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4대개혁에 대해 정부가 공언해 온 완료시한인 2월 말이 지났다. 어차피 이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정부 바깥에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별무성과인 결과에 대해 심한 실망이나 비판도 없다. 다만 정부가 그동안 쳐온 큰소리를 의식해 억지로 개혁 완료를 선언하고 이제 다른 길로 빠지게 될까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정부는 냉소적인 여론을 의식해 개혁이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재작년 외환위기의 완전극복을 선언하며 자축하던 분위기와는 매우 달라졌지만, 그 절반의 성공에 대해서조차 동의해 줄 시민이나 전문가가 드물어서 탈이다. 그러나 정부는 나름대로 확신을 갖고 개혁의 진척도를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평가의 차이는 애초에 개혁의 추진내용과 평가기준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른다.
개혁이 절반만 실패했든 대부분 실패했든, 그 근본원인은 개혁주도집단인 관료들의 자기극복 실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관료조직이라는 개혁대상을 개혁주체로 설정한 개혁전략이 근본적 오류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금융계-재벌-공기업-노동계가 개혁작업을 왜곡하거나 저항했던 것, 정치권이 개혁과정을 교란한 것, 시민 및 언론의 비판과 요구가 무원칙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돈과 정책이라는 개혁자원을 독점해온 관료조직을 빼고 무슨 평가가 가능하겠는가.
도대체 무엇이 개혁인가. 정부가 개혁지표로 흔히 내세우는 대기업의 부채비율 감소와 업종전문화, 은행의 BIS비율 제고와 대형화 등은 경제적 자생력을 다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기는 하지만 개혁의 핵심은 못 된다. 재벌기업, 공기업, 은행이 자체적인 생산성과 수익성과는 무관하게 정부와 정계와의 결탁을 통해 융자, 보조, 과세상의 특혜를 받고 부실책임을 면제받아 온 경영행태를 근본적으로 척결하는 것이 개혁의 궁극적 목적임을 외국 전문가들까지 나서 무수히 지적했다.
그러나 부실 금융기관, 재벌기업, 공기업이 개혁과정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상당히 극복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상상을 초월하는 거액의 공적자금을 쏟아부음으로써 이들의 국민수탈적 경영행태를 더욱 심화했다는 증거가 도처에 널려 있다. 심지어 상당수 금융인, 기업가들이 아예 한탕 사기로 공짜돈이나 다름없는 공적자금을 챙기려 들었다. 적어도 이들의 행태에 비추어 볼 때, 그간의 정부 노력은 개혁작업이라기보다는 구호활동에 그친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정리해고와 경제침체의 여파로 극한 상황에 처한 수많은 실직자, 빈민을 놔두고 엉뚱한 곳에 복지정책을 펴왔다.
금융기관, 재벌기업, 공기업의 이러한 행태는 결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결연한 개혁의지를 틈날 때마다 밝히는 정부가 왜 이를 척결하지 못하는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이러한 비정상적 행태가 금융인, 기업인의 것이기도 하지만 정부, 구체적으로는 관료의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국민부담을 전제로 한 비정상적 경제행위는 금융인, 기업인이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관료가 가담한 일종의 집합행위다.
용서받지 못할 문제를 일으킨 대기업, 공기업, 금융기관의 요직에 전직 관료들이 포진해 있는 것은 우연한 현상이 아니다. 세계인이 놀랄 금융비리를 일으킨 재벌기업에서 전직 금융관료들이 주도적으로 일했고, 국민적 공분거리인 탈세상속을 한 재벌기업에 전직 세무관료들이 전진배치되어 있는 사실이 무엇을 말해주겠는가. 부실 공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최고 경영책임을 그동안 누가 주로 맡아왔는가. 이들 관료네트워크가 정부, 금융기관, 재벌기업, 공기업을 묶는 거대한 관료경제체제에 국민경제가 예속되도록 만들어 왔다.
개발시대부터 한솥밥을 먹어온 관료, 금융인, 기업인이 서로의 이용가치가 변해서 때로는 공개적으로 상호비방전을 펼치기도 한다. 그러나 개혁의 구체적 내용과 결과를 들여다보면 이들 사이의 태생적 유대감, 혹은 유착관계가 하나도 바뀐 것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관료를 개혁주체에서 개혁대상으로 다시 세워야 기업도 은행도 개혁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다.
정부는 냉소적인 여론을 의식해 개혁이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재작년 외환위기의 완전극복을 선언하며 자축하던 분위기와는 매우 달라졌지만, 그 절반의 성공에 대해서조차 동의해 줄 시민이나 전문가가 드물어서 탈이다. 그러나 정부는 나름대로 확신을 갖고 개혁의 진척도를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평가의 차이는 애초에 개혁의 추진내용과 평가기준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른다.
개혁이 절반만 실패했든 대부분 실패했든, 그 근본원인은 개혁주도집단인 관료들의 자기극복 실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관료조직이라는 개혁대상을 개혁주체로 설정한 개혁전략이 근본적 오류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금융계-재벌-공기업-노동계가 개혁작업을 왜곡하거나 저항했던 것, 정치권이 개혁과정을 교란한 것, 시민 및 언론의 비판과 요구가 무원칙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돈과 정책이라는 개혁자원을 독점해온 관료조직을 빼고 무슨 평가가 가능하겠는가.
도대체 무엇이 개혁인가. 정부가 개혁지표로 흔히 내세우는 대기업의 부채비율 감소와 업종전문화, 은행의 BIS비율 제고와 대형화 등은 경제적 자생력을 다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기는 하지만 개혁의 핵심은 못 된다. 재벌기업, 공기업, 은행이 자체적인 생산성과 수익성과는 무관하게 정부와 정계와의 결탁을 통해 융자, 보조, 과세상의 특혜를 받고 부실책임을 면제받아 온 경영행태를 근본적으로 척결하는 것이 개혁의 궁극적 목적임을 외국 전문가들까지 나서 무수히 지적했다.
그러나 부실 금융기관, 재벌기업, 공기업이 개혁과정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상당히 극복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상상을 초월하는 거액의 공적자금을 쏟아부음으로써 이들의 국민수탈적 경영행태를 더욱 심화했다는 증거가 도처에 널려 있다. 심지어 상당수 금융인, 기업가들이 아예 한탕 사기로 공짜돈이나 다름없는 공적자금을 챙기려 들었다. 적어도 이들의 행태에 비추어 볼 때, 그간의 정부 노력은 개혁작업이라기보다는 구호활동에 그친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정리해고와 경제침체의 여파로 극한 상황에 처한 수많은 실직자, 빈민을 놔두고 엉뚱한 곳에 복지정책을 펴왔다.
금융기관, 재벌기업, 공기업의 이러한 행태는 결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결연한 개혁의지를 틈날 때마다 밝히는 정부가 왜 이를 척결하지 못하는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이러한 비정상적 행태가 금융인, 기업인의 것이기도 하지만 정부, 구체적으로는 관료의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국민부담을 전제로 한 비정상적 경제행위는 금융인, 기업인이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관료가 가담한 일종의 집합행위다.
용서받지 못할 문제를 일으킨 대기업, 공기업, 금융기관의 요직에 전직 관료들이 포진해 있는 것은 우연한 현상이 아니다. 세계인이 놀랄 금융비리를 일으킨 재벌기업에서 전직 금융관료들이 주도적으로 일했고, 국민적 공분거리인 탈세상속을 한 재벌기업에 전직 세무관료들이 전진배치되어 있는 사실이 무엇을 말해주겠는가. 부실 공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최고 경영책임을 그동안 누가 주로 맡아왔는가. 이들 관료네트워크가 정부, 금융기관, 재벌기업, 공기업을 묶는 거대한 관료경제체제에 국민경제가 예속되도록 만들어 왔다.
개발시대부터 한솥밥을 먹어온 관료, 금융인, 기업인이 서로의 이용가치가 변해서 때로는 공개적으로 상호비방전을 펼치기도 한다. 그러나 개혁의 구체적 내용과 결과를 들여다보면 이들 사이의 태생적 유대감, 혹은 유착관계가 하나도 바뀐 것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관료를 개혁주체에서 개혁대상으로 다시 세워야 기업도 은행도 개혁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