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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왜 여름에도 손발이 차갑지?

말초혈관 수축 ‘수족냉증’ … 만성 소화불량, 감기 몸살에도 잘 걸려

왜 여름에도 손발이 차갑지?

왜 여름에도 손발이 차갑지?
회사원 박모씨(34, 여)는 한여름인데도 연신 손을 비비며 주무르는 습관이 있다. 동료 직원들이 여름 샌들로 한껏 멋을 과시할 때도 그녀는 언제나 정장구두를 신고 다니며, 잠잘 때조차도 발이 시려 양말을 신는다. 주변 사람은 그런 그녀를 ‘아이스우먼’이라고 한다. 결국 병원을 찾아온 박씨는 마치 몸 속에 얼음조각이 돌아다니는 것 같은 추위와 만성소화 불량증을 호소한다.

곡물도매상을 하는 최모씨(43, 남) 역시 냉증으로 말못할 고충을 겪고 있다. 그는 손·발이 찬 대신 무릎과 다리 등 하체의 냉기가 심해 부인과의 잠자리에서 ‘퉁바리’맞기가 일쑤다.

이렇듯 냉증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온몸 또는 특정 부위가 차고 시린 증상이 그 특징이다. 심하면 오래 서 있기가 곤란할 정도. 보통 냉증은 여성들에게 많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까지도 무릎이나 하체의 냉증으로 치료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의학에서 ‘추위를 탄다’는 것은 체질과 연관이 깊다. 특히 손과 발은 한의학적으로 비장(脾臟, 소화기 계통)과 맥이 닿는다. 즉 비장의 흡수능력이 떨어지면 기초열량의 공급이 줄어들고, 이에 적응하려는 몸은 에너지 발산을 자제하기 위해 말초혈관을 수축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손과 발이 차게 된다. 수족냉증 환자들이 만성 장염, 변비 등 소화기 장애를 함께 호소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소화제에만 의존하다 보면 만성이 되어 냉증도 잘 낫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손발이 찬 냉증의 또 다른 원인은 기허(氣虛), 즉 기초체력이 떨어져 몸의 전반적인 기능이 약화하면서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얼굴이 창백하고 항상 피곤함을 느끼며 몸살·감기가 끊이지 않는 사람은 이 부류에 속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냉증은 그리 심각한 병이 아니다.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족냉증은 일단 몸을 따뜻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덥더라도 수시로 대야에 뜨거운 물을 받아 손발을 담그면 좋다. 손발은 오장육부와 연관이 깊어 따뜻하게 하면 기혈 순환이 원활해진다.



약탕요법도 해볼 만하다. 식물에 들어 있는 정유성분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므로 몸의 온기를 지속시키는 효과가 있다. 단, 너무 뜨거운 물보다는 체온보다 약간 높은 38~40℃ 정도가 적당하다. 약탕의 재료로는 쑥과 소금이 많이 쓰인다. 쑥은 보온효과가 뛰어나 어혈을 방지하고 신경통 치료에도 안성맞춤. 소금은 몸이 잘 붓는 사람에게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몸이 찬 사람이 무엇보다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식생활 습관.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단백질·비타민·철분이 풍부한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음식물은 항상 충분히 익혀 따뜻하게 먹어야 한다. 구기자에는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베타인’ 성분이 들어 있어 말린 구기자 잎을 달여 먹거나 죽을 끓여 먹으면 냉증에 매우 효과적이다. 한편 속이 찬 소음인은 파 마늘 생강 고추 겨자 후추 카레처럼 맵고 더운 성질의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기가 허해진 것이 원인이라면 인삼을 여러 차례 달여 졸인 인삼고(人蔘膏)를 꾸준히 복용하면 원기를 회복할 수 있다.



주간동아 2001.08.23 298호 (p75~75)

  • < 안병철/ 경희대 한방병원 외래교수 www.hanbanga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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