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자용으로 적합한 것이 ‘갈라 공연’이다. 스타들의 기량을 음미하고 세계 무대에서 널리 공연되는 레퍼토리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월27, 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2002 세계 발레스타 초청 대공연’이 펼쳐진다.
2000년에 이은 두 번째 갈라 공연이지만 레퍼토리로만 보면 훨씬 평이해졌다. ‘지젤’ ‘돈키호테’ ‘에스메랄다’ ‘백조의 호수’ 등 대중적인 발레 작품 가운데 파드되(2인무)만 골라 공연한다. 출연진은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파리 오페라 발레단, 볼쇼이 발레단, 키로프 발레단, 샌프란시스코 발레 등 세계 정상급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은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팔로마 헤레라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으로 15세에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에 입단해, 19세에 수석 무용수로 발탁되는 등 스타 중의 스타로 성장했다. 94년 ‘뉴욕타임스’는 “앞으로 30년간 문화계를 이끌어갈 30인의 예술가’로 팔로마를 지목했고, 99년 ‘댄스 매거진’ 독자들이 뽑은 ‘21세기 최고의 무용수 10인’에 드는 등 기량 면에서도 절정에 오른 상태다. 이번 공연에서 같은 발레단 소속의 마르셀로 고메스와 호흡을 맞춰 ‘에스메랄다’ 중 다이애나와 악타이온의 파드되, ‘해적’ 2막 중 파드되를 선보일 예정. 두 작품 모두 빠르고 테크닉 중심이어서 팔로마의 내면적 연기를 접할 기회가 없는 점이 아쉽지만 놓칠 수 없는 무대다.
키로프 발레단의 율리아 마할리나와 스타니슬라프 페코 조의 ‘세헤라자데’와 ‘레이몬다’ 파드되도 기대를 모은다. 율리아는 긴 팔다리의 타고난 신체적 조건과 완벽한 테크닉뿐만 아니라 여성 무용수에게 부족하기 쉬운 파워를 보유하고 있어 일찍이 키로프 최고의 프리마 발레리나로 자리잡았다.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의 유안유안 탠은 2년 전 세계 발레스타 초청 공연에서 귀여운 외모와 동양인 특유의 나긋나긋한 자태로 관객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던 중국 상하이 출신 무용수.
세계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한국팀은 김주원, 김용걸 조. 국립발레단의 김주원은 청순 가련형의 지젤부터 요염하고 야심만만한 스파르타쿠스의 예기나까지 무용뿐만 아니라 표정 연기도 완벽하다는 평이다. 2년 전 공연에서 세계적인 스타 이렉 무하메도프와 섹시한 춤으로 갈채를 받은 바 있어 이번 무대에서 어떤 ‘끼’를 표현할지 주목된다. 김용걸은 순수 국내파로 98년 파리 국제무용콩쿠르에서 김지영과 함께 듀엣 1위를 차지하고, 동양인 발레리노로는 최초로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입단하는 등 이원국에 이어 한국 남자 발레의 주역으로 꼽힌다.
서울예고 졸업 후 곧바로 모스크바로 발레 유학을 떠났던 배주윤은 현재 볼쇼이 발레단 솔리스트로 활약중이다. ‘파키타’ ‘신데렐라’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미녀’ ‘백조의 호수’ 등 어떤 역도 무난히 소화해내 다양한 무대에 설 기회를 얻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볼쇼이의 이바노프 콘스탄틴과 ‘그랑 파 클라식’ 중 파드되, ‘모차르트’ 중 파드되를 춘다. ‘2002 세계 발레스타 초청 대공연’은 7월27, 28일 오후 7시 이틀 공연(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으로 출연진은 같으나 프로그램이 다르다. 문의 02-2020-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