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영화의 위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비디오 대여점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30, 40대 중년남성들에 의해 ‘간택’ 받던 에로비디오는 이제 당당히 ‘성인영화’라는 타이틀을 얻어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하게 됐고, 중앙의 신작코너에도 35mm 극영화들과 나란히 꽂히게 됐다. 부부가 함께 와서 에로비디오를 고르는 광경도 자주 눈에 띄고, 20∼30대 초반의 젊은 남자들과 여성고객도 크게 늘었다.
에로영화업계 관계자들은 “작년부터 고객 연령층이 낮아져 젊은층이 에로비디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이전처럼 스토리를 무시하고 베드신에만 치중해서는 이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킬 수 없다. 이제 에로영화에도 ‘작품성’이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따라서 최근의 에로비디오들은 35mm 영화 못지않은 고급스런 화질과 드라마 뺨치는 스토리를 겸비한 고급화 전략으로 에로물은 무조건 ‘싸구려’라는 일반의 인식을 불식시키고 있다.
탤런트 뺨치는 연기자 대거 등장
컴퓨터그래픽이 도입되고 수중 정사신, 자동차 폭파신, 대규모 액션신 등 최근의 에로비디오는 촬영기법과 화면구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검열 기준이 완화함에 따라 노출 수위 또한 과감해져 중요 부분에 대한 직접 묘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표현이 가능해지고 있다. 극영화에서는 아직 표현하기 어려운 동성애, 트리플 섹스 장면도 에로비디오에는 심심찮게 등장한다. ‘미소녀 자유학원’ 시리즈의 히트로 에로영화 업계 최고의 강자로 손꼽히는 이강림 감독은 “예전의 에로영화에서는 남녀가 지나가다 눈만 맞으면 여관으로 직행하는 식이었지만 지금의 감독들은 적어도 왜 베드신이 나오는지 스토리를 연결시키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에피소드, 새로운 앵글, 새로운 여배우’ 이 세 가지는 이감독을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에로영화의 관건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카드는 역시 배우의 매력과 자질이다. 잔뜩 움츠러들었던 에로영화가 인기를 되찾아가는 것은 개성 넘치고, 웬만한 탤런트 뺨치는 미모의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에로배우들이 퇴폐적인 이미지를 주무기로 삼았다면 지금의 여배우들은 신세대들에게 어필할 만한 세련된 용모와 청순함, 여학생 같은 풋풋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예전에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캐스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영화배우나 탤런트, CF 지망생이 더 많은 편. 가족에게 알려지거나 나중의 활동에 지장을 받을까봐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기피하던 구세대 배우들과 달리 이제 그들은 자신의 직업과 연기철학을 당당하게 공개하고 스스럼없이 인터뷰에 응한다.
여배우들의 나이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제작자들은 “‘젖소부인’ 시절처럼 20대 후반의 여배우를 쓰면 망한다”고 말한다. ‘미소녀 자유학원’ 시리즈로 웬만한 탤런트보다 더 유명해진 유리, 유진, 에로배우의 신 트로이카 시대를 열고 있는 고아라, 이선영, 김한 등이 모두 20~22세로 20대 초반이다. 얼굴과 몸매, 연기력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연기자가 드물다보니 몸값도 많이 올라 1급 에로배우의 경우 일당 50만~60만원의 개런티를 받는다. 보통 4, 5일 정도 촬영하므로 편당 출연료는 200만~300만원 선. 특정 제작사의 전속이 되면 1년에 계약금으로 1000만~2000만원을 별도로 받는데, 톱스타의 경우 5000만원에 계약하기도 한다. 일의 강도와 어려움에 비하면 결코 많은 것이 아니라는 게 배우들의 한결같은 목소리. 예전에는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에로영화에 출연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현장에서 연기를 배우고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에로배우의 연기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베드신. 보통 러닝타임 90분짜리 에로영화에는 베드신이 적어도 10회 이상 등장한다. 처음 연기를 시작하는 여배우 입장에서 가장 고역스러운 것도 베드신이다. 예전에는 후시녹음을 해 성우가 교성을 대신했지만 지금은 디지털 카메라로 동시녹음을 하다보니 무엇보다 ‘사실적인 연기’가 중요해졌다. 여배우들은 “차라리 치고 받는 액션연기가 낫지, 베드신 연기는 정말 힘들다”고 말한다.
에로배우들은 정사신 전에 남녀 모두 ‘공사’를 한다. 이는 중요부위를 테이프로 가리는 것을 말하는데, 예전엔 헝겊을 대고 그 위에 청색테이프를 붙였지만, 요즘엔 영화의 리얼리티를 위해 살색 테이프 2개 정도로 감쪽같이 공사를 해야 한다. 남자의 경우는 스타킹이나 양말로 중요 부위를 덮어씌우고 테이프를 붙이는데, 격렬하게(?) 연기를 하다보면 떨어지기도 해서 곤란한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고.
대부분의 여배우들은 스태프들이 보고 있는 데다 밝은 조명 아래서 찍기 때문에 남자 배우의 진한 애무에도 흥분이 되기는커녕 ‘어서 빨리 이 순간이 지나갔으면…’하는 생각뿐이라고. 그러나 모 여배우는 “상대배우가 맘에 들면, 가끔 흥분을 느낄 때가 있다”고 살짝 귀띔한다.
“외국비디오 보면서 연구를 많이 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어쩔 줄 몰라 무작정 소리만 질렀어요. 덕분에 감독님으로부터 ‘소리만 지르지 말고 온몸으로 표현하라’고 야단도 맞았죠. 절정의 순간에 기침을 해 얼굴에 침을 튀기는 사람, 키스하는데 입에서 고약한 냄새나는 사람, 필요없이 오버해서 ‘컷’ 소리도 못 듣고 애무에 정신없는 상대를 만나면 정말 화가 나요.” 몇 달 전 영화에 입문한 한 에로여배우는 자신이 느끼는 ‘애로’ 사항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여관방에서의 베드신은 그래도 나은 편. 카섹스 등 야외촬영이 있는 날엔 촬영장에 몰려드는 사람들을 막으면서 대로변에서 알몸연기를 펼치느라 감독이나 배우 모두 맘이 편치 못하다. 리얼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다 보면 차 천장이나 시트 모서리에 부딪혀 멍들기도 일쑤.
“연기를 하고 싶어 시작했는데, 처음엔 여기서 끝나지 않을까 고민도 많이 했어요. 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는 게 수치스럽기도 했구요. 그런데 이젠 자신감도 생기고, 팬들도 생기니까 신나고 힘이 나요.” 평생 연기를 하고 싶다는 고아라씨는 현재 35mm 영화 ‘휴머니스트’에도 출연하고 있다. 섹스 퍼포먼스를 벌였던 애나벨 청처럼 자신의 일에 당당하고 철학이 있는 에로배우이고 싶다고.
출연작의 시나리오를 직접 써 더 유명해진 신세대 에로배우 이선영은 어렸을 때부터 무용을 배운 ‘춤꾼’이었다. 에로배우 같지 않은 청순한 이미지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녀는 6개월이나 쫓아다닌 감독의 권유로 배우생활을 시작했다. 이제 겨우 4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벌써 이 바닥에선 ‘중견’으로 통한다.
12월 출시된 ‘유리알’로 주목받고 있는 김한씨는 이 영화가 데뷔작이다. 1m70의 큰 키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주목받고 있는 그녀는 진도희처럼 최고의 에로배우가 되는 것이 꿈. 일주일간 촬영을 하면서 배가 나와 보일까봐 잘 먹지도 않았다는 그녀는 ‘에로배우’라는 타이틀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다른 데서 어정쩡한 배우를 할 바엔 여기서 최고가 되고 싶어요.” 그녀는 “남자친구가 반대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그런 남자는 만나지 말아야죠”라고 못을 박는다.
에로영화를 하나의 예술장르로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의 시각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신세대 에로배우들. 그들은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과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의 대표 윤수민씨는 “에로배우들도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른 분야에 비해 여배우들의 수명이 짧은 편인데, 너무 자주 출연하면 그만큼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철저한 자기관리와 프로의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에로스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배우별로 일정한 팬층이 형성되다 보니 이제는 이들의 근황과 신작 소개, 촬영장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사이트와 웹진도 등장했다. ‘AV뉴스’의 이명구 실장은 “일반영화와 마찬가지로 에로영화 팬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언제 어떤 영화에 출연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해한다”고 말한다.
에로비디오와 배우에 애정을 보여주는 팬클럽 사이트와 동호회가 늘어나고, 에로영화를 ‘저질 음란물’이 아닌 ‘성인들이 즐겨보는 하나의 영화장르’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볼 때 일본처럼 우리나라의 에로배우들도 자신의 경력을 당당히 밝히며 TV와 영화로 진출해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스타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에로영화업계 관계자들은 “작년부터 고객 연령층이 낮아져 젊은층이 에로비디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이전처럼 스토리를 무시하고 베드신에만 치중해서는 이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킬 수 없다. 이제 에로영화에도 ‘작품성’이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따라서 최근의 에로비디오들은 35mm 영화 못지않은 고급스런 화질과 드라마 뺨치는 스토리를 겸비한 고급화 전략으로 에로물은 무조건 ‘싸구려’라는 일반의 인식을 불식시키고 있다.
탤런트 뺨치는 연기자 대거 등장
컴퓨터그래픽이 도입되고 수중 정사신, 자동차 폭파신, 대규모 액션신 등 최근의 에로비디오는 촬영기법과 화면구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검열 기준이 완화함에 따라 노출 수위 또한 과감해져 중요 부분에 대한 직접 묘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표현이 가능해지고 있다. 극영화에서는 아직 표현하기 어려운 동성애, 트리플 섹스 장면도 에로비디오에는 심심찮게 등장한다. ‘미소녀 자유학원’ 시리즈의 히트로 에로영화 업계 최고의 강자로 손꼽히는 이강림 감독은 “예전의 에로영화에서는 남녀가 지나가다 눈만 맞으면 여관으로 직행하는 식이었지만 지금의 감독들은 적어도 왜 베드신이 나오는지 스토리를 연결시키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에피소드, 새로운 앵글, 새로운 여배우’ 이 세 가지는 이감독을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에로영화의 관건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카드는 역시 배우의 매력과 자질이다. 잔뜩 움츠러들었던 에로영화가 인기를 되찾아가는 것은 개성 넘치고, 웬만한 탤런트 뺨치는 미모의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에로배우들이 퇴폐적인 이미지를 주무기로 삼았다면 지금의 여배우들은 신세대들에게 어필할 만한 세련된 용모와 청순함, 여학생 같은 풋풋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예전에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캐스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영화배우나 탤런트, CF 지망생이 더 많은 편. 가족에게 알려지거나 나중의 활동에 지장을 받을까봐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기피하던 구세대 배우들과 달리 이제 그들은 자신의 직업과 연기철학을 당당하게 공개하고 스스럼없이 인터뷰에 응한다.
여배우들의 나이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제작자들은 “‘젖소부인’ 시절처럼 20대 후반의 여배우를 쓰면 망한다”고 말한다. ‘미소녀 자유학원’ 시리즈로 웬만한 탤런트보다 더 유명해진 유리, 유진, 에로배우의 신 트로이카 시대를 열고 있는 고아라, 이선영, 김한 등이 모두 20~22세로 20대 초반이다. 얼굴과 몸매, 연기력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연기자가 드물다보니 몸값도 많이 올라 1급 에로배우의 경우 일당 50만~60만원의 개런티를 받는다. 보통 4, 5일 정도 촬영하므로 편당 출연료는 200만~300만원 선. 특정 제작사의 전속이 되면 1년에 계약금으로 1000만~2000만원을 별도로 받는데, 톱스타의 경우 5000만원에 계약하기도 한다. 일의 강도와 어려움에 비하면 결코 많은 것이 아니라는 게 배우들의 한결같은 목소리. 예전에는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에로영화에 출연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현장에서 연기를 배우고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에로배우의 연기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베드신. 보통 러닝타임 90분짜리 에로영화에는 베드신이 적어도 10회 이상 등장한다. 처음 연기를 시작하는 여배우 입장에서 가장 고역스러운 것도 베드신이다. 예전에는 후시녹음을 해 성우가 교성을 대신했지만 지금은 디지털 카메라로 동시녹음을 하다보니 무엇보다 ‘사실적인 연기’가 중요해졌다. 여배우들은 “차라리 치고 받는 액션연기가 낫지, 베드신 연기는 정말 힘들다”고 말한다.
에로배우들은 정사신 전에 남녀 모두 ‘공사’를 한다. 이는 중요부위를 테이프로 가리는 것을 말하는데, 예전엔 헝겊을 대고 그 위에 청색테이프를 붙였지만, 요즘엔 영화의 리얼리티를 위해 살색 테이프 2개 정도로 감쪽같이 공사를 해야 한다. 남자의 경우는 스타킹이나 양말로 중요 부위를 덮어씌우고 테이프를 붙이는데, 격렬하게(?) 연기를 하다보면 떨어지기도 해서 곤란한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고.
대부분의 여배우들은 스태프들이 보고 있는 데다 밝은 조명 아래서 찍기 때문에 남자 배우의 진한 애무에도 흥분이 되기는커녕 ‘어서 빨리 이 순간이 지나갔으면…’하는 생각뿐이라고. 그러나 모 여배우는 “상대배우가 맘에 들면, 가끔 흥분을 느낄 때가 있다”고 살짝 귀띔한다.
“외국비디오 보면서 연구를 많이 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어쩔 줄 몰라 무작정 소리만 질렀어요. 덕분에 감독님으로부터 ‘소리만 지르지 말고 온몸으로 표현하라’고 야단도 맞았죠. 절정의 순간에 기침을 해 얼굴에 침을 튀기는 사람, 키스하는데 입에서 고약한 냄새나는 사람, 필요없이 오버해서 ‘컷’ 소리도 못 듣고 애무에 정신없는 상대를 만나면 정말 화가 나요.” 몇 달 전 영화에 입문한 한 에로여배우는 자신이 느끼는 ‘애로’ 사항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여관방에서의 베드신은 그래도 나은 편. 카섹스 등 야외촬영이 있는 날엔 촬영장에 몰려드는 사람들을 막으면서 대로변에서 알몸연기를 펼치느라 감독이나 배우 모두 맘이 편치 못하다. 리얼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다 보면 차 천장이나 시트 모서리에 부딪혀 멍들기도 일쑤.
“연기를 하고 싶어 시작했는데, 처음엔 여기서 끝나지 않을까 고민도 많이 했어요. 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는 게 수치스럽기도 했구요. 그런데 이젠 자신감도 생기고, 팬들도 생기니까 신나고 힘이 나요.” 평생 연기를 하고 싶다는 고아라씨는 현재 35mm 영화 ‘휴머니스트’에도 출연하고 있다. 섹스 퍼포먼스를 벌였던 애나벨 청처럼 자신의 일에 당당하고 철학이 있는 에로배우이고 싶다고.
출연작의 시나리오를 직접 써 더 유명해진 신세대 에로배우 이선영은 어렸을 때부터 무용을 배운 ‘춤꾼’이었다. 에로배우 같지 않은 청순한 이미지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녀는 6개월이나 쫓아다닌 감독의 권유로 배우생활을 시작했다. 이제 겨우 4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벌써 이 바닥에선 ‘중견’으로 통한다.
12월 출시된 ‘유리알’로 주목받고 있는 김한씨는 이 영화가 데뷔작이다. 1m70의 큰 키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주목받고 있는 그녀는 진도희처럼 최고의 에로배우가 되는 것이 꿈. 일주일간 촬영을 하면서 배가 나와 보일까봐 잘 먹지도 않았다는 그녀는 ‘에로배우’라는 타이틀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다른 데서 어정쩡한 배우를 할 바엔 여기서 최고가 되고 싶어요.” 그녀는 “남자친구가 반대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그런 남자는 만나지 말아야죠”라고 못을 박는다.
에로영화를 하나의 예술장르로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의 시각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신세대 에로배우들. 그들은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과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의 대표 윤수민씨는 “에로배우들도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른 분야에 비해 여배우들의 수명이 짧은 편인데, 너무 자주 출연하면 그만큼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철저한 자기관리와 프로의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에로스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배우별로 일정한 팬층이 형성되다 보니 이제는 이들의 근황과 신작 소개, 촬영장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사이트와 웹진도 등장했다. ‘AV뉴스’의 이명구 실장은 “일반영화와 마찬가지로 에로영화 팬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언제 어떤 영화에 출연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해한다”고 말한다.
에로비디오와 배우에 애정을 보여주는 팬클럽 사이트와 동호회가 늘어나고, 에로영화를 ‘저질 음란물’이 아닌 ‘성인들이 즐겨보는 하나의 영화장르’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볼 때 일본처럼 우리나라의 에로배우들도 자신의 경력을 당당히 밝히며 TV와 영화로 진출해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스타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