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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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의 투자 성공 비법은?

  • 입력2005-07-06 11: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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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수’들의 투자 성공 비법은?
    데이트레이딩 고수들은 손절매 원칙을 지키는 것이 데이트레이딩 성공 비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98년 ‘꽤 괜찮은’ 직장을 그만두고 데이트레이더로 나선 ‘나는 초단타매매로 매일 40만원 번다’의 저자 최원철씨는 “주식투자로 성공할 확률은 불과 10~15% 정도”라면서 “따라서 지지 않는 게임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손절매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급락장세 속에서 실시된 메리츠증권 주최 ‘제1회 실전투자 수익률 게임’(3월27일~5월19일)에서 수익률 1371%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우승한 김대화씨도 “관심 종목 100개를 선정해 예탁금의 3분의 1만을 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1~3% 이상 떨어지면 과감히 손절매하는 원칙에 충실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매수시 세 번으로 나눠 분할매수함으로써 요즘처럼 급변하는 장세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급등락장에선 목표수익률 낮춰야

    손절매 원칙이란 주가가 매수가 이하로 하락하면 일부 손해를 보고 매도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고수들은 이때의 손절매 폭은 보통 2, 3%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최원철씨는 매수가보다 2%만 떨어지면 ‘기계적으로’ 매도해 버린다고 소개하면서 “손절매에 익숙하지 않다면 절대로 데이트레이딩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만원 투자해서 오억원 만들기’ 저자 문양근씨도 손절매 원칙을 강조했다.



    “데이트레이더는 한 마디로 ‘티끌을 모아 태산’을 이루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목표 수익률을 낮게 잡는 대신 자주 매매함으로써 전체 수익률을 높이자는 게 데이트레이딩인데, 수익률은 5% 안팎이면서 손실률이 이보다 더 크다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거죠.”

    실제 대부분의 초보 데이트레이더들이 손절매 원칙을 지키지 못해 손실을 보고 있다. 손절매 원칙은 알고 있으면서도 실전투자에서는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초단타매매 지금보다 10배 잘하기’의 저자 김도기씨는 “처음에는 소액투자를 하면서 손절매를 몸에 익히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데이트레이딩 고수들은 요즘과 같은 급등락장에서는 목표 수익률을 조금 낮추는 등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철씨는 “올 초까지만 해도 등락폭이 컸기 때문에 쉽게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데이트레이더들이 많이 늘어난 탓인지 좀처럼 그런 경우를 접하기 힘들다”면서 “요즘에는 목표 수익률을 낮춘 대신 매매 횟수를 약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손절매 원칙을 지키는 것이나 욕심을 버린다는 게 데이트레이딩 기법을 익힘으로써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데이트레이딩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나라미디어 김병수사장은 “매수 종목이 조금 오르면 상한가를 기다리고 조금 내리면 ‘곧 오르겠지’ 하고 기다리는 게 주식투자자의 일반적인 정서”라면서 “결국 데이트레이딩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트레이딩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디올텍 e-비즈팀 하진태팀장도 “요즘에는 데이트레이딩 고수들이 펴낸 책이 인기를 끌면서 구체적인 데이트레이딩 기법에 관한 한 수준이 평준화됐다고 할 수 있다”면서 “결국은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 데이트레이딩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데이트레이딩 원조격인 미국에서도 마찬가지. 작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1회 데이트레이딩 엑스포에 참가했던 신흥증권 정병선이사는 “미국에는 데이트레이딩 전문 교육기관이 많은데, 여기에선 여러 가지 기법도 가르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정신자세를 중요시한다”고 소개했다.

    그렇다고 해서 데이트레이딩 기법이 무용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얼마든지 유용한 기법이 있다. 가령 박스권 전략은 지수가 조정중이거나 긴 횡보 국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박스권 전략이란 주가가 횡보하며 박스권 형성을 지속해온 종목을 정해 가격 추이를 관찰하고 저점과 고점을 파악해 이를 바탕으로 하루 중 반발매수세가 일어나는 지점에 가까워지면 매수하고 대기매물이 쏟아지거나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고점 부근에서 매도하는 기법이다.

    하한가 투자전략은 데이트레이더에게 가장 쉬운 기법 가운데 하나. 장중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당일에는 더 이상 하락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 하한가 물량이 소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매수한 뒤 하한가 탈출 후 이익실현 가능대에서 매도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 경우 주의할 점은 하한가에 매수했는데 당일 주가 움직임이 전혀 없다가 다음날 다시 하한가로 추락할 수 있으므로 종목 선정에 무엇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코스닥시장에 허매수 허매도 주문이 많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대목이라고 고수들은 충고한다. 특정 종목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시점에서 매매가 체결되기도 힘든 대량의 하한가 주문을 내놓고, 이를 보고 매도에 나선 개미들을 역으로 이용하는 큰손들이 있다는 얘기다.

    결국 데이트레이딩이란 장중 등락폭을 이용해 저점에서 매수해 고점에서 매도, 수익을 올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양근씨는 “그런 점에서 장중 매수세력과 매도세력의 힘의 균형이 변화하려고 하는 추세전환 시점을 알아낼 수 있는 감각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수들은 또 매매종목을 가능한 한 줄이되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종목을 중심으로 데이트레이딩을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를 위해 종목 연구는 필수적이라는 것. 디올텍 하진태팀장은 “50만원짜리 냉장고 하나를 사면서도 여기저기 발품을 파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데, 100만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사면서 종목 연구를 게을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증권사 홈트레이딩 프로그램에서 데이트레이더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해주고 있어 장중 공략 종목 선정이 한결 쉬워졌다. 최근 자체 개발한 데이트레이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메리츠증권 홈트레이딩 시스템의 경우 장중 급등락 성향도, 상승 지속도, 하방경직도, 수익률 분산도 등 종목의 특성을 나타내는 지표와 매수잔량-매도잔량 비율, 5분 전 대비 매수잔량 및 매도잔량 증가비율 등을 이용해 데이트레이딩에 적합한 종목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데이트레이더들이 시장을 교란시킨다는 여론이 일면서 일부에서는 데이트레이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데이트레이더들은 늘어만 가고 있다. 고수들은 “이들 가운데 살아남는 사람의 비율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신중한 투자를 권유한다. 엄격한 자기관리와 끊임없는 노력. 데이트레이딩 고수들이 말하는 생존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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