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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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바이코리아’

현대증권 이익치회장 경영복귀… “블루칩시대는 갔다. 인터넷 벤처에 투자하라”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7-03-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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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11일 정오 무렵,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빌딩 내 현대증권 테크노마트지점에 말쑥한 차림의 신사 한명이 나타났다. 마침 점포에 있던 20여명의 고객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내면서 그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고객들의 대환영을 받은 사람은 ‘바이 코리아’ 열풍의 주인공 이익치 현대증권회장이었다.

    고객들이 이회장을 곧바로 알아보지 못한 것은 그가 과거보다 다소 ‘야윈’ 때문. 이회장은 지난 9월 현대증권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11월3일 집행유예로 풀려날 때까지 교도소 신세를 지면서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평소보다 8kg 정도나 몸무게가 준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들이 이회장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낸 것은 ‘이익치 주가’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교롭게도 증시는 이회장이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이후 침체됐고 그가 석방되자 1000포인트를 향해 힘차게 내닫고 있다.

    이회장은 이날 고객들이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느냐”고 묻자 구체적인 종목은 언급하지 않고 바이코리아 밀레니엄칩펀드에 대해서 설명했다. 밀레니엄칩펀드는 현대증권이 11월6일부터 2000억원을 목표로 판매하기 시작한 수익증권으로, 인터넷 정보통신 반도체 등 첨단 업종 주식에 집중투자한다.



    “내년 주가 1470포인트 될 것”

    밀레니엄칩펀드는 이회장이 침체에 빠진 바이코리아 펀드의 활성화를 위해 내던진 승부수라고 할 만하다. 11월9일 현재 밀레니엄칩펀드는 400억원에 육박하는 판매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회장은 이날 이제 블루칩시대는 지나갔다고 강조했다. 블루칩이란 삼성전자 포항제철 SK텔레콤 등 그동안 주식시장을 대표해왔던 핵심 우량주를 일컫는 말. 이회장에 따르면 이들 우량주의 치명적인 결점은 대체로 핵심 부품의 외국 의존도가 높아 부가가치가 낮다는 것. 이회장은 이 점에서 밀레니엄에는 인터넷이나 벤처 관련 주식이 뜰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이회장의 테코노마트지점 방문은 석방 이후 그의 활동방식을 상징적으로 예고해주고 있다. 그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때문에 석방 이후 가급적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대신 고객들과 1대 1 접촉을 강화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가 11월12일 서울 근교 골프장에서 고객들과 라운딩한 것도 이런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회장은 조용한 가운데서도 ‘공격 경영’은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과시하고 있다. 우선 그는 LG증권에 내준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재탈환하기 위해 ‘바이코리아 돌풍’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대증권이 앞으로 펀드 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기존 펀드 운용 방식을 탈피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바이코리아 돌풍을 재현하기 위해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일부 바이코리아펀드에 대우그룹 회사채를 편입한 사실이 드러나 펀드 운용의 신뢰성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던 시점이었다. 이회장이 출감과 동시에 공격 경영 노선을 밀고나가자 증시 주변에선 “현대그룹은 연말 부채비율 200% 목표 달성을 위해 5조원대의 유상증자 물량을 소화시켜야 하는데 그 때문에 주식시장을 한번 더 부양시키려고 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상태. 물론 현대증권측은 “터무니없는 낭설”이라고 부인한다.

    어쨌든 이회장이 혐의를 완전히 벗은 것은 아닌 만큼 이번 복귀는 한시적인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그동안 이회장이 또 어떤 일을 해낼지 주목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이회장 출감 직후 올 연말과 2000년 말 종합지수를 1090포인트와 1470포인트로 제시,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를 높여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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