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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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통증 ‘말끔’ 발걸음은 ‘가뿐’

관절염 초·중기 환자 ‘관절내시경 수술’ 효과 탁월 … 수술 시간 짧고 후유증 적어 환자들 ‘만족’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5-05-12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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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릎 통증 ‘말끔’ 발걸음은 ‘가뿐’

    무릎 수술을 하고 있는 강서제일병원 송상호 원장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이강토(51) 씨는 최근 무릎에 심한 통증을 느껴 관절수술 전문 병원인 강서제일병원(서울 강서구 화곡동)을 찾았다. 2년 전부터 다리를 구부리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불편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날은 꼼짝도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MRI 검사 뒤 확인된 병명은 ‘내측 연골판 파열’이었다. 무릎 안쪽에서 쿠션 구실을 하는 연골에 이상이 생긴 것.

    찢어진 연골판을 수술로 이어주자는 송상호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의학박사)의 얘기를 듣는 순간, 이 씨는 걱정부터 앞섰다. 무릎 절개 수술을 받으면 일주일 이상 입원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바로 5일 뒤에 외국 바이어와 약속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 시간 30분에 입원 기간도 2~3일이면 된다는 송 원장의 설명을 듣고 난 뒤 그는 당장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 결과는 대만족. 수술 이틀 뒤 퇴원한 그는 외국 바이어와의 수출 계약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무릎 통증이 말끔히 사라지고 운동하는 데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수술받은 자리에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았다.

    이 씨가 받은 수술은 문제가 생긴 무릎 관절부위에 1cm 미만의 구멍을 내고 카메라가 달린 관절내시경을 삽입해 관절 상태를 모니터로 보면서 관절 속의 이물질과 손상된 연골을 정리하는 ‘관절내시경 수술’. 모니터를 통해 관절 속을 확대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적확한 치료가 가능하며, CT나 MRI 같은 특수 촬영으로도 파악하지 못한 질환 상태까지 정확히 진단해 수술할 수 있다.

    관절염 말기 땐 인공관절 수술 ‘효과’



    또한 이 수술은 수술 시간이 짧고 절개 부위가 작다 보니 감염 같은 수술 후유증이 일어날 소지가 줄어들고, 수술 후의 통증도 적으며, 입원 기간 단축으로 비용도 줄일 수 있는 게 큰 장점. 특히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점 때문에 미용적 측면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기도 하다.

    송 원장은 “인체는 수많은 관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관절은 많은 운동량으로 인해 퇴행성 변화를 겪거나 각종 질환에 노출될 뿐 아니라 최근에는 교통사고, 산업재해, 운동으로 인한 손상 등의 피해가 늘고 있다”며 “예전에는 이러한 관절질환이나 손상을 관절 부위를 직접 절개해 수술했지만, 최근에는 수술 효과가 뛰어난 관절내시경 수술을 통해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절내시경 수술은 연골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관절염 초·중기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으며,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진 관절염 말기 환자에게는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릎 통증 ‘말끔’ 발걸음은 ‘가뿐’

    환자에게 무릎관절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송 원장.

    관절수술 전문병원인 강서제일병원은 인공관절 수술로도 잘 알려진 병원. 특히 인공관절 수술을 다시 받아야 하는 재수술에 대한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송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이 처음 시행된 영국에서 공부하며 인공관절 수술을 연구한 실력파이기도 하다.

    현재 널리 시행되는 인공관절 수술은 1960년대 후반 영국의 찬리 경에 의해 고안된 것으로, 인체의 관절이 손상되어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 여러 가지 특수 소재를 사용해 관절을 인공적으로 복원해주는 수술법. 국내에선 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돼 우리 몸의 여러 관절에 시술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고관절(엉덩이)·슬관절(무릎)·견관절(어깨) 등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뒤에는 정상적인 보행은 물론, 여행·등산·수영·골프 등의 운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유명 골프선수인 잭 니클라우스가 인공고관절 수술을 받은 뒤 시니어골프대회에서 우승까지 한 것은 잘 알려진 사례.

    인공관절 수술 대상은 △퇴행성 관절염 △류머티스 관절염 △무혈성 괴사증 △감염 및 외상에 의한 2차 탈구 △관절운동 장애 △선천성 관절 탈구 △관절 주위 종양 및 골절 등의 이유로 관절이 심하게 파괴돼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 통증 억제가 어렵고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로 한정된다. 송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 뒤에는 관절염으로 인한 심한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고, 관절이 굳어서 움직이기 어려운 경우나 한쪽 다리가 짧거나 다리가 안쪽으로 심하게 휘어 걷기가 불편한 경우에도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영국에서 익힌 수술 노하우 ‘완벽 발휘’

    특히 송 원장은 인공관절을 뼈에 바로 이식하는 미국식 시술법과 달리 영국에서부터 시작된 시멘트 기법(인공관절을 지지하는 뼈 주위를 ‘골 시멘트’로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기법)을 이용해 수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송 원장은 “평균적으로 인공관절의 수명은 15~20년이지만 시멘트 기법을 대퇴부 인공관절에 적용하면 평균 22년 정도를 사용할 수 있으며, 빠른 보행과 회복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영국에서 35년 이상 결과가 검증된 수술법이니만큼 새로 개발되는 여러 수술법보다 좀더 확실한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노인들에게 시멘트 기법을 적용할 경우에는 수술 이틀 후부터 보행이 가능하다는 게 송 원장의 설명.

    무릎 통증 ‘말끔’ 발걸음은 ‘가뿐’

    강서제일병원 전경.

    문제는 인공관절 자체가 인공금속 삽입물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 기구(인공관절)의 마모, 재발성 탈구, 골 결손, 인공관절 기구의 골내 위치 변화 등 인공관절 재수술을 하게 만드는 원인은 여러 가지. 하지만 재수술 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기존의 인공관절 기구가 들어가 있는 주변의 뼈가 녹아 없어지는 ‘골 결손’이다. 송 원장은 “골 결손을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결손 부위에 시멘트를 채워넣는 시멘트 충전술, 죽은 사람의 뼈를 떼어와 나사못을 이용해 고정하는 골 이식술 등이 시행되고 있지만, 이들의 시술 결과를 장기적으로 관찰한 결과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처럼 골 결손이 생겨 인공관절의 지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 부위에 미세하게 분쇄한 뼛가루를 넣어 몇 차례 다진 뒤 뼈의 틀이 튼튼하게 만들어지면 여기에 시멘트 기법으로 인공관절 기구를 삽입하는 ‘미세골 압박이식 시멘트기법’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식된 뼈와 환자 본인의 뼈가 시간이 지나면서 섞여 튼튼해지면 재수술 기구도 안정감을 얻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원리. 송 원장은 “죽은 사람의 뼈를 통째로 골 결손 부위에 넣으면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뼈가 잘 섞이지 않는다”며 “뼈를 분쇄해서 넣으면 혈액 공급이 원활하게 돼 인공관절을 지지해주는 힘이 더욱 강해진다”고 밝혔다.

    무릎 통증 ‘말끔’ 발걸음은 ‘가뿐’
    이렇듯 미세골 압박이식술을 통해 결손된 뼈를 원상태로 만든 뒤 거기에다 벽돌을 시멘트로 고정하듯 시멘트 기법을 이용해 인공관절 기구를 넣으면 가장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인공관절 수술의 또 다른 관건은 수술 중의 감염과 수술 뒤 관절 탈구 현상을 예방하는 것. 송 원장은 “감염을 방지하려면 수술 전후 환자에 대한 항생제 사용과 수술기구·수술실의 철저한 소독, 수술복의 무균상태 유지 등이 필수적”이라며 “고관절수술 뒤 탈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의 지도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적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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