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 대표에 대해 다른 대선주자들은 아직 뚜렷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20일 민주당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이 “이기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일갈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4대 개혁작업의 마무리 등 ‘갈 길이 바쁜’ 여권의 전반적인 상황 때문에 아직 자기 목소리를 낼 만한 분위기도 아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대선주자들은 각기 ‘김대표의 대선 후보 가능성’을 경계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영남 출신이라는 ‘태생적 이점’을 갖고 있는 김대표의 ‘내공’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한 이인제 최고위원 진영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한 측근은 “즐거운 일이 없다”고 표현했다. 지난 6일 충남 당진의 폭설피해 현장을 방문한 이위원은 직접 삽을 들고 일한 것은 물론 허름한 농가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생생한 현장민심을 체험했다. 2월20일부터는 일주일 예정으로 국회의원 15명과 함께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중권 대표 체제 아래서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몸짓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대표 체제의 정국 운영 방식과 관련해 이위원 쪽의 생각은 일정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오히려 한나라당의 시각과 상당히 비슷하다. 이위원의 한 특별보좌역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강공 드라이브로 얼마나 갈 수 있겠나. 어쩔 수 없이 강공 드라이브를 멈춰야 하는 상황이나 돌발변수가 생기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이위원의 공개적 언급은 “당 역량을 강화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 외에 왕도가 없다”는 것. 이위원이 내심 보폭을 조절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위원 쪽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김대표를 유력한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보고 실험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김영삼 정권 때 이홍구 당시 신한국당 대표를 대선 후보로 만들려다 실패했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위원과 친한 경기지역 한 초선의원은 “대중 지지도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는 말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위원 주변에서 “김대표는 5·6공 인사, 김대통령에게 20억원을 전달한 심부름꾼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김대표에 대한 경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위원의 한 측근은 “김대통령은 권력누수 없이 자신의 의도대로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카드를 모두 실험하려 할 것이다. 우리는 작은 것으로 승부를 걸지 않고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이인제는 도저히 후보가 안 되겠구나’는 인식이 굳어지는 등 회복할 수 없는 상황이 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것 아니냐”며 “당분간 이위원은 민심과 여권 지도부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올 가을쯤 이위원의 행보가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본다.
‘김중권은 기회주의자’(지난해 12월21일) ‘언론과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2월7일) 등의 강성발언을 잇따라 토해낸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 측도 김대표에 대한 여론 흐름을 예의 주시하기는 마찬가지다.
노장관의 한 측근은 “김대표는 유력한 대선주자 중 한 명이고 좋은 사람이다. 그가 대표를 맡은 뒤 부쩍 ‘영남후보론’이 퍼지고 있다. 반면 이인제 대세론은 수그러드는 기색이다. 김대표가 좋은 기회를 맞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낮은 지지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김대표 진영의 숙제일 것”이라며 “대통령 입장에선 어느 한 명으로 후보가 굳어지면 권력누수가 빨리 올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카드를 갖고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노장관 측에서는 김대표 등장으로 인해 ‘영남후보론’이 뿌리를 내리는 듯한 상황을 내심 반기고 있다. 그러면서 “같은 영남 출신이지만 대중성 정통성 선명성 등에서 노장관이 앞서 있어 결국에는 우리가 후보가 될 것”(조직담당 염동연씨)이라고 강조한다. 노장관 측에서는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정치’를 계속하면서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부터 본격적인 행보를 걷는다는 계획이다.
대선주자 가운데 최근 들어 김대표와 가장 뚜렷하게 대립한 사람은 김근태 최고위원이다. 김최고위원은 국가보안법 개정문제와 관련해 ‘당론에 따른 투표’를 주장하는 김대표에 맞서 ‘자유투표’를 주장했다. 김위원의 측근은 “김대표 개인과 각을 세운다는 측면이 아니라 그 방법이 국보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희순 보좌관은 “영남후보론 등 지역구도에 편승한 대권론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질과 비전, 도덕성 등이 화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겉으로 표시를 할 수는 없지만 이한동 총리 역시 김대표에 대해 매우 주목하고 있다. 이총리와 김대표는 정계 입문 동기생(11대 총선)이기도 하다. 이총리의 한 측근은 “심상치 않다. 상당히 유력한 것 같다.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동의한다면 영남후보는 상당한 파괴력을 갖는다”고 김대표의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뜻대로는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그는 △이인제 최고위원 등의 내부 반발을 제압하기 힘들고 △경선에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으며 △동교동계 원로들을 설득하기가 어렵다는 점 등을 들었다.
3월경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한화갑 최고위원이나 김대표를 ‘다크호스’라고 평한 박상천 정동영 최고위원은 “우선 당 체제를 안정화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아직은 김대표와 각을 세울 때가 아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들은 기본적인 지지 기반을 호남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영남 출신인 김대표와는 상호 보완 관계에 있다.
영남 출신이라는 ‘태생적 이점’을 갖고 있는 김대표의 ‘내공’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한 이인제 최고위원 진영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한 측근은 “즐거운 일이 없다”고 표현했다. 지난 6일 충남 당진의 폭설피해 현장을 방문한 이위원은 직접 삽을 들고 일한 것은 물론 허름한 농가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생생한 현장민심을 체험했다. 2월20일부터는 일주일 예정으로 국회의원 15명과 함께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중권 대표 체제 아래서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몸짓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대표 체제의 정국 운영 방식과 관련해 이위원 쪽의 생각은 일정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오히려 한나라당의 시각과 상당히 비슷하다. 이위원의 한 특별보좌역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강공 드라이브로 얼마나 갈 수 있겠나. 어쩔 수 없이 강공 드라이브를 멈춰야 하는 상황이나 돌발변수가 생기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이위원의 공개적 언급은 “당 역량을 강화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 외에 왕도가 없다”는 것. 이위원이 내심 보폭을 조절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위원 쪽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김대표를 유력한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보고 실험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김영삼 정권 때 이홍구 당시 신한국당 대표를 대선 후보로 만들려다 실패했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위원과 친한 경기지역 한 초선의원은 “대중 지지도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는 말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위원 주변에서 “김대표는 5·6공 인사, 김대통령에게 20억원을 전달한 심부름꾼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김대표에 대한 경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위원의 한 측근은 “김대통령은 권력누수 없이 자신의 의도대로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카드를 모두 실험하려 할 것이다. 우리는 작은 것으로 승부를 걸지 않고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이인제는 도저히 후보가 안 되겠구나’는 인식이 굳어지는 등 회복할 수 없는 상황이 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것 아니냐”며 “당분간 이위원은 민심과 여권 지도부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올 가을쯤 이위원의 행보가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본다.
‘김중권은 기회주의자’(지난해 12월21일) ‘언론과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2월7일) 등의 강성발언을 잇따라 토해낸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 측도 김대표에 대한 여론 흐름을 예의 주시하기는 마찬가지다.
노장관의 한 측근은 “김대표는 유력한 대선주자 중 한 명이고 좋은 사람이다. 그가 대표를 맡은 뒤 부쩍 ‘영남후보론’이 퍼지고 있다. 반면 이인제 대세론은 수그러드는 기색이다. 김대표가 좋은 기회를 맞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낮은 지지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김대표 진영의 숙제일 것”이라며 “대통령 입장에선 어느 한 명으로 후보가 굳어지면 권력누수가 빨리 올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카드를 갖고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노장관 측에서는 김대표 등장으로 인해 ‘영남후보론’이 뿌리를 내리는 듯한 상황을 내심 반기고 있다. 그러면서 “같은 영남 출신이지만 대중성 정통성 선명성 등에서 노장관이 앞서 있어 결국에는 우리가 후보가 될 것”(조직담당 염동연씨)이라고 강조한다. 노장관 측에서는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정치’를 계속하면서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부터 본격적인 행보를 걷는다는 계획이다.
대선주자 가운데 최근 들어 김대표와 가장 뚜렷하게 대립한 사람은 김근태 최고위원이다. 김최고위원은 국가보안법 개정문제와 관련해 ‘당론에 따른 투표’를 주장하는 김대표에 맞서 ‘자유투표’를 주장했다. 김위원의 측근은 “김대표 개인과 각을 세운다는 측면이 아니라 그 방법이 국보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희순 보좌관은 “영남후보론 등 지역구도에 편승한 대권론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질과 비전, 도덕성 등이 화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겉으로 표시를 할 수는 없지만 이한동 총리 역시 김대표에 대해 매우 주목하고 있다. 이총리와 김대표는 정계 입문 동기생(11대 총선)이기도 하다. 이총리의 한 측근은 “심상치 않다. 상당히 유력한 것 같다.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동의한다면 영남후보는 상당한 파괴력을 갖는다”고 김대표의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뜻대로는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그는 △이인제 최고위원 등의 내부 반발을 제압하기 힘들고 △경선에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으며 △동교동계 원로들을 설득하기가 어렵다는 점 등을 들었다.
3월경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한화갑 최고위원이나 김대표를 ‘다크호스’라고 평한 박상천 정동영 최고위원은 “우선 당 체제를 안정화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아직은 김대표와 각을 세울 때가 아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들은 기본적인 지지 기반을 호남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영남 출신인 김대표와는 상호 보완 관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