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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노인들에게 기타 가르치는 선생님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노인들에게 기타 가르치는 선생님

노인들에게 기타 가르치는 선생님
“할머니들한테 기타 가르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20년째 라이브 카페에서 무명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호평 씨(44)는 일흔이 넘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기타를 가르치는 ‘음악 선생님’이다. 그가 매주 월요일 서울시립 강북노인종합복지관에서 기타와 노래를 가르쳐온 지도 어언 2년 5개월. 이미 배출한 제자만 수십명에 이른다. 하루 2~3시간씩 이루어지는 무료 기타 강의를 하고 나면 기운이 다 빠져 생업에 지장이 올 정도지만 그래도 즐겁기만 하다.

“봉사라고 생각하면 어려워지고, 같이 논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순수한 노인들이 차라리 기타 가르치기가 더 쉽습니다. 얼마나 잘 따라오는데요. 실력이 대단들 하십시다.”

김씨는 시간 날 때마다 자신들의 노인 제자들과 함께 복지시설과 보육원, 노인시설을 찾아 ‘합동공연’을 펼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봉사활동에 들어가는 경비는 모두 그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쌈짓돈. 2004년 2월에는 서울 종묘 국악정에서 1000여명의 노인들을 위해 잔치를 벌이기도 했으며, 10월에는 선배 동료들과 함께 ‘동방예의지국경로효큰잔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공연들에서 김씨의 노인 제자들은 자신들의 반주에 맞춰 ‘홍도야 울지 마라’ ‘오동동 타령’ ‘연가’ 등을 불러 많은 노인들한테서 박수를 받았다.

1982년 대학가요제 본선에 진출한 실력파이기도 한 그가 노인들에 대한 봉사에 나선 계기는 친한 선배의 어머니가 치매와 암으로 돌아가시는 것을 목격한 이후. 김씨는 자신도 부모와 아내가 있는, 2남1녀의 가장으로서 벅찬 삶을 꾸려가고 있지만, 올 2월에 선후배와 ‘늘푸른 샘’이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었다. 김씨는 “고등학교 2학년 신분으로 벌써 극단 예휘에서 연극활동을 하고 있는 딸 지혜도 봉사활동에 데리고 나갈 예정”이라며 “앞으로 노인 제자들과 함께 음반을 내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467호 (p93~93)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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