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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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역항공사 제대로 뜰까

  • 제주=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입력2002-10-04 1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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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지역항공사 제대로 뜰까

    9월17일 제주 크라운호텔에서 열린 체코산 비행기 설명회 후 체코 항공기 제조업체 임직원 및 수입과 정비를 맞게 될 LG상사 임직원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9월17일 제주도에서는 체코대사관 주최로 ‘체코의 밤’ 행사가 마련됐다. 체코대사관이 제주도에서 체코를 알리는 행사를 마련한 것은 제주 지역항공사의 도입 기종을 놓고 체코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LZ에어로노티컬사(LZ Aeronautical Industries)가 캐나다 프랑스 등의 업체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국 업체가 자사 항공기 홍보에 적극 나선 것은 제주 지역항공사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주 지역항공사는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공약으로 내건 사업으로 8월에 지역항공사 설립추진 기획단(단장 강관보)이 마련되면서 본격화됐다. 제주도는 연내 도의회의 승인을 받아 자본금 200억원 규모의 지역항공사를 내년까지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강관보 단장은 “회사가 설립되면 회사 운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것”이라며 “빠르면 2004년, 요금이 제주-서울 간 기준 현재보다 20~30% 정도 저렴한 50인승 이하의 프로펠러 여객기의 시험운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지역항공사 설립은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의 93%가 항공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97년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항공요금을 연평균 12.8%씩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고조된 제주도민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 제주도가 의뢰한 교통개발연구원의 지역항공사 설립 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기존 항공사는 근본적으로 국제선 위주의 운항에 치중하고 있어 국내선은 채산성 확보가 불가능해 요금인상을 억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교통개발연구원 보고서는 이 때문에 국내선을 위주로 하는 항공사 설립이 필요하고, 최장거리인 제주`-`인천 간 거리가 468km에 불과한 국내선의 경우 프로펠러 여객기가 유리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프로펠러 여객기는 제트기보다 연료 효율성과 안전성이 뛰어나 미국 등지에서는 대도시와 중소도시를 연결하는 주기종으로 자리잡는 등 외국에서는 단거리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반면 기존 항공사들은 제주도의 지역항공사 설립 계획에 대해 냉소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산업의 초기 투자비용이 상당하고, 수익성을 갖추기까지는 장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은 이익을 기대하기보다 투자만 해야 하는 상황이라 도에서 얼마나 적극적일지 의문이라는 것. 이에 대해 강관보 단장은 “제주도를 드나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교통수단인 만큼 도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소극적일 이유가 없다”며 “여러 지방도시들도 항공사 설립을 구상하고 있어 제주도를 시작으로 지역항공사가 보편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항공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도 예산을 쏟아부어야 하는 일이 없도록 채산성 여부를 확실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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