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7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혀 그동안의 금리인상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하야미 일본은행 총재는 금리인상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해 온 바 있어 이번 결정은 실물경제 부서인 대장성 등 외부 압력에 의한 측면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곧 외부 압력이 사라지고 여건만 조성되면 언제든지 금리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다.
일본의 금리인상 논란은 지난 6월 일본 경제기획청이 2000년 1·4분기 GDP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일본 경제가 전기대비 2.4%, 연율 10.0% 성장했다는 통계가 나오자 일본은행이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이상 경기부양 효과를 제외하면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구조조정 지연 및 도덕적 해이 같은 부작용만 야기하는 제로금리 정책을 지속할 명분이 없다며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해 온 것이다. 하지만 서방 선진국들은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 일본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세계경제의 급속한 냉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로금리 정책 포기에 적극 반대해 왔다.
자금의 일부 유입은 국제자본 유동성 불러
문제는 일본 경제가 정말로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했는가 하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재 일본 경제회복을 속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기획청의 GDP 통계는 전분기 대비 수치로, 계절적 요인과 일본 경제에 만연한 디플레 영향을 계산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한 전년 동기 대비 수치를 구할 경우 1·4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1.1%로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98년 이후 일본 경제는 그해 3·4분기에 0.1% 플러스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곤 지금까지 모든 분기에서 성장이 정체되거나 감소했다. 이번 제로금리 지속 결정이 올바른 판단으로 평가받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일본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소비를 억제하는 대신 저축을 증가시켜왔지만 그 결과 사회 전체적으로 내수가 감소하면서 생활수준이 악화되는 ‘절약의 역설’(paradox of thrifty)로 설명할 수 있다. 지난 30년대, 개인적으로는 저축 증가가 미덕일지 몰라도 사회 전체에는 역효과를 가져온다고 설파한 영국 경제학자 케인스의 주장에 그대로 부합하는 국가가 바로 일본인 것이다. 일본의 전체 GDP에서 6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 지출을 살펴보면 경기회복 주장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입증된다. 지난 5월 민간소비 지출이 전월 대비 0.4%, 6월에도 5월에 비해 1.2%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기회복은 소비자의 소비심리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긍정적인 지표가 나오면 일본은행은 금리인상 명분을 더욱 확실하게 보유하게 된다.
그렇다면 일본의 금리인상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긍정적인 효과로는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일본 제품에 대한 우리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일본에서 자금을 차입한 아시아 국가들의 이자 부담이 증가해 역내 경제회복이 더뎌지면서 수입 수요가 감소해 대(對)아시아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정적인 효과로 지적된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일본은행이 언제든지 금리를 올릴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저금리에 매력을 못 느껴 일본 시장을 빠져나갔던 자금이 금리인상으로 인해 다시 일본으로 유입되면서 국제 자본흐름이 급격히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7년의 환란위기도 일본기관들의 대출 회수가 직접적 원인 중 하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의 금리인상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금리인상 논란은 지난 6월 일본 경제기획청이 2000년 1·4분기 GDP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일본 경제가 전기대비 2.4%, 연율 10.0% 성장했다는 통계가 나오자 일본은행이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이상 경기부양 효과를 제외하면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구조조정 지연 및 도덕적 해이 같은 부작용만 야기하는 제로금리 정책을 지속할 명분이 없다며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해 온 것이다. 하지만 서방 선진국들은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 일본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세계경제의 급속한 냉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로금리 정책 포기에 적극 반대해 왔다.
자금의 일부 유입은 국제자본 유동성 불러
문제는 일본 경제가 정말로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했는가 하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재 일본 경제회복을 속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기획청의 GDP 통계는 전분기 대비 수치로, 계절적 요인과 일본 경제에 만연한 디플레 영향을 계산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한 전년 동기 대비 수치를 구할 경우 1·4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1.1%로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98년 이후 일본 경제는 그해 3·4분기에 0.1% 플러스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곤 지금까지 모든 분기에서 성장이 정체되거나 감소했다. 이번 제로금리 지속 결정이 올바른 판단으로 평가받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일본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소비를 억제하는 대신 저축을 증가시켜왔지만 그 결과 사회 전체적으로 내수가 감소하면서 생활수준이 악화되는 ‘절약의 역설’(paradox of thrifty)로 설명할 수 있다. 지난 30년대, 개인적으로는 저축 증가가 미덕일지 몰라도 사회 전체에는 역효과를 가져온다고 설파한 영국 경제학자 케인스의 주장에 그대로 부합하는 국가가 바로 일본인 것이다. 일본의 전체 GDP에서 6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 지출을 살펴보면 경기회복 주장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입증된다. 지난 5월 민간소비 지출이 전월 대비 0.4%, 6월에도 5월에 비해 1.2%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기회복은 소비자의 소비심리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긍정적인 지표가 나오면 일본은행은 금리인상 명분을 더욱 확실하게 보유하게 된다.
그렇다면 일본의 금리인상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긍정적인 효과로는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일본 제품에 대한 우리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일본에서 자금을 차입한 아시아 국가들의 이자 부담이 증가해 역내 경제회복이 더뎌지면서 수입 수요가 감소해 대(對)아시아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정적인 효과로 지적된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일본은행이 언제든지 금리를 올릴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저금리에 매력을 못 느껴 일본 시장을 빠져나갔던 자금이 금리인상으로 인해 다시 일본으로 유입되면서 국제 자본흐름이 급격히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7년의 환란위기도 일본기관들의 대출 회수가 직접적 원인 중 하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의 금리인상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