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5일 국회 예결회의장의 민주당 의원총회. 이날 의원총회는 전날 국회 운영위에서의 국회법 개정안 상정 ‘날치기’ 성공에 따른 민주당-자민련 합동 의원총회의 들떴던 분위기와는 달리 참석자 모두 허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회의 분위기는 침통하기까지 했다. 이만섭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불가 방침과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한 김종호 부의장의 자택 연금으로 국회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가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날은 의원들의 단체 연수가 예정돼 있어 의총에서는 “이같은 상황에 연수를 가야 하느냐” 는 논란이 붙었다. 의원들의 분위기는 둘로 나뉘었다. 이협 의원을 비롯한 한 그룹은 “이런 때일수록 힘을 모으기 위해 예정대로 연수를 가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이훈평 의원을 비롯한 다른 그룹은 “이런 상황에 연수는 무슨 연수냐”는 주장이었다.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의원들끼리 옥신각신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이협 의원이 “그러면 대표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게 하자”고 제안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이훈평 의원의 돌출 발언은 바로 그 순간에 터져나왔다. 이훈평 의원이 “대표는 무슨… 대표가 그런 것까지 다 결정하나…”라며 해서는 안 될 말을 불쑥 내뱉고 만 것. 서영훈 대표에게 들으라고 한 소리가 아니라 혼잣말 비슷한 발언이었지만, 앞자리에 있던 서대표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목소리는 컸다.
이훈평 의원의 이 발언이 나오자 시끌벅적하던 의총은 삽시간에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살벌한 긴박감과 적막이 민주당 의원들의 가슴을 압박했다. 미묘한 침묵을 깬 것은 김옥두 사무총장. 김총장은 이훈평 의원에게 달려가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라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나 이미 일은 벌어진 상황.
곧이어 서영훈 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다.
“‘대표는 무슨 대표냐’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여러분이 저를 대표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먼저 대표가 되고 싶어 이 당에 온 것 아닙니다. 정치하기 싫다는 사람 억지로 데려다 대표자리 맡길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는….”
서대표의 분노에 찬 발언은 이후에도 한참 계속됐다. 대표 취임 이후 당에서 받은 온갖 설움과 최근의 대표 경질설 파동을 겪으면서 느꼈던 서운함이 잔뜩 녹아 있는 발언이었다.
서대표가 격앙한 것엔 자신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람이 바로 이훈평 의원이라는 사실도 크게 작용한 듯했다. 이의원은 권노갑 고문의 측근 인사로 평소 권고문 진영에서 서대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서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이의원의 발언을 통해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왔다고 볼 수 있기 때문.
결국 이날 의원총회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끝났다. 김총장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이의원을 구석으로 불러 무엇인가 얘기하는 등 사태의 파장을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날 다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서대표는 “내가 어제 너무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 같다”고 유감을 표시함으로써 전날의 소동은 ‘없던 일’이 됐다.
그러나 이번 소동은 서대표의 위상과 정치력에 대한 당내의 논란이 표면으로 솟은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그 영향이 적지 않은 듯하다. 서대표라는 ‘얼굴 마담’ 뒤에서 일부 ‘실세’들이 당권을 모두 장악한 기형적 구조에 따른 필연적인 불협화음으로 볼 수 있는 것.
서대표는 8월 전당대회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에 추대되는 데 이어 당분간 당 대표직을 계속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처럼 ‘서대표 흔들기’가 노골화되면 당의 공식 라인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사적 라인’이 당무를 주도하는 데 따른 분란도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요즘 서대표의 어깨가 유난히 처져 보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특히 다음날은 의원들의 단체 연수가 예정돼 있어 의총에서는 “이같은 상황에 연수를 가야 하느냐” 는 논란이 붙었다. 의원들의 분위기는 둘로 나뉘었다. 이협 의원을 비롯한 한 그룹은 “이런 때일수록 힘을 모으기 위해 예정대로 연수를 가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이훈평 의원을 비롯한 다른 그룹은 “이런 상황에 연수는 무슨 연수냐”는 주장이었다.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의원들끼리 옥신각신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이협 의원이 “그러면 대표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게 하자”고 제안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이훈평 의원의 돌출 발언은 바로 그 순간에 터져나왔다. 이훈평 의원이 “대표는 무슨… 대표가 그런 것까지 다 결정하나…”라며 해서는 안 될 말을 불쑥 내뱉고 만 것. 서영훈 대표에게 들으라고 한 소리가 아니라 혼잣말 비슷한 발언이었지만, 앞자리에 있던 서대표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목소리는 컸다.
이훈평 의원의 이 발언이 나오자 시끌벅적하던 의총은 삽시간에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살벌한 긴박감과 적막이 민주당 의원들의 가슴을 압박했다. 미묘한 침묵을 깬 것은 김옥두 사무총장. 김총장은 이훈평 의원에게 달려가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라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나 이미 일은 벌어진 상황.
곧이어 서영훈 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다.
“‘대표는 무슨 대표냐’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여러분이 저를 대표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먼저 대표가 되고 싶어 이 당에 온 것 아닙니다. 정치하기 싫다는 사람 억지로 데려다 대표자리 맡길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는….”
서대표의 분노에 찬 발언은 이후에도 한참 계속됐다. 대표 취임 이후 당에서 받은 온갖 설움과 최근의 대표 경질설 파동을 겪으면서 느꼈던 서운함이 잔뜩 녹아 있는 발언이었다.
서대표가 격앙한 것엔 자신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람이 바로 이훈평 의원이라는 사실도 크게 작용한 듯했다. 이의원은 권노갑 고문의 측근 인사로 평소 권고문 진영에서 서대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서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이의원의 발언을 통해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왔다고 볼 수 있기 때문.
결국 이날 의원총회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끝났다. 김총장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이의원을 구석으로 불러 무엇인가 얘기하는 등 사태의 파장을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날 다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서대표는 “내가 어제 너무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 같다”고 유감을 표시함으로써 전날의 소동은 ‘없던 일’이 됐다.
그러나 이번 소동은 서대표의 위상과 정치력에 대한 당내의 논란이 표면으로 솟은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그 영향이 적지 않은 듯하다. 서대표라는 ‘얼굴 마담’ 뒤에서 일부 ‘실세’들이 당권을 모두 장악한 기형적 구조에 따른 필연적인 불협화음으로 볼 수 있는 것.
서대표는 8월 전당대회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에 추대되는 데 이어 당분간 당 대표직을 계속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처럼 ‘서대표 흔들기’가 노골화되면 당의 공식 라인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사적 라인’이 당무를 주도하는 데 따른 분란도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요즘 서대표의 어깨가 유난히 처져 보이는 이유를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