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조 다인인베스트먼트 대표. 박해윤 기자
40년 투자 경력을 가진 이승조 다인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최근 한국 증시에 대해 내린 평가다. 3월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롤러코스터 장세를 지나 4월 코스피는 6500 선을 뚫고 신고점(장중 6712.73)을 경신했다(그래프 참조). 반도체에 전력기기, 조선까지 가세하며 코스피는 4월 28일 기준 한 달 전과 비교해 25.84%, 연초 대비 54.10%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1월부터 증시가 너무 흥분해서 달려왔기 때문에 지금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가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한다.
이 대표는 1985년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큰돈을 벌었지만 이후 2번의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선 투자 고수다.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주식에 투자하라’(2021), ‘이승조의 4등분 주식 매매법’(2025)을 출간한 그에게 현재 한국 증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과 주목할 섹터를 물었다.

‘200만닉스’ 현실화해도 수익률 제한적
코스피, 어디까지 갈 것으로 보나.“해외 투자은행에서는 8000 같은 공격적인 전망이 나오지만, 단기간 상승폭을 따지면 위험 구간에 진입했다고 본다. 수익 난 종목은 현금화하고, 추가 상승보다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증권가의 오래된 격언인 ‘셀 인 메이’(Sell in May: 5월에 주식을 팔아라)와 9월 정도를 기다리라고 조언하고 싶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증권사 리포트는 물론, 미디어도 우상향만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안 사면 뒤처진다는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는 건 문제다. 경험상 이럴 때 시장은 뒤통수를 친다. 현재 나오는 ‘30만전자’ ‘200만닉스’ 전망이 현실화해도, 지금 매수하면 수익률은 제한적인 데다 그렇게 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다면 반도체 4월 상승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4월 2일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라운드힐 메모리 상장지수펀드(ETF)’가 반도체 상승의 추가 에너지 역할을 했다. 하지만 ETF가 크게 홍보되거나 새로운 섹터에 대한 신규 ETF가 만들어질 때는 상투 근처인 경우가 많았다. 개별 종목 수급이 약해지면 ETF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다시 개인투자자 자금이 유입되는 형태다. 하지만 문제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는 보이지 않는 매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매수하면서 관련 ETF는 매도하는 식이다. 일반 투자자가 롱쇼트를 동시에 쓰는 전략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반도체 업체의 실적이 계속 좋다고 하는데.
“물론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로 삼성전자를 22만 원에 매수하면 20만 원 선만 깨져도 공포에 지배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19만 원, SK하이닉스는 110만 원 정도에만 건드리는 게 좋다. 또 앞으로 빅이벤트가 줄줄이 있다. 이를 지켜본 뒤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본다.”
트럼프의 입이 불러올 또 다른 파장
어떤 이벤트인가.“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주석의 정상회담, 6월 G7 정상회의 등이다. 트럼프발(發) 노이즈가 다시 부각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조선주가 상승하다가 주춤한데, 이 역시 미국 정부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취할지 관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관찰국에 진입할지 여부도 6월에 판가름 난다. 올해는 힘들다고 보는데, 그렇게 되면 주가 동력이 줄어들 수 있다.”
6월 지방선거도 증시에 영향을 미치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는 만큼 공급망 교란으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하고 있다. 선거 전 임시로 막아둔 물가 문제는 결국 터질 것이라고 본다. 이후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는 시그널이 나오면 주식시장 변동성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 또 트럼프가 이번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빌미로 연 200억 달러(약 29조4700억 원) 대미 투자 청구서를 구체화해 들이밀 수도 있다. 이 역시 국내 경제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시가총액 50위 내 소외주 4인방
트럼프가 앞으로 어떤 전략을 취하리라고 보나.“미국-이란 전쟁을 셀프 종전으로 마무리 지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타깃은 알래스카와 그린란드 개발이 아닐까 싶다. 최근 크리티컬메탈스나 트릴로지메탈스 같은 광물 기업, 뉴스케일파워와 오클로 같은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주식이 반등하고 있다. 스마트한 투자자들이 트럼프 상황을 알고 미리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군이 필리핀과 남중국해 연합훈련을 하는 등 전장이 호르무즈해협에서 말라카해협으로 옮겨올 수도 있다. 이 역시 한국 경제와 증시에 리스크로 작용한다.”
국내 증시에서는 어떤 기업에 주목해야 하나.
“실적이 뒷받침되지만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기업이다. 소외된 주식에 눈길을 돌리는 역발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4월 27일 기준 시가총액 50위 기업 중 120일 이동평균선 이격도가 마이너스(최근 주가가 6개월 평균 주가보다 낮게 형성됐다는 의미)가 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 한국전력, 카카오다(표 참조). 지금 사두고 해당 기업이 30~50% 오르면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반대로 120일 이동평균선 이격도가 100%를 넘어선 LS일렉트릭 같은 기업 주식은 신규 매입을 절대 피해야 한다. 또 한 달 기준으로 60% 넘게 급등한 종목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 조선과 건설 수익실현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생각한다.”
시총 50위권 외에도 추천할 만한 종목이 있나.
“삼성에피스홀딩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이다. 현재 아무도 관심이 없지만, 키 맞추기 장세가 계속된다고 하면 결국 순환매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비교적 유망한 분야에서는 자율주행이나 피지컬 인공지능(AI) 쪽이 남았다. LG CNS나 현대오토에버 같은 기업이다.”
투자 시 또 확인해야 할 지표가 있나.
“자본 수급이다. 외국인, 기관 중 금융투자 쪽이 꾸준히 매수하는지를 봐야 한다. 매일 체크하는 게 좋지만, 어렵다면 5일 단위로 추적하면서 관찰해 종목을 선별하는 걸 추천한다. 5월 트럼프와 시진핑의 만남, 6월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 어떤 섹터가 부각되는지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여의도에서도 하반기 ETF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이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안녕하세요. 문영훈 기자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포스코홀딩스, 리튬 가격 상승으로 올해 영업이익 70% 증가 전망”
이젠 CPU 품귀… ‘매각설’ 인텔, 깜짝 실적 내며 화려하게 부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