. 금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과중한 업무 속에서 늘 쫓기듯 살고 있지만 건강과 가족을 생각한다면 단 하루만이라도 일을 잊고 떠나보자.
벤처회사에 근무하는 김홍식 과장(35)은 며칠 전 외근길에 지하철에서 졸다가 내려야 할 역을 놓치고 말았다. 되돌아가느라 약속시간에 늦은 것은 물론 서둘러 내리느라 중요한 서류도 잃어버렸다.
김과장의 졸음 증세는 수개월이나 지속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회의를 하다가도 깜빡 졸기 일쑤고 점심시간에 의자에 기대 낮잠을 자다 부장의 눈총을 받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얼마 전 퇴사한 동료의 업무까지 떠맡는 바람에 야근은 기본이고 휴일까지 반납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수면부족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과중한 업무, 잦은 야근, 수면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직장인들의 피로는 심각한 상황이다. 피로는 뇌의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뱃속에 있는 부신 등으로 이뤄진 에너지 감지 시스템이 인체 내 에너지의 저장량과 소모량을 측정, 이제 쉬어야 한다고 보내는 휴식 요청 신호. 이러한 때에 쉬지 못하고 무리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신체 면역성이 떨어지고 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화되어 여러 가지 질환에 걸릴 수 있다. 특히 김과장의 경우처럼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고 수개월 이상 지속될 때는 건강상의 문제는 없는지 의심해봐야 한다.
의학적으로 피로는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의 지속성 피로와 6개월 이상 계속될 경우의 만성피로로 분류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계속되는 피로감과 무기력증을 단순한 일과성 피로로 여기고 소홀히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만성피로의 30% 정도는 각종 만성질환의 신호이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즉 간염, 결핵, 당뇨병, 갑상선질환, 폐질환, 빈혈, 암, 심장병, 류머티스 등 각종 질환의 징후가 바로 극심한 피로감이다. 수개월째 피로에 쩔어 지내던 김과장은 결국 B형간염이라는 판명을 받았고, 간 수치가 500U/L로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여성들 생리통·원형탈모증 등 우려
가정의학과 전문의 신용경 교수(가천의대 길병원)는 “만성피로는 매우 복합적이기 때문에 단번에 완치시킬 수 있는 특효약이 없다. 따라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여기에 충분한 수면, 가벼운 운동, 규칙적인 식사 등 피로 회복을 위한 개인적인 노력도 필수. 특히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피로회복제나 카페인이 함유된 드링크를 복용하는 것은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약효가 떨어지면 더 피곤해지고, 자주 복용하면 습관성이 되어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심한 스트레스, 불안감, 우울증 등 심리적인 요인도 만성피로의 원인 중 30~40%를 차지한다. IT업체 프로그래머 정대리(33)는 진행중인 프로젝트에서 계속 에러가 발생해 1주일째 컴퓨터와 씨름하고 있다. 정대리는 육체적 피로도 문제지만 마감날짜까지 버그를 잡아내야 한다는 정신적 불안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더욱 고달프다. 게다가 매일 아침 듣는 상사의 잔소리는 울컥 눈물까지 쏟게 만든다. 과중한 업무와 상사와의 마찰 등 직장 내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직장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으뜸 공신(?)이다. 이 스트레스 역시 만성피로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데, 스트레스에 의한 피로는 갑자기 나타나기보다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따라서 특별한 원인도 없이 늘 피곤하고 의욕이 없다면 본인의 스트레스 지수를 체크해봐야 한다.
야근은 직장인 건강의 최대의 적. 특히 야근 때 먹는 야식은 비만과 성인병으로 가는 첩경이다.
육체피로와 스트레스 이외에 ‘야근맨’의 건강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복병이 바로 야식이다. 마케팅회사에 근무하는 박과장(32)은 야근을 자주하다 보니 족발부터 피자까지 안 먹어본 야식이 없을 정도. 게다가 늦은 퇴근 때문에 그동안 짬을 내 해오던 운동까지 포기해 뱃살이 급작스레 늘어났다. 정상체중임에도 배만 볼록 나온 이른바 ‘이티(E.T.)체형’이 되어버린 것이다.
남성형 복부비만은 내장에 지방이 축적돼 생기는 것으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협심증, 심근경색 등을 유발한다. 우리나라 30~40대 남성 사망률이 세계 최고인 것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정신적,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해 생기는 피로 누적에 기인한다. 특히 빈번한 야근은 육체적 피로와 스트레스, 흡연량, 뱃살, 각종 성인병을 증가시키는 등 직장인의 건강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 세계 최고라는 40대 돌연사율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과중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니 자율신경 실조로 생체기능이 갑자기 정지하고 그로 인해 곧바로 사망하는 것이다. 하지만 적당한 휴식과 정기적인 신체검사, 그리고 긴장을 이완시킬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찾는다면 과로사는 충분히 피할 수 있다. 또 하루 세 끼 규칙적인 식사와 적절한 운동은 필수. 매일 충분한 수면(6~8시간)을 취하고 표준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과한 간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피하도록 한다. 금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과중한 업무 속에서 늘 쫓기듯 살고 있지만 건강과 가족을 생각한다면 단 하루만이라도 일을 잊고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