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영어교과서에 오류가 많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5년 전 뉴욕주립대 하광호 교수(영어교육)는 ‘영어의 바다에 헤엄쳐라’(에디터 펴냄)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거론했다.
당시 하교수는 6차교육과정에 따라 검인정 받은 두 권의 중학교 영어교과서를 검토하던 중 예상 밖으로 오류가 많은 사실에 놀랐다고 말한다. 오류의 유형을 보면 영어로서 어법이 틀린 것, 내용에서 표현된 상황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 이미 영어권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영어, 의미는 통하지만 어색한 표현 등 눈에 거슬리는 오류가 수도 없이 많았고, 한 교과서에서 거의 4쪽 당 하나 꼴로 오류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School opens at eight o’clock은 문법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어색한 표현이다. 즉 백화점이나 상점, 사무실이 문을 열 때는 open을 쓰지만 학교는 begin이나 start를 쓴다. 또 의사가 환자에게 What’s the matter with you?라고 묻는데 이 말은 사건이나 무슨 일이 잘못됐을 경우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하는 것이지 의사의 질문으로는 적당치 않다. 대개의 경우 의사는 환자에게 Tell me how you’re feeling이라고 묻는다. 이것이 영어다.
한국의 영어교육은 문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교과서가 틀린 문법을 구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하교수는 여기서 두 권의 영어교과서를 거론했으나 다른 영어교과서도 예외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교사나 학생들이 신주단지 모시듯 하며 시험 때가 되면 달달 외다시피 하는 교과서에 오류가 있으며, 그것도 실수로 생긴 한두 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영어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라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다.
이후 영어교과서 문제를 철저하게 연구한 사람은 영어강사인 이주영씨(20세기 플러스 대표·’기본동사 500사전’ 등의 저자)였다. 그는 98년 8월 재래식 영문법의 폐해를 지적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시정을 요구하기 위해 이해찬 교육부 장관실을 방문했다가 뜻밖에 “영어교과서도 함께 검토해 달라”는 주문을 받고 교과서 분석에 들어갔다. 6차교육과정 영어교과서를 검토한 결과 “재래식 영문법 이론에 교육부가 정한 필수단어를 꿰어맞춘 콩글리시”라는 것이었고 이씨는 즉각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예로 두산에서 펴낸 중2 교과서에 미국인이 How long were you in Seoul?이라고 묻고 I was there for three years라고 대답하는 부분이 있다. 말 그대로 ‘사오정’영어다. How long have you been in Seoul?로 묻고 I’ve been there for three years로 대답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이 문제는 당시 언론에서도 크게 다룬 바 있다.
그 후 고등학교 영어교과서의 오류를 본격적으로 짚기 시작한 사람이 영어강사인 윤광옥씨(필명 조지 윤)였다. 그가 고등학교 영어교과서 35권에서 찾아낸 오류가 1400여 개, 잘못된 문장과 제대로 고친 문장만 나열해도 책 한 권 분량이 됐다(윤씨의 ‘선무당들이 판치는 한반도 영어 굿판’ 2권에 수록). 윤씨는 고교 교과서에서 어휘 선택이 잘못된 문장, 논리에 어긋난 문장, 시제를 잘못 선택한 문장, 단수-복수를 잘못 쓴 문장, 관사전치사-조동사-소유격 등 수많은 문법적 오류를 찾아냈다. 그러나 이들의 지적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나 저자들은 “명백한 오류가 아니라 표현상의 차이일 뿐”이라며 더 이상 언급을 피했고, 결국 영어교과서 오류문제는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교수는 5년 전 영어교과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오류를 지적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고치는 것이 중요하므로 교과서 개편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당장 교과서를 바로 고쳐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비슷한 오류는 7차교육과정에 따라 지난해 새로 검인정된 중학교 영어교과서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주간동아’는 현재 중학교 1학년생들이 교실에서 배우고 있는 영어교과서를 모두 입수해 이주영씨와 함께 검토작업을 했다. 올해부터 중학교에서 실시된 7차교육과정에 따라 2000년 9월18일 검인정을 받은 중학교 1학년 교과서는 모두 13종(교학사, 금성출판사, 대일도서, 대한교과서, 동화사, 두산 2종, 디딤돌, 중앙교육진흥연구소, 지학사, 청색, 천재교육, 학문출판). 7차교육과정은 생활영어 중시, 언어사용 능력의 신장, 단계형 수준별 학습, 학생 중심의 수업, 과업 중심의 학습 등을 기본방향으로 했으며, 컬러인쇄에 말하기 부분이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검토 결과 내용에서는 여전히 ‘이상한 영어’가 많다는 결론이다.
출판사는 가나다 순으로 정리했으며, 문법적으로 완전히 틀린 것, 문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전혀 쓰이지 않는 말, 문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예의에 어긋나고 불손하거나 또는 지나치게 공손하여 분위기에 전혀 맞지 않는 말, 문법적으로 가능하지만 본토인들이 듣거나 읽으면 거부감을 일으킬 만큼 난해하고 복잡한 어법 등을 골고루 지적하고자 했다. 물론 여기에 제시된 사례가 문제의 전체가 아니라 대표적인 몇 가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미리 밝혀둔다.
당시 하교수는 6차교육과정에 따라 검인정 받은 두 권의 중학교 영어교과서를 검토하던 중 예상 밖으로 오류가 많은 사실에 놀랐다고 말한다. 오류의 유형을 보면 영어로서 어법이 틀린 것, 내용에서 표현된 상황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 이미 영어권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영어, 의미는 통하지만 어색한 표현 등 눈에 거슬리는 오류가 수도 없이 많았고, 한 교과서에서 거의 4쪽 당 하나 꼴로 오류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School opens at eight o’clock은 문법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어색한 표현이다. 즉 백화점이나 상점, 사무실이 문을 열 때는 open을 쓰지만 학교는 begin이나 start를 쓴다. 또 의사가 환자에게 What’s the matter with you?라고 묻는데 이 말은 사건이나 무슨 일이 잘못됐을 경우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하는 것이지 의사의 질문으로는 적당치 않다. 대개의 경우 의사는 환자에게 Tell me how you’re feeling이라고 묻는다. 이것이 영어다.
한국의 영어교육은 문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교과서가 틀린 문법을 구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하교수는 여기서 두 권의 영어교과서를 거론했으나 다른 영어교과서도 예외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교사나 학생들이 신주단지 모시듯 하며 시험 때가 되면 달달 외다시피 하는 교과서에 오류가 있으며, 그것도 실수로 생긴 한두 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영어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라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다.
이후 영어교과서 문제를 철저하게 연구한 사람은 영어강사인 이주영씨(20세기 플러스 대표·’기본동사 500사전’ 등의 저자)였다. 그는 98년 8월 재래식 영문법의 폐해를 지적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시정을 요구하기 위해 이해찬 교육부 장관실을 방문했다가 뜻밖에 “영어교과서도 함께 검토해 달라”는 주문을 받고 교과서 분석에 들어갔다. 6차교육과정 영어교과서를 검토한 결과 “재래식 영문법 이론에 교육부가 정한 필수단어를 꿰어맞춘 콩글리시”라는 것이었고 이씨는 즉각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예로 두산에서 펴낸 중2 교과서에 미국인이 How long were you in Seoul?이라고 묻고 I was there for three years라고 대답하는 부분이 있다. 말 그대로 ‘사오정’영어다. How long have you been in Seoul?로 묻고 I’ve been there for three years로 대답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이 문제는 당시 언론에서도 크게 다룬 바 있다.
그 후 고등학교 영어교과서의 오류를 본격적으로 짚기 시작한 사람이 영어강사인 윤광옥씨(필명 조지 윤)였다. 그가 고등학교 영어교과서 35권에서 찾아낸 오류가 1400여 개, 잘못된 문장과 제대로 고친 문장만 나열해도 책 한 권 분량이 됐다(윤씨의 ‘선무당들이 판치는 한반도 영어 굿판’ 2권에 수록). 윤씨는 고교 교과서에서 어휘 선택이 잘못된 문장, 논리에 어긋난 문장, 시제를 잘못 선택한 문장, 단수-복수를 잘못 쓴 문장, 관사전치사-조동사-소유격 등 수많은 문법적 오류를 찾아냈다. 그러나 이들의 지적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나 저자들은 “명백한 오류가 아니라 표현상의 차이일 뿐”이라며 더 이상 언급을 피했고, 결국 영어교과서 오류문제는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교수는 5년 전 영어교과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오류를 지적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고치는 것이 중요하므로 교과서 개편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당장 교과서를 바로 고쳐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비슷한 오류는 7차교육과정에 따라 지난해 새로 검인정된 중학교 영어교과서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주간동아’는 현재 중학교 1학년생들이 교실에서 배우고 있는 영어교과서를 모두 입수해 이주영씨와 함께 검토작업을 했다. 올해부터 중학교에서 실시된 7차교육과정에 따라 2000년 9월18일 검인정을 받은 중학교 1학년 교과서는 모두 13종(교학사, 금성출판사, 대일도서, 대한교과서, 동화사, 두산 2종, 디딤돌, 중앙교육진흥연구소, 지학사, 청색, 천재교육, 학문출판). 7차교육과정은 생활영어 중시, 언어사용 능력의 신장, 단계형 수준별 학습, 학생 중심의 수업, 과업 중심의 학습 등을 기본방향으로 했으며, 컬러인쇄에 말하기 부분이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검토 결과 내용에서는 여전히 ‘이상한 영어’가 많다는 결론이다.
출판사는 가나다 순으로 정리했으며, 문법적으로 완전히 틀린 것, 문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전혀 쓰이지 않는 말, 문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예의에 어긋나고 불손하거나 또는 지나치게 공손하여 분위기에 전혀 맞지 않는 말, 문법적으로 가능하지만 본토인들이 듣거나 읽으면 거부감을 일으킬 만큼 난해하고 복잡한 어법 등을 골고루 지적하고자 했다. 물론 여기에 제시된 사례가 문제의 전체가 아니라 대표적인 몇 가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미리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