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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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윈도XP’ 또 한번의 ‘환골탈태’

‘독점’ 논란 속 MS사 10월 출시… 넷 세상 구축 획기적 전기

  • < 김주현/ 경향신문 정보과학부 기자 > amicus@kyunghyang.com

    입력2005-01-07 1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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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능 ‘윈도XP’ 또 한번의 ‘환골탈태’
    윈도XP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신화를 재연할 수 있을까. 창사 26주년인 MS는 올해 오피스XP에 이어 윈도XP와 게임기 X박스를 선보일 예정으로 ‘닷넷’(.NET) 전략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시기를 맞았다. 닷넷은 언제, 어디서나 모든 기기를 이용해 인터넷과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필자는 지난 6월18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더블트리 호텔에서 열린 윈도XP 시연회에 참석했다. 무려 10억 달러를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붓겠다는 거대한 윈도XP 계획의 신호탄이었다. 이 자리에서 MS는 윈도XP가 도스에서 윈도로 넘어간 변화와 버금가는 혁명적인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 장담했다. 오는 10월25일로 출시를 앞두고 윈도XP의 특징, 새로운 기능과 전망을 살펴본다.

    윈도XP란?

    XP는 ‘experience’의 약자로 사용자의 경험을 강조한 운영체계다. 이전 버전인 윈도Me와 달리 윈도2000 커널을 기반으로 제작해 윈도9X 시리즈는 막을 내린 셈이다. 윈도XP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외적인 변화는 ‘윈도’를 떠올리게 한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 버렸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는 점이다. 완전한 32비트로 제작해 안정성이 뛰어나며 윈도9X에서 자주 나타나던 ‘공포의 파란 화면’을 보기 힘들다. MS측은 부팅 시간이 윈도Me의 3분의 1, 윈도2000의 2분의 1로 빨라진다고 밝혔다. 출시 가격은 확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윈도Me와 비슷한 가격대(한글판의 경우 약 5만 원)로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 환경



    이전 버전보다 훨씬 많은 시스템 자원을 필요로 한다. 원론적으로 CPU 300MHz, 무려 128MB의 메모리와 2GB의 하드디스크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실제로 필자가 직접 설치한 결과 팬티엄III 500MHz와 128MB에서도 만족스럽게 돌아가지 않고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따라서 올해 출시한 펜티엄III 800MHz 이상의 기종에서는 윈도XP를 제대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루나인터페이스:윈도XP는 내컴퓨터, 네트워크환경 등 아이콘을 모두 시작 메뉴에 넣어 바탕화면을 단순화했다. 정기적으로 바탕화면의 아이콘 중에서 쓰지 않는 아이콘을 찾아내 없애는 기능도 제공한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설치한 직후에는 다른 색으로 표시해 그 프로그램이 어떤 하위 메뉴에 있는지 알려준다. 자주 쓰는 프로그램을 몇 가지 기록하기 때문에 일일이 시작버튼을 눌러 찾을 필요 없이 바로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 작업표시줄에 잠금기능을 설정해 실수로 크기나 위치가 변하는 것을 막아준다.

    인터넷익스플로러6.0과 윈도 미디어플레이어8.0:IE 6.0은 인스턴트 메신저를 내장했고 별도의 미디어 플레이어를 실행하지 않고도 미디어를 볼 수 있게 해주고, 인터넷에 존재하는 그림을 조절할 수 있는 ‘툴바’를 제공한다. 윈도 미디어플레이어8.0은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재생과 별도의 프로그램 없이 음악·동영상 CD 등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윈도메신저:이전에 별도로 설치해야 했던 MSN메신저가 이름을 바꿔 윈도XP에서 제공한다. 윈도메신저는 메신저, 인터넷폰, 넷미팅, 터미널 기능을 하나로 묶었다. 화상채팅 등 다자간 회의가 가능하고 개인휴대단말기(PDA), 멀리 떨어져 있는 PC를 원격 조정할 수도 있어 재택근무에 획기적이다. 개별 PC에 설치한 각종 데이터를 여러 사람이 공동 이용·관리할 수도 있다. MSN 익스플로러:인터넷폰 기능을 직접 지원한다. 또한 지금까지 따로 제공한 인터넷 검색, e메일관리, 인터넷 인스턴트 메시징 기능을 한 프로그램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리모트서포트:PC를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길 경우 즉석에서 도움 받을 수 있다. 이 메뉴를 이용하면 PC 수리 전문가에게 PC사용권을 넘겨 원격으로 수리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원격 강의에도 응용할 수 있다. 자동업데이트·해킹방지 :디지털 카메라나 프린터 등 주변기기를 PC에 장착하면 자동으로 최신 버전의 드라이버로 업데이트해 준다. PC에 담긴 자료를 파일이나 폴더 단위로 암호화할 수 있다. 다중사용자 설정:‘계정만들기’를 이용하면 한 PC를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다. 계정을 만들 때 ‘컴퓨터관리자’ ‘표준’ ‘제한’ 가운데 하나를 고르게 하는 과정이 있다. 이때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사용권한이 달라진다. 컴퓨터 관리자는 프로그램의 설치, 삭제, 암호변경이 가능하지만 제한의 경우 배경화면조차 못 바꾼다. 가정에서 어린이들을 제한 사용자로 등록하면 실수로 문서나 파일이 지워져 낭패를 보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MS는 윈도XP와 지난 달에 출시한 오피스XP를 홍보하면서 ‘생산성’ 향상을 내세웠다. 가장 최적화하고 가장 편리하며 같은 시간에 훨씬 더 많은 업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기업들이 윈도XP와 오피스XP를 함께 사용하면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화상회의, 각종 데이터베이스(DB) 공유는 생산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원격PC 제어기능을 이용해 집이나 야외에서 회사의 PC에 접속해 업무를 볼 수 있는 기능도 획기적인 일이다. 전산관리자는 전 사원들의 PC를 한곳에 앉아 관리·수리할 수 있다. 예컨대 누구의 PC에 불법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는지도 금세 파악하는 것이다.

    윈도XP와 오피스XP를 결합할 경우는 그룹웨어로 활용해 수억 원의 비용을 따로 들일 필요가 없다.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일일이 구입하지 않고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정에선 사정이 다르다. 당장 윈도XP를 출시해도 큰 이득은 없어 보인다. 개인 사용자의 상당수는 PC를 게임기로 사용하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윈도XP가 이전 버전인 윈도9X보다 게임 실행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했다. MS가 강조하는 홈네트워크나 멀티미디어 기능도 국내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다. 홈네트워크 제품은 아직 세탁기나 냉장고를 제외하곤 출시하지 않았다. 디지털카메라 등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기능도 국내 사용자들에겐 낯선 느낌. 이런 기능 때문이라면 윈도XP로 바꿀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PC를 새로 구입하는 사람은 구태여 윈도XP를 거부할 이유도 없다.

    세계 시장 정복 가능할까

    윈도XP를 출시하면 MS는 당장 독점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한다. MS가 윈도XP에 포함시킨 새로운 기능들은 기존 소프트웨어업체 제품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윈도 메신저, PC원격제어 기능은 애초 MS가 독점 시비를 우려해 개별적으로 제공하던 것들이었다. 새로 추가한 DVD기능이나 CD-RW, 암호화, 개인방화벽들도 마찬가지다. 윈도XP가 PC로 구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기능을 ‘토털’ 제공해 버리면 다른 회사의 PC용 소프트웨어들은 고사할 우려가 있다. 또한 XP의 스마트태그(Smart Tags)는 사용자들의 인터넷 검색 선택권까지 빼앗아 갈 수 있다. 예컨대 사용자가 특정 단어를 선택하면 다른 포털 사이트로의 접근을 차단해 사용자들을 MSN으로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닷넷의 성공을 위해 고심하는 MS로선 ‘독점’ 논란이 아무리 거세게 일더라도 세계시장 평정의 의지를 포기하진 않을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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