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성연면 일남리 2구 전모씨(여·64)의 집은 대문에 커다란 자물쇠가 채워졌다. 이 집에 혼자 살던 전씨가 11월3일 마을에서 100m쯤 떨어진 국도에서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기 때문. 지난 99년 11월 남편 이모씨(당시 69세)가 이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지 꼭 2년 만의 일이었다. 사고지점도 남편이 사망한 지점에서 채 5m를 벗어나지 않은 비슷한 위치였다. 이씨와 전씨 부부는 둘 다 도로 건너편에 있는 밭에서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 이런 참변을 당했다. 교통사고로 풍비박산난 이 집은 마을 주민들의 왕래가 끊기면서 폐가가 됐다.
전씨가 사망한 날은 하필 이웃 주민 이모씨(여·64)가 같은 도로에서 차에 치여 변을 당한 지난 9월17일로부터 꼭 49일째 되던 날. 이씨의 49재를 모시던 마을 주민들은 제사중 전씨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그녀의 상가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다음은 내 차례인가….” 마을 노인들은 이런 비명횡사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마을 이장 윤경상씨(54)는 “올 들어 마을(일남리 2구) 앞 국도에서 외지인을 포함해 모두 4명이 죽었는데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당국의 빠른 조치가 없다면 경운기와 트랙터로 국도를 폐쇄해 버리겠다”며 흥분한다.
마을 주민들이 이토록 흥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마을 앞 국도에서의 사망사건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 마을 앞 국도 29호선(서산~고산리)이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포장된 지난 97년 이후 이곳에서 차에 치여 유명을 달리한 주민만 모두 12명. 일남리 2구의 실거주자가 107명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5년간 주민의 10%가 이 도로에서 목숨을 잃은 셈이다. 일남리 2구뿐 아니라 일남리 1구와 고남리, 오사리 등 서산시 성연면 관내 6개 마을에 접한 29번 국도 약 5km상에서 같은 기간 모두 60여명(외지인 포함)이 변을 당했다. 그 밖에도 924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마을 주민들은 한결같이 국도의 ‘잘못된 설계’를 주범으로 지목한다. 서산경찰서 성연파출소 장상오 소장(경사)은 “4차선 도로로 확·포장할 당시 주민의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지면 성토작업이 전혀 없었던 데다 마을과 전답을 연결하는 지하통로를 개설하지 않은 것이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즉 고속도로처럼 4차선으로 뻥 뚫린 국도 위를 주민들이 건너갈 수 있도록 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서산시와 성연면 경계지역인 일남리 1구의 오르막길을 넘어 일남리 2구의 내리막길을 달리는 차량들의 평균 시속은 120km(경찰 추정). 차량들이 이처럼 과속을 일삼는 상황에서 무거운 농기구를 들고 다니는 주민에겐 횡단보도가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는 것. 횡단보도까지 걸어가기도 힘들지만 횡단보도를 이용해도 사고를 피할 수 없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도로 서쪽에 마을이, 동쪽에 전답이 양분돼 있는 도로 여건상, 주민들은 농사일을 나가는 새벽과 마치고 돌아오는 저녁 무렵 등 2회 이상은 반드시 이 도로를 건너야 하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일남리 2구를 비롯한 29번 국도에서의 주민 사망사건은 대부분 새벽과 해거름 무렵에 집중되어 있다. 피해자도 60, 70대 노인이 전부.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극도로 어려운 시간에 젊은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반사신경이 무딘 노인들이 이 도로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이 도로의 시공, 보수를 책임지고 있는 예산국도유지건설사무소의 이영우 보수계장은 “설계 당시에는 주민들의 요구가 없어 성토하거나 지하통로를 확보하지 않았다. 이제 사정을 파악했으므로 연말까지 예산을 확보해 중앙분리대 설치작업을 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지하통로는 내년 초에 공사를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씨가 사망한 날은 하필 이웃 주민 이모씨(여·64)가 같은 도로에서 차에 치여 변을 당한 지난 9월17일로부터 꼭 49일째 되던 날. 이씨의 49재를 모시던 마을 주민들은 제사중 전씨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그녀의 상가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다음은 내 차례인가….” 마을 노인들은 이런 비명횡사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마을 이장 윤경상씨(54)는 “올 들어 마을(일남리 2구) 앞 국도에서 외지인을 포함해 모두 4명이 죽었는데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당국의 빠른 조치가 없다면 경운기와 트랙터로 국도를 폐쇄해 버리겠다”며 흥분한다.
마을 주민들이 이토록 흥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마을 앞 국도에서의 사망사건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 마을 앞 국도 29호선(서산~고산리)이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포장된 지난 97년 이후 이곳에서 차에 치여 유명을 달리한 주민만 모두 12명. 일남리 2구의 실거주자가 107명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5년간 주민의 10%가 이 도로에서 목숨을 잃은 셈이다. 일남리 2구뿐 아니라 일남리 1구와 고남리, 오사리 등 서산시 성연면 관내 6개 마을에 접한 29번 국도 약 5km상에서 같은 기간 모두 60여명(외지인 포함)이 변을 당했다. 그 밖에도 924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마을 주민들은 한결같이 국도의 ‘잘못된 설계’를 주범으로 지목한다. 서산경찰서 성연파출소 장상오 소장(경사)은 “4차선 도로로 확·포장할 당시 주민의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지면 성토작업이 전혀 없었던 데다 마을과 전답을 연결하는 지하통로를 개설하지 않은 것이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즉 고속도로처럼 4차선으로 뻥 뚫린 국도 위를 주민들이 건너갈 수 있도록 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서산시와 성연면 경계지역인 일남리 1구의 오르막길을 넘어 일남리 2구의 내리막길을 달리는 차량들의 평균 시속은 120km(경찰 추정). 차량들이 이처럼 과속을 일삼는 상황에서 무거운 농기구를 들고 다니는 주민에겐 횡단보도가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는 것. 횡단보도까지 걸어가기도 힘들지만 횡단보도를 이용해도 사고를 피할 수 없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도로 서쪽에 마을이, 동쪽에 전답이 양분돼 있는 도로 여건상, 주민들은 농사일을 나가는 새벽과 마치고 돌아오는 저녁 무렵 등 2회 이상은 반드시 이 도로를 건너야 하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일남리 2구를 비롯한 29번 국도에서의 주민 사망사건은 대부분 새벽과 해거름 무렵에 집중되어 있다. 피해자도 60, 70대 노인이 전부.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극도로 어려운 시간에 젊은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반사신경이 무딘 노인들이 이 도로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이 도로의 시공, 보수를 책임지고 있는 예산국도유지건설사무소의 이영우 보수계장은 “설계 당시에는 주민들의 요구가 없어 성토하거나 지하통로를 확보하지 않았다. 이제 사정을 파악했으므로 연말까지 예산을 확보해 중앙분리대 설치작업을 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지하통로는 내년 초에 공사를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