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식정책 수립기구인 국가혁신위가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통해 현 정국을 ‘보-혁구도’로 재편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이 혁신위 내부 문건을 통해 확인되었다. ‘주간동아’가 입수한 문건은 지난 5월9일 출범한 국가혁신위 산하 7개 분과위의 하나인 국가비전분과위 4차 회의록. 회의는 7월6일 오후 4시부터 5시40분까지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렸다. 국가비전분과위엔 홍사덕 위원장과 맹형규 부위원장 등 9명의 현역 의원이 속해 있고, 일부 사회지도급 인사들이 외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의록은 혁신인사에 의한 국회 교섭단체 구성시 야당의 집권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회의록은 이어 민주-자민련-민국당 3당 정책연합과 한나라당이 대치해 있는 여-야구도를 보-혁구도로 개편할 것을 제의하면서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낮추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한나라당이 기득권을 양보할 각오까지 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다음은 회의록 내용이다.
△보-혁정치구도로 가야 한다는 것은 맞다. 지금은 혁신·진보 정당을 띄울 수 없는 상황이라(이념이 다른 정치인들이) 여기저기 (정당에) 편입한 상황이다. △한나라당 집권시 (보-혁구도를) 온전하게 띄울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어떻게 할 수 있나.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낮추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다. 현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유보·양보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노동단체의 성향을 보더라도 급진적인 정당이 나타나기 어렵다. 다음 국회에서도 혁신정당이 들어서기 어렵다. 차차기 국회 정도 가야 가능하다고 본다. △혁신인사에 의한 교섭단체 구성시 현 야당의 집권 가능성은 약해진다. 기존 정당들이 정책적 색깔로 보-혁구도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나라당 집권시 민주당은 분열할 가능성이 있어 정당 질서에 변화가 올 것이다.
그동안 최병렬 강재섭 부총재 등 한나라당 중진의원들은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14석 정도로 낮춰 자민련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 국가비전분과위 문건은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가 한나라당 일부 의원이 자유롭게 개진한 사적 견해수준이 아니라 당의 ‘공식 정책수립기구’에서 구체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사안이라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원내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의 일차적 수혜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자민련이다. 7월13일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자민련 원철희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자민련은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다. 현재 한나라당에선 자민련을 고사시키자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재오 원내총무는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원내총무, 총재특보, 당 정책위 등이 내놓는 당면 현안에 대한 대처전략과 당의 중장기 플랜을 담당하는 국가혁신위가 내놓는 전략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 인사들의 의견이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집권 여당에 여러 가지 국내외 악재가 겹치는 시기에 자민련의 실체를 확보해 주는 일은 진보세력의 원내 정치세력화를 견제하는 부수효과를 거두면서 보-혁구도로의 대선정국을 진행시키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혁신위에서 언급한 교섭단체 요건완화 전략이 유효한 전략임을 시사했다.
혁신위 회의록은 또 당내 진보세력과 민주당 진보세력이 연합해 제3의 정치세력화를 꾀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듯하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보수진영 쪽에 힘이 더 실린 현재의 정당 세력구도를 유지한 채 보-혁구도로 가는 것이 필요하며, 교섭단체 요건완화를 그 방법론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가혁신위 문건은 이러한 보-혁구도 상황에서 자민련을 극우로 몰아가는 방식의 ‘이념 스펙트럼론’을 제시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어디에 두고 대선전략을 짜야 할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결합이라는 개념의 베이스(base)를 가지고 대선전략을 짤 때 어떻게 평가하는가? △좋은 개념이다. 자민련을 극우로 몰고, 한나라당은 보수지만 노동자의 권익도 옹호하고 있음을 보여야 한다.
한편 이 문건은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을 ‘교사형 리더십’으로 평가했다. “DJ는 교사형 리더십이라는 소리가 있다. 학생이 선생에게 질문하면 모른다고 할 수 없어 아는 척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과 같다. 지도자가 지적일 필요는 없지만 지적임을 보여야 할 필요도 없다. DJ의 옥중서신을 보면 홍일이(민주당 김홍일 의원)의 대학 입학시 철학과를 지원한 것과 관련해 DJ 본인이 철학의 역사를 논하면서 마치 자기가 다 아는 것처럼 쓴 것이 있다.”
이밖에 문건은 “정치의 기능 중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있다고 본다. 지금 정치인들은 인상만 쓰고 있다”면서 정치인의 대중적 이미지 제고를 권고하고 있다.
국가혁신위는 한나라당의 집권에 대비해 국정운영의 비전 제시 및 국가경영의 ‘마스터플랜’을 짜는 기구다. 이회창 총재가 위원장이며 총재 측근 중진 의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고, 각계 유명 사회지도층 인사 200~300명이 연구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한나라당 내 최고의 ‘싱크탱크’다. 그동안 외부 자문위원 대상자 명단 공개 등으로 각계의 높은 관심을 모았지만 비공개로 운영해 구체적 내부활동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혁신위는 개별 회의에서 나온 논의 내용을 총재에게 보고하고, 당의 정책에 반영한다. 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혁신위 국가비전분과위의 회의 문건은 향후 정국 흐름과 관련해 상당한 주목을 받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분과위 회의 결과가 곧 당의 확정된 정책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는 8월 말에야 집권에 대비한 국정지표 수립을 완료하고 연말 최종 보고서가 나온다”면서 문건 내용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회의록은 혁신인사에 의한 국회 교섭단체 구성시 야당의 집권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회의록은 이어 민주-자민련-민국당 3당 정책연합과 한나라당이 대치해 있는 여-야구도를 보-혁구도로 개편할 것을 제의하면서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낮추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한나라당이 기득권을 양보할 각오까지 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다음은 회의록 내용이다.
△보-혁정치구도로 가야 한다는 것은 맞다. 지금은 혁신·진보 정당을 띄울 수 없는 상황이라(이념이 다른 정치인들이) 여기저기 (정당에) 편입한 상황이다. △한나라당 집권시 (보-혁구도를) 온전하게 띄울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어떻게 할 수 있나.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낮추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다. 현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유보·양보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노동단체의 성향을 보더라도 급진적인 정당이 나타나기 어렵다. 다음 국회에서도 혁신정당이 들어서기 어렵다. 차차기 국회 정도 가야 가능하다고 본다. △혁신인사에 의한 교섭단체 구성시 현 야당의 집권 가능성은 약해진다. 기존 정당들이 정책적 색깔로 보-혁구도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나라당 집권시 민주당은 분열할 가능성이 있어 정당 질서에 변화가 올 것이다.
그동안 최병렬 강재섭 부총재 등 한나라당 중진의원들은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14석 정도로 낮춰 자민련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 국가비전분과위 문건은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가 한나라당 일부 의원이 자유롭게 개진한 사적 견해수준이 아니라 당의 ‘공식 정책수립기구’에서 구체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사안이라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원내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의 일차적 수혜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자민련이다. 7월13일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자민련 원철희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자민련은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다. 현재 한나라당에선 자민련을 고사시키자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재오 원내총무는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원내총무, 총재특보, 당 정책위 등이 내놓는 당면 현안에 대한 대처전략과 당의 중장기 플랜을 담당하는 국가혁신위가 내놓는 전략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 인사들의 의견이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집권 여당에 여러 가지 국내외 악재가 겹치는 시기에 자민련의 실체를 확보해 주는 일은 진보세력의 원내 정치세력화를 견제하는 부수효과를 거두면서 보-혁구도로의 대선정국을 진행시키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혁신위에서 언급한 교섭단체 요건완화 전략이 유효한 전략임을 시사했다.
혁신위 회의록은 또 당내 진보세력과 민주당 진보세력이 연합해 제3의 정치세력화를 꾀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듯하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보수진영 쪽에 힘이 더 실린 현재의 정당 세력구도를 유지한 채 보-혁구도로 가는 것이 필요하며, 교섭단체 요건완화를 그 방법론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가혁신위 문건은 이러한 보-혁구도 상황에서 자민련을 극우로 몰아가는 방식의 ‘이념 스펙트럼론’을 제시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어디에 두고 대선전략을 짜야 할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결합이라는 개념의 베이스(base)를 가지고 대선전략을 짤 때 어떻게 평가하는가? △좋은 개념이다. 자민련을 극우로 몰고, 한나라당은 보수지만 노동자의 권익도 옹호하고 있음을 보여야 한다.
한편 이 문건은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을 ‘교사형 리더십’으로 평가했다. “DJ는 교사형 리더십이라는 소리가 있다. 학생이 선생에게 질문하면 모른다고 할 수 없어 아는 척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과 같다. 지도자가 지적일 필요는 없지만 지적임을 보여야 할 필요도 없다. DJ의 옥중서신을 보면 홍일이(민주당 김홍일 의원)의 대학 입학시 철학과를 지원한 것과 관련해 DJ 본인이 철학의 역사를 논하면서 마치 자기가 다 아는 것처럼 쓴 것이 있다.”
이밖에 문건은 “정치의 기능 중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있다고 본다. 지금 정치인들은 인상만 쓰고 있다”면서 정치인의 대중적 이미지 제고를 권고하고 있다.
국가혁신위는 한나라당의 집권에 대비해 국정운영의 비전 제시 및 국가경영의 ‘마스터플랜’을 짜는 기구다. 이회창 총재가 위원장이며 총재 측근 중진 의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고, 각계 유명 사회지도층 인사 200~300명이 연구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한나라당 내 최고의 ‘싱크탱크’다. 그동안 외부 자문위원 대상자 명단 공개 등으로 각계의 높은 관심을 모았지만 비공개로 운영해 구체적 내부활동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혁신위는 개별 회의에서 나온 논의 내용을 총재에게 보고하고, 당의 정책에 반영한다. 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혁신위 국가비전분과위의 회의 문건은 향후 정국 흐름과 관련해 상당한 주목을 받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분과위 회의 결과가 곧 당의 확정된 정책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는 8월 말에야 집권에 대비한 국정지표 수립을 완료하고 연말 최종 보고서가 나온다”면서 문건 내용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