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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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 꽝 골퍼에 일침 ‘떠리원통신’ 주인공

  •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입력2004-11-18 1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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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너 꽝 골퍼에 일침 ‘떠리원통신’ 주인공
    “언니야~, 나 뭘로 칠까?” “언니, 여기선 어디로 쳐야 돼?” “언니, 여기 몇 야드야?” “언니, 여긴 어디가 높아?” “언니~ 이리로 빨리 와봐. 빨리!”

    상대가 나이가 많든 적든 필드에서만큼은 항상 ‘언니’로 통하는 골프장 경기보조원 엄희영씨(24). 필명 ‘떠리원’.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이름에서 별 생각 없이 따온 필명이었는데 이제 골퍼 치고 ‘떠리원’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는 99년 4월 레이크사이드CC에서 골프 도우미(캐디)로 일하면서 PC통신 골프동호회에 칼럼을 썼다. 스윙 폼이 어쩌고 하는 레슨 칼럼이 아니라, 캐디의 눈에 포착된 필드의 천태만상을 있는 그대로 전했다. 특히 캐디를 단순히 백이나 끌어주는 심부름꾼 혹은 공이 잘 안 맞을 때 화풀이 대상으로 생각하는 무례한 골퍼들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떠리원통신’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글을 읽고 나서 라운딩할 때마다 ‘내가 만나는 캐디는 모두 떠리원이다’는 생각으로 운동한다”는 골퍼들이 늘기 시작했다. 그는 아예 인기 칼럼들을 모아 ‘몰래 본 18홀’(한국경제신문)을 펴냈다.

    “학비를 벌려고 아르바이트 삼아 시작한 일이 3년 넘어버렸네요. 하지만 하면 할수록 이 직업이 전문직이라는 자부심이 생겨요. 특히 필드에 익숙지 않은 초보골퍼들에게 조언하고 ‘굿 샷’이 나와 즐거워하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껴요.”

    자칭 “입으로만 프로골퍼”라는 엄희영씨는 캐디에 대해 “골퍼의 편에 서서 골퍼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진정한 아군”이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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