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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가설협회 ‘비계 비리’ 사실로 밝혀져

감사원 ‘주간동아’ 보도내용 모두 사실 확인…가설협회 안전인증 취소, 관련 공무원 징계 요구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가설협회 ‘비계 비리’ 사실로 밝혀져

2014년 10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주간동아’가 네 차례에 걸쳐 단독 보도한 한국가설협회(가설협회)와 가설기자재 관련 비리 또는 비위 내용이 감사원의 집중감사 결과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2015년 10월 12일~11월 20일 각 공사 현장의 가설기자재 품질 관리 및 재사용등록제 실태, 가설협회의 가설기자재 불·편법 안전인증, 고용노동부(고용부)의 관리 책임에 대한 감사를 벌여 그 잘못을 조목조목 밝혀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설협회의 안전인증기관 지정 취소, 가설기자재 재사용등록제 폐지, 미인증 가설기자재 제조업체 고발, 시중에 유통 중인 가설기자재 성능시험 실시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고용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또한 가설기자재 안전인증 부실 관리 책임을 물어 관련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통보했다.



사람 잡는 ‘불량 비계’ 확인

가설협회 ‘비계 비리’ 사실로 밝혀져

‘주간동아’가 보도했던 가설협회 기사 본문들(왼쪽부터 960호, 984호 2건,아래 1003호).

감사원의 이번 감사는 LH공사 등 18개 건설 현장에서 쓰는 가설기자재의 성능시험으로부터 시작됐다. 시험 결과 검사 대상이 된 현장 기자재 가운데 54.3%가 불량으로 나타났다. 집중 감사 대상이 된 기자재는 공사 현장에서 인부 안전을 책임지는 비계였다. 비계는 사람이나 장비, 자재 등을 난간 위로 올려 작업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가설물로 추락 및 낙하 방지망과 계단, 난간 등 안전시설이 포함된다. 이번 감사에선 특히 비계 연결부인 강관조인트와 비계를 지탱하는 파이프서포트 모두에서 품질 불량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간동아’는 2014년 10월 960호 관련 기사에서 국내 굴지의 비계 제작사가 1999년부터 2014년 5월까지 5년간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파이프서포트를 공급해왔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이 회사들은 국내 5개 발전사의 의뢰로 가설협회가 진행한 국산 비계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곳이다. 불량 단관비계용 강관 제조 및 판매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한 2015년 4월 ‘주간동아’ 984호 커버스토리 기사도 일부 사실로 밝혀졌다. 감사원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비계를 구성하는 단관비계용 강관 가운데 절반 이상(51.7%)이 성능 기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984호 같은 기사에서 ‘주간동아’는 제보를 통해 ‘국내 일부 단관비계용 강관 제조기업이 2013년부터 ILG와 KS규격에 부합하지 않는 중국산 재료를 수입해 제조한 단관비계용 강관으로 가설협회의 안전인증을 받은’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가설기자재 위탁 안전인증기관인 가설협회가 인증업무 등을 부실하게 처리했다’며 ‘고용노동부도 제조업체의 불법행위 관리 태만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가설협회는 2014년 8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가설협회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의 가설기자재를 16차례 안전인증을 해주는 등 ‘자기인증 금지규정’을 총 57건 위배했으며, 2012년부터 4년 동안 기준 미달 원자재를 사용해 비계를 만든 업체에 안전인증확인 통지서를 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고용부 또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고용부는 2009년 안전인증제도를 시행한 후 유통 중인 가설기자재의 성능시험을 실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게다가 가설협회의 확인 심사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 등 지도 및 감독에도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가설협회가 국산 시스템 비계 제작을 의뢰한 회사가 미인증 가설재를 10년 넘게 사용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사후 인정했으며, 고용부 평택고용노동지청이 이 문제를 적발했지만 고용부는 오히려 ‘사후 안전인증 절차를 거쳐 안전성 등이 확인됐다’며 유권해석을 내려 보내 가설협회의 전횡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주간동아’의 보도도 사실로 확인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12월 고용부는 가설협회에서 재사용 가설기자재를 성능검사 후 등록해주는 재사용등록제가 불량 기자재 사용 요인으로 악용되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중단했지만, 이듬해 5월 가설협회 측 요청에 따라 재사용등록제를 재개했다. 더욱이 고용부는 가설협회가 인증한 재사용등록 자재에 대한 근로감독관의 단속 및 점검을 계속 면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간동아’는 지난해 8월 1003호 관련 기사를 통해 재사용등록제에 얽힌 추문을 다시 한 번 집중 보도했다. 당시 ‘주간동아’는 ‘가설협회의 심사를 통과해 스티커를 부착한 중고 가설기자재는 고용부와 안전보건공단이 점검을 실시할 때 감독과 단속을 면제받았다. 2015년 7월 7일 고용부가 건설현장으로 보낸 단속지침을 보면 재사용 가설재 임대 및 사용업체가 보유한 재사용 가설재 가운데 스티커 부착 제품은 감독을 면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안전인증기준에 미달하는 가설기자재를 양도·대여·사용할 경우 형사상 처벌을 받게 된다. 즉 가설협회는 법적 근거도 없이 임의로 완화된 기준으로 검사하고 부실한 재사용등록으로 가설기자재 품질관리에 큰 악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보도했다.



고용부, 공무원 징계는 모르쇠

가설협회 ‘비계 비리’ 사실로 밝혀져
이 보도는 감사 결과 사실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가설협회는 2011년 1월 이후 현재까지 강관조인트 성능시험 결과 시험 대상 수량의 99.7%가 기준 미달임을 확인하고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임대업체의 창고에 보관된 일부 자재만 검사한 후 건설 현장에 임대된 전체 자제를 모두 성능이 적합한 것으로 인정한 셈이다.

‘주간동아’는 1003호 관련 기사에서 임대업자 인터뷰를 통해 이런 사실을 미리 알렸다. 당시 기사에서 가설기자재 임대업자는 “현장에 나온 가설협회 직원이 사무실을 잠깐 둘러보고는 ‘괜찮은 가설재 샘플 몇 개만 골라 달라’고 했다”며 “업체가 주는 샘플을 받아 가 조사하면 부적격 등급을 받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 말했다.

감사원은 가설협회와 고용부 사이 커넥션에 대한 ‘주간동아’(960호, 1003호 등)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선 관련 공무원 징계 요구로 대신했다. 원자재 확인 업무를 부당하게 수행한 관련 공무원(2인)을 징계할 것과 재사용등록 기자재에 대해 단속 면제 등을 지시한 관련 공무원(6인)의 주의 조치를 요구한 것.

‘주간동아’ 960호 관련 기사 보도 후 이뤄진 지난해 4월 검찰 수사는 고용부에 면죄부를 주고 끝난 반면, 감사원은 그나마 관련 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한 것이다. 당시 울산지방검찰청 특수부는 가설협회 회장 등 임직원 4명을 구속기소하고 가설협회에 건설안전기술사 자격증을 대여해준 기술사 3명을 불구속기소했지만 고용부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은 전혀 없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주간동아’ 측에 “고용부에 대해선 죄가 있어야 기소할 수 있지, 부당하다고만 해서 기소할 수는 없다”며 “정황이 있으면 수사를 확대해나가겠으나 현재까지는 형법상 죄가 되는 부분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한 바 있다(984호 기사 참조).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가 있자 고용부는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가설협회의 안전인증기관 지정 취소, 재사용 자율등록제 폐지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지도·감독을 강화해 불법제품 근절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공무원 징계에 대해선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주간동아 2016.05.18 1038호 (p32~33)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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