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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확대경|독서 시야를 넓혀주는 매운 평론

“비판적 독서란 바로 이런 것”

“비판적 독서란 바로 이런 것”

“비판적 독서란 바로 이런 것”
평론이 제 기능을 못한다는 비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어느덧 소설 뒷부분에 감초처럼 등장하는 칭찬 일색의 ‘주례사 평론’에도 익숙해져 그러려니 하고 읽는다. 그러나 최근 두 편의 글을 읽고 나서 출판계에 만연한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분위기를 크게 반성하게 되었다. 한 편은 한림대 전상인 교수(사회학)가 ‘사회평론’ 여름호에 기고한 ‘상도(商道)에 도는 없다’는 글이고, 다른 한 편은 서울대 주경철 교수(서양사학과)가 인터넷 사이트 ‘이슈투데이’에 올린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 인식’이라는 글이다. 두 사람 모두 평론가라는 직업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 글을 통해 비판적 독서란 무엇인지 보여 주었다.

전상인 교수는 올 상반기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최인호씨의 ‘상도’가 집필 의도대로 “21세기를 앞둔 한국의 새로운 경제철학을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말한다. ‘상도’에서의 주인공 임상옥의 생애-정경유착과 시장조작을 통한 투기성 치부, 의사결정의 주술적, 비합리적 기반과 전통사회 틀 안에서의 수구적 처신, 그리고 사실상 이기적 목적으로 이루어진 재산의 사회적 환원-는 결코 온당한 상도의 모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주경철 교수는 역사학과 입학시험 면접 때마다 학생들이 한결같이 감명 깊게 읽었다고 말하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거두절미하고 주교수는 이 책에 대해 “일본 우익 작가가 일본 우익들에게 이야기하는 우익 에세이”라고 말한다. 나나미의 주장은 “민주주의란 약자들의 넋두리이고 고대 그리스식 대화와 토론은 쓸데없는 수다에 지나지 않는다. 지배자는 효율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황제 내지 황제형의 인물이 적합하다로 요약 된다.” 주교수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설파하는 저자의 속내를 읽어낸다. 결론은 “너무 호들갑 떨지 말고, 알건 알고 읽자”는 것이다.



주간동아 2001.08.23 298호 (p84~84)

  •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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