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에 우리나라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부모에게 섭섭하거나 아쉬운 점이 무엇이었느냐에 대한 답으로 뒷받침부족이 15%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부모가 권위적이거나 지나치게 엄격했다가 11%, 무관심했다가 5%였다(49%는 없음). 반대로 자식에게 섭섭하게 느낀 때를 부모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자식이 반항하거나 말대꾸할 때가 14%, 부모의 마음을 몰라주거나 무시할 때가 11%, 성적부진이 9% 순이었다 (48%는 없음).
이처럼 부모와 자식간에도 섭섭하거나 아쉬운 점이 많다. 부모 중에도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훨씬 낫다. 미혼남녀 340명에게 자신의 고민거리를 누구에게 자주 이야기하는지를 물어보았더니 어머니는 34%나 되지만 아버지는 불과 8%에 지나지 않았다. 왜 아버지는 고민의 의논상대가 되지 못하는가.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한 광고회사에서 1998년 중고생 800명에게 바람직한 아버지상을 물어보았더니 ‘일보다 가정생활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버지’를 바람직하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84%이고, ‘가정보다 일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버지’는 겨우 16%에 지나지 않았다. 또 자식에 대해서 ‘친구처럼 지내려는 아버지’가 이상적이라는 응답이 83%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친구처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버지를 압도적으로 바라고 있다. 그래서 공자도 일찍이 아버지와 자식은 무엇보다 친해야 한다고 강조했나 보다(父子有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