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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시장의 날쌘돌이 ‘킥 보드 아저씨’

  •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수산시장의 날쌘돌이 ‘킥 보드 아저씨’

수산시장의 날쌘돌이 ‘킥 보드 아저씨’
‘꼴통’ ‘날나리’.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수산물 중개업을 하는 박정식씨(47)는 시장통 안에서 이렇게 불린다.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이들이나 타는 킥 보드를 몰고 수산시장을 누비고 다니는 그에게 상인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그 나이에 점잖지 못하다는 주변의 ‘비난’도 그에겐 소 귀에 경 읽기. 킥 보드 위에서 콧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그의 모습은 이미 수산시장과 그 일대 거리의 진풍경이 된 지 오래다.

“얼마나 편리하고 좋습니까. 운동도 되고 급할 때는 이만한 게 없죠. 더구나 보관장소가 필요 없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박씨가 타고 다니는 킥 보드가 아이들 것과 똑같은 것은 아니다. 그의 킥 보드는 바퀴도 더 많고, 뒤편에 모터와 안장까지 달린 전동 킥 보드(배기량 33cc). 요즘 신세대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미니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것이다. 시중에서 파는 전동 킥 보드에 헤드라이트, 깜빡이 등 안전장비와 안장, 소형 액정TV, 캠코더, 소형 노래방기기, 7와트짜리 스피커를 덤으로 장착했다. 수산시장뿐 아니라 도심 한복판에서도 노래를 부르며 TV까지 켜놓고 다니니 이상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재미있게 사는 것과 나이가 들었다는 건 관계가 없죠. 출퇴근할 때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웃게 해줄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기쁨입니다.”

사실 박씨와 전동 킥 보드의 인연은 오래됐다. 젊은이들 사이에 미니 스쿠터 동호회(그 자신도 동호회원이다)까지 꾸려지며 유행한 것은 최근 1~2년에 불과하지만 그가 전동 킥 보드를 몰고 자신의 집(동작구 상도동)과 노량진 수산시장을 출퇴근한 지는 벌써 6년째. 지난 95년 대전 엑스포 전시장에 놀러 갔다가 대만제 전동 킥 보드를 구경한 후 이를 수입해 타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국내 전동 킥 보드의 ‘원조격’인 셈.

지난 5년 사이 최고 시속 40km밖에 나가지 않는 조그만 전동 킥 보드를 타고 동해안과 서해안 일주를 마친 그는 이제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일주를 같이 할 ‘젊은’ 파트너를 찾고 있다.



주간동아 306호 (p101~101)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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