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사용하는 이메일(e-Mail)이란 단어에서 ‘e’는 전자(electron)의 첫 글자다. 전자는 1897년 영국 캐번디시 연구소의 조지프 존 톰슨이 발견했다. 하지만 톰슨은 웬일인지 전자라는 개념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전자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을 때조차도 전자라는 말 대신 ‘미립자’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런데 발견자인 톰슨의 기호와는 반대로 100년이 흐른 지금 전자를 뜻하는 ‘e’로 시작되는 e-Mail, e-Knowledge, e-Bank, e-Publishing, e-Education, eBiz, eIndustry 등의 단어들이 우리의 일상에 자리잡고 있다. 또 최근 들어서는 e-Science(혹은 e-R&D)라는 용어가 주목받고 있다.
e-과학이란 컴퓨터라는 가상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를 말한다. 이제는 많은 연구가 실험실이 아닌 컴퓨터상에서 이루어진다. 생물학, 기후 예측, 자동차 설계, 신약 설계 등 모든 연구 분야에서 컴퓨터는 필수 장비다. 그런데 e-과학은 속도경쟁이다. 즉 각종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처리하고 분석해 주느냐에 승패가 달렸다. 당연히 고속의 슈퍼컴퓨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 6월, 매년 미국과 독일이 공동 발표하는 전 세계 슈퍼컴의 순위가 발표되었는데 우리나라에는 100위 안에 든 컴퓨터가 한 대도 없었다. 그나마 가장 빠른 컴퓨터가 올해 도입한 기상청과 서울대 컴퓨터인데 전 세계 순위는 113위와 145위에 그쳤다.
주요 국가별 슈퍼컴퓨터의 보유 대수와 연산 성능 합계를 보면 미국이 총 연산 성능의 50%를 차지했다. 일본도 10% 이상이다. 우리나라는 고작 0.6%. 미국의 92분의 1, 일본의 23분의 1에 불과하다. 유럽연합은 미국, 일본에서 슈퍼컴퓨터를 전량 수입하면서도 전체 연산 성능의 21.7%에 해당하는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미래 과학기술의 발전에 슈퍼컴퓨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컴퓨터가 있다고 해서 국가경제나 과학 수준이 자동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자교육(e-Education), 전자과학(e-Science), 전자산업(e-Industry), 전자상거래(e-Business)의 기반은 신정보통신이다. 즉 얼마나 성능이 좋은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느냐는 산업사회에서 고속도로나 철도망을 갖추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데이비드 세인즈버리 영국 과학기술부 장관은 “신정보통신이 21세기 사회간접자본”이라고 했다. 물론 선진국일수록 e-R&D를 위한 슈퍼컴퓨터와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
우리의 IT 환경이 이처럼 낙후된 것은 IMF 관리체제 이후 적절한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책 입안자들의 인식 부족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은 이미 1991년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주도로 ‘고성능컴퓨팅법’을 제정했다. 유럽도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이 있고, 일본의 경우 ‘IT기본법’이 제정되어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이런 움직임이 없다.
영국은 2001년부터 3년간 1억1800만 파운드(약 2220억원)의 예산을 e-과학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이 과감한 투자의 이면에는 월드와이드웹(www)이 순식간에 퍼진 것처럼, 첨단 e-R&D 인프라의 구축이 선진기술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 e-과학 인프라는 이제 국가경쟁력에 필수적인 요소가 된 것이다.
한국은 전국 구석구석까지 고속 전용선이 깔려 있는 훌륭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자랑한다. 인터넷의 이용자 수, PC 보급률, 휴대폰 보급 등에서 세계 최우수 국가에 속한다. 하지만 정보의 고속도로를 설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구축된 네트워크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의 문제다. 단지 인터넷 게임을 하거나 바둑을 두고 음악 파일을 다운받는 데 이용하기에는 그 투자비가 너무 아깝지 않은가.
그런데 발견자인 톰슨의 기호와는 반대로 100년이 흐른 지금 전자를 뜻하는 ‘e’로 시작되는 e-Mail, e-Knowledge, e-Bank, e-Publishing, e-Education, eBiz, eIndustry 등의 단어들이 우리의 일상에 자리잡고 있다. 또 최근 들어서는 e-Science(혹은 e-R&D)라는 용어가 주목받고 있다.
e-과학이란 컴퓨터라는 가상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를 말한다. 이제는 많은 연구가 실험실이 아닌 컴퓨터상에서 이루어진다. 생물학, 기후 예측, 자동차 설계, 신약 설계 등 모든 연구 분야에서 컴퓨터는 필수 장비다. 그런데 e-과학은 속도경쟁이다. 즉 각종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처리하고 분석해 주느냐에 승패가 달렸다. 당연히 고속의 슈퍼컴퓨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 6월, 매년 미국과 독일이 공동 발표하는 전 세계 슈퍼컴의 순위가 발표되었는데 우리나라에는 100위 안에 든 컴퓨터가 한 대도 없었다. 그나마 가장 빠른 컴퓨터가 올해 도입한 기상청과 서울대 컴퓨터인데 전 세계 순위는 113위와 145위에 그쳤다.
주요 국가별 슈퍼컴퓨터의 보유 대수와 연산 성능 합계를 보면 미국이 총 연산 성능의 50%를 차지했다. 일본도 10% 이상이다. 우리나라는 고작 0.6%. 미국의 92분의 1, 일본의 23분의 1에 불과하다. 유럽연합은 미국, 일본에서 슈퍼컴퓨터를 전량 수입하면서도 전체 연산 성능의 21.7%에 해당하는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미래 과학기술의 발전에 슈퍼컴퓨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컴퓨터가 있다고 해서 국가경제나 과학 수준이 자동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자교육(e-Education), 전자과학(e-Science), 전자산업(e-Industry), 전자상거래(e-Business)의 기반은 신정보통신이다. 즉 얼마나 성능이 좋은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느냐는 산업사회에서 고속도로나 철도망을 갖추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데이비드 세인즈버리 영국 과학기술부 장관은 “신정보통신이 21세기 사회간접자본”이라고 했다. 물론 선진국일수록 e-R&D를 위한 슈퍼컴퓨터와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
우리의 IT 환경이 이처럼 낙후된 것은 IMF 관리체제 이후 적절한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책 입안자들의 인식 부족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은 이미 1991년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주도로 ‘고성능컴퓨팅법’을 제정했다. 유럽도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이 있고, 일본의 경우 ‘IT기본법’이 제정되어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이런 움직임이 없다.
영국은 2001년부터 3년간 1억1800만 파운드(약 2220억원)의 예산을 e-과학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이 과감한 투자의 이면에는 월드와이드웹(www)이 순식간에 퍼진 것처럼, 첨단 e-R&D 인프라의 구축이 선진기술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 e-과학 인프라는 이제 국가경쟁력에 필수적인 요소가 된 것이다.
한국은 전국 구석구석까지 고속 전용선이 깔려 있는 훌륭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자랑한다. 인터넷의 이용자 수, PC 보급률, 휴대폰 보급 등에서 세계 최우수 국가에 속한다. 하지만 정보의 고속도로를 설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구축된 네트워크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의 문제다. 단지 인터넷 게임을 하거나 바둑을 두고 음악 파일을 다운받는 데 이용하기에는 그 투자비가 너무 아깝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