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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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철

    입력2013-11-29 17: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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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끈이 있으니 연이다

    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으며

    줄도 손길도 없으면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리

    눈물이 있으니 사랑이다



    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날아라 훨훨

    외로운 들길, 너는 이 길로 나는 저 길로

    멀리 날아 그리움에 지쳐

    다시 한 번

    돌아올 때까지

    이 시를 읽으니 자연스레 ‘인연’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인연은 가오리연과 그것을 매달고 있는 실의 관계인가 싶기도 하고…. 그것을 끊어버리면 죽는 것인가. 가끔 지독한 인연에서 벗어나고 싶다. 연이 하늘 높이 까마득하게 올라가면 단호하게 연줄을 끊어버리기도 한다. 사랑, 눈물, 뭐 이런 것 없이 살고 싶은 거다. ─ 원재훈 시인



    詩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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