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4

..

일본 콘텐츠 해부 기획 젊은 세대 일독 권할 만

  • 임정우 ㈜피플스카우트 대표

    입력2009-09-16 15:03: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일본 콘텐츠 해부 기획 젊은 세대 일독 권할 만
    703호 커버스토리 ‘콘텐츠 왕국 日本’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주제로 ‘일류(日流)’를 형성하는 그들의 콘텐츠를 들여다봤다. 이미 한국인의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일본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혼네(本音·속마음)와 다테마에(立前·겉으로 드러난 태도)로 표현되는 일본인의 생활양식을 알아야 한다.

    일본인은 전체를 위해 개개인이 자기 소임을 다하는 조화를 뜻하는 ‘와(和)’를 중요시한다. 그런 사회에서 살면서도 자신만의 관심 영역에 몰입함으로써 일탈을 꿈꾸는 마니아인 ‘오타쿠’가 양산되는 것은 일본 특유의 문화현상이다.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일본 문화에 부정적인 부분이 많이 보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703호 커버스토리는 일본 문화를 맹목적으로 거부하던 기존 세대나 맹목적으로 좇는 젊은 세대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기획이었다. 한국인이 부정적으로 보는 부분(잔학성, 변태성 등)에 대한 문화적 배경과 이해를 돕도록 잘 구성됐고, 특히 일본 만화의 생존경쟁 시스템, 불법복제 소프트웨어가 없는 점과 다양한 문학상은 한국 문화를 세계적으로 키우기 위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우리와 다른 역사적 배경 때문에 생겨난 콘텐츠(사무라이, 다신교 문화, 요괴 스토리 등)는 우리가 열광하는 일본 문화(애니메이션, 소설, 만화 등)를 다시 한 번 되짚어보면서 한국 문화의 장점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다. 일본처럼 한국 문화 가운데 세계 문화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일본문학 번역가인 양억관·김난주 부부 인터뷰는 양국 문화에 대한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번역가로서의 한계도 보여줬다. ‘일본 극우학자가 한국에 가서 사과해도 용인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대목과 ‘한국 교수들이 정권과 연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한국 문학의 유연성 부족을 설명하는 근거로는 다소 군색한 느낌이다.



    여기에 한일 양국 콘텐츠 비교, 한국 콘텐츠의 한계와 방향을 제시했으면 언론으로서의 소명에 더 충실하지 않았을까 싶다. ‘강남은 지금 마지막 폭탄 돌리기’는 경기 회복으로 막연히 예측했던 부동산 경기 반등의 허상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설명해 신선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