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 그룹 모임인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는 7월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경기도 양평에서 대규모 수련회를 가졌다. 비록 외양은 ‘21세기 국가 물관리 정책과 친환경적 지역발전 방안’이라는 정책 포럼의 형식을 빌렸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개혁성을 효율적으로 당 지도부에 관철시키기 위한 전열 정비의 성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당 내외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이 부족했다” 등의 ‘개혁성 희석’에 대한 자성론과 함께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모임의 소속 의원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대변인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을 보아도 그렇다.
이날 모임에는 남경필 김부겸 심재철 안영근 김영춘 원희룡 오세훈 의원 등 원내 9명과 10여명의 원외 지구당위원장을 포함해 30여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이에 앞선 7월19일 서울 시내 한 호텔. 이날의 자리에서는 민주당의 30, 40대 원내외 위원장 30여명이 모여 김민석 의원을 최고위원 경선의 청년대표로 사실상 합의 추대했다. 허인회 우상호 이인영 등 몇몇 원외위원장이 “젊은 위원장들이 모여 특정인을 지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충분한 토론도 없었다”고 반대 입장을 밝히며 중간 퇴장했지만, 대부분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반대파 중 일부가 권노갑 고문의 영향권 아래 들어 있다는 이유였다.
이날 모임의 참석자는 김민석 원유철 김성호 이종걸 송영길 장성민 임종석 의원과 이승엽 배선영 김영술 이평수 노관규 황장수 허인회 우상호 이인영 위원장 등. 이들이 집단 세력화할 경우 규모에서 다른 세력 집단에 결코 뒤지지 않는 파워가 형성된다. 이 모임의 오영식 위원장은 “민주당은 노-장-청 통합에 기초한 전국 정당”이라며 “유권자의 60%에 이르고 당내 위원장의 15% 선인 개혁적 청년그룹이 정치개혁과 당 발전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대변해야 한다”고 김민석 의원 추대의 명분을 밝혔다.
정치권의 틀 자체를 바꿀 수도 있는 이러한 대전환의 조짐은 정당운영, 정치문화, 정치행태 등 정치권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과거 14대나 15대 국회 원구성 초반에 일어났던 각종 새로운 흐름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정가의 일반적인 평가다. 세대 갈등, 이념 갈등 등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흐름과 기존의 흐름이 맞닥뜨리면서 생기는 충돌이 새 질서 형성을 위한 진통 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문은 정치문화의 혁신에서부터 열리고 있다. “초선들이 자기들 심부름꾼인가. 시키는 대로 안한다고 욕하게…. 그렇게 좋으면 자기들이 하지 왜 초선들을 시키나. 국민이 안 좋아하는 것을 왜 하라고 하는가. 중진 의원들도 변해야 한다.”(민주당 호남지역 초선 의원 A씨)
“의원총회 한다고 해서 가보면 총무 협상이 안 끝났다고 1, 2시간씩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 국회의원들이 불만이 많다. 정해진 시각에 시작하든지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의원회관 등에서 대기하다 모이면 될 텐데 지도부 일정에 맞춰 의원들을 끌고 다니고 있다.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나.” (민주당 서울지역 초선 의원 B씨)
‘새로운 의회문화를 창조하는 의원들의 모임’을 결성한 민주당 김성호 의원은 “우리가 그렇게 이름 붙인 이유가 있다. 좀더 성숙하고 세련된 정치문화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변화된 시대에 맞는 정치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국회의원들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미래연대에 속해 있는 김영춘 의원도 “앞으로 의원들과 뜻을 모아 국회 운영의 불합리한 점 등을 정리해 개선토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의원들의 정치문화 혁신 노력은 ‘기득권 포기’로도 나타났다. 국회의원 임기가 48개월임에도 49개월분 세비를 받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회의원 수당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제출(6월30일)하거나 정치 신인에게 절대 불리하게 돼 있는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7월2일)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재선인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약간 다른 측면에서 정치문화의 대변화를 설명했다. “과거에는 보스에게 잘 보여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의식이 강했다. 한마디로 국회의원 되기가 쉬웠다. 이럴수록 국민을 우습게 본다. 그러나 16대 들어와 달라졌다.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 운동이 일어나고 인터넷 발달 등으로 시민들의 감시활동이 일반화되면서 국회의원 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지금은 의정활동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국회의원들의 머리에 꽉차 있다.”
이의원은 △본회의가 열리면 과거와 달리 자리를 떠나는 의원들이 거의 없다 △상임위가 예정 시간보다 1시간 정도 늦게 열리는 게 다반사였는데 지금은 거의 시간을 지킨다 △과거에는 여야 관계가 투쟁 위주였다면 지금은 협상 위주로 변했다는 점 등을 달라진 정치문화의 예로 거론했다.
정당 운영과 구조에서도 큰 틀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36세인 민주당 김민석 의원, 47세인 정동영 의원이 최고위원에 도전한 것이 상징적이다. 이들이 최고위원에 당선될 경우 중진 중심의 정당운영에 일대 변화가 올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정의원의 한 측근은 “20, 30대의 변화욕구에 당이 부응해야 한다. 그런 구조로 당이 바뀌어야 한다. 119명의 민주당 의원 중 초-재선 의원이 88명이다. 최고위원들이 전부 60대로 구성될 경우 얼마나 기형적인 구조냐. 20, 30대가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들 두 의원 중 한 명이라도 최고위원 진입에 성공할 경우 정치권에는 세대교체 흐름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강한 도전에 위기 의식을 느낀 중진 의원들은 “최고위원이란 경륜이 필요한 자리” “벌써 최고위원이 되면 나중에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진 의원들의 골프 회동 자리에서는 으레 ‘건방진 초`-`재선’들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현재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틀의 변화를 시대적인 요인과 연결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한 정무보좌역은 “기존 정치 질서에 대한 도전이 집단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스 중심, 중앙당 중심으로 만들어졌던 1960년대 이후의 정당구조를 거부하고 새로운 정당구조와 의회활동을 요구하는 세력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는 것. 그는 “시민단체들의 감시활동이나 남북간 화해 기류 등도 정치문화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킨 외부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1970년 YS와 DJ가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정치권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것을 지금의 상황과 같은 맥락에서 보는 사람도 있다. 민주당 김성호 의원은 “40대 기수론이 나온 이후 30년 만에 한국 정치의 틀 자체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도 일시적이고 개별적으로 정치권의 변화를 부르짖은 목소리는 있었으나 지금처럼 세력으로, 여야를 초월해 지속적으로, 모든 부문에서 변화의 바람이 일어난 때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하나의 안정된 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이를 “주장은 없고 말은 많다”는 말로 요약했다. “혁신을 부르짖는 초선 의원들의 주장이 정리가 안 돼 있어 다른 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작은 것이라도 확실한 성과를 얻어내야 하는데 말에 비해 결과물이 없다”거나 “국회의원은 입법기관인 만큼 궁극적으로는 의정활동상의 변화로 나타나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이한동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보듯 당론에 충실한 ‘거수기’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어 당 차원을 떠나 좀더 과감한 의정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록 광주의 술판 사건처럼 작은 굴곡은 있겠지만,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큰 변화의 태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날 모임에는 남경필 김부겸 심재철 안영근 김영춘 원희룡 오세훈 의원 등 원내 9명과 10여명의 원외 지구당위원장을 포함해 30여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이에 앞선 7월19일 서울 시내 한 호텔. 이날의 자리에서는 민주당의 30, 40대 원내외 위원장 30여명이 모여 김민석 의원을 최고위원 경선의 청년대표로 사실상 합의 추대했다. 허인회 우상호 이인영 등 몇몇 원외위원장이 “젊은 위원장들이 모여 특정인을 지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충분한 토론도 없었다”고 반대 입장을 밝히며 중간 퇴장했지만, 대부분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반대파 중 일부가 권노갑 고문의 영향권 아래 들어 있다는 이유였다.
이날 모임의 참석자는 김민석 원유철 김성호 이종걸 송영길 장성민 임종석 의원과 이승엽 배선영 김영술 이평수 노관규 황장수 허인회 우상호 이인영 위원장 등. 이들이 집단 세력화할 경우 규모에서 다른 세력 집단에 결코 뒤지지 않는 파워가 형성된다. 이 모임의 오영식 위원장은 “민주당은 노-장-청 통합에 기초한 전국 정당”이라며 “유권자의 60%에 이르고 당내 위원장의 15% 선인 개혁적 청년그룹이 정치개혁과 당 발전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대변해야 한다”고 김민석 의원 추대의 명분을 밝혔다.
정치권의 틀 자체를 바꿀 수도 있는 이러한 대전환의 조짐은 정당운영, 정치문화, 정치행태 등 정치권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과거 14대나 15대 국회 원구성 초반에 일어났던 각종 새로운 흐름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정가의 일반적인 평가다. 세대 갈등, 이념 갈등 등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흐름과 기존의 흐름이 맞닥뜨리면서 생기는 충돌이 새 질서 형성을 위한 진통 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문은 정치문화의 혁신에서부터 열리고 있다. “초선들이 자기들 심부름꾼인가. 시키는 대로 안한다고 욕하게…. 그렇게 좋으면 자기들이 하지 왜 초선들을 시키나. 국민이 안 좋아하는 것을 왜 하라고 하는가. 중진 의원들도 변해야 한다.”(민주당 호남지역 초선 의원 A씨)
“의원총회 한다고 해서 가보면 총무 협상이 안 끝났다고 1, 2시간씩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 국회의원들이 불만이 많다. 정해진 시각에 시작하든지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의원회관 등에서 대기하다 모이면 될 텐데 지도부 일정에 맞춰 의원들을 끌고 다니고 있다.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나.” (민주당 서울지역 초선 의원 B씨)
‘새로운 의회문화를 창조하는 의원들의 모임’을 결성한 민주당 김성호 의원은 “우리가 그렇게 이름 붙인 이유가 있다. 좀더 성숙하고 세련된 정치문화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변화된 시대에 맞는 정치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국회의원들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미래연대에 속해 있는 김영춘 의원도 “앞으로 의원들과 뜻을 모아 국회 운영의 불합리한 점 등을 정리해 개선토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의원들의 정치문화 혁신 노력은 ‘기득권 포기’로도 나타났다. 국회의원 임기가 48개월임에도 49개월분 세비를 받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회의원 수당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제출(6월30일)하거나 정치 신인에게 절대 불리하게 돼 있는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7월2일)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재선인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약간 다른 측면에서 정치문화의 대변화를 설명했다. “과거에는 보스에게 잘 보여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의식이 강했다. 한마디로 국회의원 되기가 쉬웠다. 이럴수록 국민을 우습게 본다. 그러나 16대 들어와 달라졌다.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 운동이 일어나고 인터넷 발달 등으로 시민들의 감시활동이 일반화되면서 국회의원 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지금은 의정활동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국회의원들의 머리에 꽉차 있다.”
이의원은 △본회의가 열리면 과거와 달리 자리를 떠나는 의원들이 거의 없다 △상임위가 예정 시간보다 1시간 정도 늦게 열리는 게 다반사였는데 지금은 거의 시간을 지킨다 △과거에는 여야 관계가 투쟁 위주였다면 지금은 협상 위주로 변했다는 점 등을 달라진 정치문화의 예로 거론했다.
정당 운영과 구조에서도 큰 틀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36세인 민주당 김민석 의원, 47세인 정동영 의원이 최고위원에 도전한 것이 상징적이다. 이들이 최고위원에 당선될 경우 중진 중심의 정당운영에 일대 변화가 올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정의원의 한 측근은 “20, 30대의 변화욕구에 당이 부응해야 한다. 그런 구조로 당이 바뀌어야 한다. 119명의 민주당 의원 중 초-재선 의원이 88명이다. 최고위원들이 전부 60대로 구성될 경우 얼마나 기형적인 구조냐. 20, 30대가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들 두 의원 중 한 명이라도 최고위원 진입에 성공할 경우 정치권에는 세대교체 흐름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강한 도전에 위기 의식을 느낀 중진 의원들은 “최고위원이란 경륜이 필요한 자리” “벌써 최고위원이 되면 나중에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진 의원들의 골프 회동 자리에서는 으레 ‘건방진 초`-`재선’들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현재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틀의 변화를 시대적인 요인과 연결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한 정무보좌역은 “기존 정치 질서에 대한 도전이 집단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스 중심, 중앙당 중심으로 만들어졌던 1960년대 이후의 정당구조를 거부하고 새로운 정당구조와 의회활동을 요구하는 세력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는 것. 그는 “시민단체들의 감시활동이나 남북간 화해 기류 등도 정치문화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킨 외부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1970년 YS와 DJ가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정치권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것을 지금의 상황과 같은 맥락에서 보는 사람도 있다. 민주당 김성호 의원은 “40대 기수론이 나온 이후 30년 만에 한국 정치의 틀 자체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도 일시적이고 개별적으로 정치권의 변화를 부르짖은 목소리는 있었으나 지금처럼 세력으로, 여야를 초월해 지속적으로, 모든 부문에서 변화의 바람이 일어난 때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하나의 안정된 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이를 “주장은 없고 말은 많다”는 말로 요약했다. “혁신을 부르짖는 초선 의원들의 주장이 정리가 안 돼 있어 다른 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작은 것이라도 확실한 성과를 얻어내야 하는데 말에 비해 결과물이 없다”거나 “국회의원은 입법기관인 만큼 궁극적으로는 의정활동상의 변화로 나타나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이한동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보듯 당론에 충실한 ‘거수기’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어 당 차원을 떠나 좀더 과감한 의정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록 광주의 술판 사건처럼 작은 굴곡은 있겠지만,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큰 변화의 태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