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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트 기술 눈앞에 있네

의료기기부터 생활제품까지 일상에서 무엇이든 제작 가능

  • 권건호 전자신문 기자 wingh1@etnews.com

3D프린트 기술 눈앞에 있네

3D프린트 기술 눈앞에 있네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생들이 개발한 100만 원대 보급형 3D프린터 ‘델타 3D 프린터’.

#1 얼굴뼈가 함몰된 환자 A씨는 9월 서울성모병원에서 3차원(3D) 프린터로 만든 인공 뼈 보형물 이식 수술을 받았다. A씨 얼굴에 이식된 인공보형물은 함몰된 부위의 뼈가 재생될 때까지 골격을 지탱하고, 뼈가 다 자라면 분해된다.

#2 미국 뉴욕의 벤처기업 SOLS는 3D프린터를 활용한 맞춤형 신발 깔창 제작 사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개개인의 취향과 발바닥 모양에 맞춰 소재와 굴곡 등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사업모델이 인기 비결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3D프린트 기술이 이제 우리 일상으로 들어왔다. 3D프린트용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늘어났고, 3D프린터 가격 역시 낮아져 대중화 단계로 나아가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3D프린터를 제작하는 업체가 늘고 있고, 3D프린트 교육사업 역시 각광받고 있다.

가격 낮아지고 소재도 다양

3D프린터는 3차원 도면을 입력하면 그걸 바탕으로 입체 모양 그대로 실물을 출력하는 기계다. 장난감이나 인형은 물론이고, 극도로 정밀함을 요구하는 사람 뼈 대체물까지 원하는 크기로 만들 수 있다. 소재도 금속, 세라믹, 플라스틱, 왁스 등으로 다양해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3D프린트 기술은 오래전부터 미래 유망기술로 주목받아 왔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먼저 3D프린터 한 대가 수천만 원을 넘어가는 고가라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제품 하나를 출력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문제였다. 이후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면서 3D프린터 제작단가가 낮아졌고, 제품 출력 시간도 단축됐다. 출력한 제품의 품질도 개선됐다.

이제는 100만 원대 이하 3D프린터까지 등장했다. 대만 3D프린터 제조업체 XYZ프린팅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499달러(약 55만 원)짜리 3D프린터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XYZ프린팅은 최근 국내에 3D프린터 ‘다빈치 1.0’ 모델을 66만9000원에 출시했다. 아나츠 등 국내 3D프린터 업체도 100만 원대 3D프린터를 속속 선보였다.

3D프린트용 소재가 다양해지는 것도 대중화에 힘을 싣는다. 지금까지는 플라스틱 합성수지(ABS)나 필라멘트(PLA), 나일론 등이 주로 쓰였지만 이제는 사탕수수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까지 등장했다. 앞으로는 초콜릿 등 음식재료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D프린터 제작기술이 발달하고 소재가 다양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3D프린트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도 확대됐다. 3D프린트 기술 활용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분야는 의료다. 지난해 국내 의료진은 선천적으로 코가 없이 태어나 호흡이 어려운 몽골 아이에게 3D프린트 기술을 활용해 인공코를 만들어줬다.

3D프린트 기술 눈앞에 있네

디큐브백화점은 9월 서울 구로구 경인로 본점에 3차원(3D) 모형 제작공간인 ‘3D 스튜디오 M’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카메라 64대로 인물을 360도 촬영한 뒤 3D프린터를 이용해 해당 인물을 닮은 축소모형을 제작해준다(위). 대만 3D프린터 제조업체 XYZ프린팅은 11월 18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인용 3D프린터 ‘다빈치 1.0A’를 선보였다.

인공관절과 인공피부, 인공장기를 만드는 기술도 개발 단계에 있다. 6월 조동우 포스텍(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이종원·김성원 가톨릭대 의대교수팀, 김덕호 미국 워싱턴대 교수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3D 세포프린터에 적용할 수 있는 바이오잉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인체 조직을 화학 처리하고 세포만 제거해 바이오잉크를 만들었고, 이 바이오잉크를 사용해 뼈와 연골, 지방 등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건축, 설계, 음식 분야에서도 3D프린터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망도 장밋빛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내년부터 세계 3D프린터 판매 대수가 매년 2배씩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시장 규모도 2015년 16억 달러에서 2018년에는 13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3D프린트 산업이 각광받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10월 일본 법원은 3D프린터로 권총을 만든 20대 청년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경찰에 붙잡힌 요시모토 이무라는 평범한 대학 교직원이었지만 집에 6연발 권총을 포함해 5정의 권총을 3D프린터로 제작해 보유하고 있었다. 권총 설계도는 미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손쉽게 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과학수사연구소는 이 권총이 실제 발사가 가능하며, 살상 능력도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 발전 위해 제도 정비 선행돼야

앞서 미국 제조업체 솔리드 콘셉츠는 3D프린터를 사용해 금속 재질의 권총을 만들어 선보이기도 했다. 무기 제작 등 3D프린터를 이용한 범죄 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이다. 동전이나 열쇠 등을 위조해 범죄에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불법 의료기기 제작 및 시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식재산권 분쟁도 대표적인 역기능으로 꼽힌다. 도면만 있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유명 디자이너의 상품도 손쉽게 모방할 수 있다. 산업적으로는 전통 금형산업 일부를 대체하면서 관련 산업 일자리가 감소할 우려도 있다.

3D프린트 기술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기술영향평가 결과를 내놓았다. KISTEP은 기술영향평가를 통해 “3D프린트가 전통 금형산업 일부를 대체함에 따라 관련 산업 일자리가 감소하고, 불법 의료기기 제작 및 시술 등 프린트 범죄로 사회적 혼란이 유발될 수 있다”며 “지식재산권 분쟁이 확대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 제조 경쟁력을 좌우할 3D프린트 기술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동반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KISTEP 측은 3D프린터의 성능 향상, 사업화, 관련 기술의 국산화,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육성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불법 및 무단 제조 제품의 유통과 판매 등에 대한 선제적인 제도 정비, 기존 산업과의 갈등을 줄이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도 강조했다.



주간동아 964호 (p48~49)

권건호 전자신문 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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