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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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성공기’ 속편은 ‘마라톤 완주기’

  •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입력2004-09-22 14: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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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병 성공기’ 속편은 ‘마라톤 완주기’
    서울시 영등포구 구로동에 사는 이주명씨(30)의 지난 2년은 한 편의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임신 6개월의 아내를 둔 그에게 내려진 폐암 말기라는 사형선고, 의사들도 믿지 못한 기적적인 치료, 눈물을 머금고 계속된 달리기, 그리고 마라톤 하프코스 완주….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삶에 대한 애착과 함께 갑자기 무작정 뛰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대기업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그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불행이 닥쳐온 것은 지난 2000년 6월. 어느 날 갑자기 숨쉬기조차 어려워 병원을 찾은 그는 의사로부터 폐암 말기라는 진단과 함께 “앞으로 3개월 가량 남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저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홀로 남게 될 아내와 태어나자마자 유복자가 될 아이가 걱정이었지요.” 의사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씨를 수술대에 올렸지만 종양 제거에는 실패했다. 전신으로 퍼진 암세포는 이미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번져 있었다.

    기적은 다음해 봄에 찾아왔다. 항암 치료 6개월 만에 거짓말처럼 암세포가 모두 사라진 것. 의사들조차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씨는 2001년 3월 회사에 복직한 뒤부터 달리기에 몰두했다. “암의 완치 여부는 5년쯤 지나봐야 안다”며 의사들이 심폐 운동에 도움이 되는 가볍게 뛰기를 권했기 때문. 한강 둔치, 헬스클럽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날마다 5km씩 달렸다. 그의 모습에 감동한 직장 동료들이 달리기에 동참하면서 회사 내에 작은 마라톤 동호회도 구성됐다.



    1년을 매일같이 달린 그는 지난 4월21일 서울에서 열린 ‘이봉주 보스턴 제패 기념 마라톤대회’ 전 코스를 완주하는 또 하나의 기적을 일구어냈다. 비록 하프코스(21km)였지만 폐암 말기 환자였던 그에게는 눈물겨운 도전이었다.

    그는 오늘도 마라톤 풀코스(42.195km)에 도전하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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