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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가주택 짓고 나도 건물주

단독주택 생활 영유, 임대수익까지 챙겨…자금 확보 없이 무리한 투자는 금물

상가주택 짓고 나도 건물주

상가주택 짓고 나도 건물주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노후 대비용 상가주택 열풍이 최근에는 30, 40대 젊은 층으로 내려왔다. [동아일보]

부동산에 웬만큼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요즘 유행하는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농담을 대번에 알아들을 것이다. ‘내 소유의 건물 하나만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 탄생한 이 말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가 건물 소유욕이 얼마나 큰지를 말해준다. 이유는 매달 들어오는 임대료 때문이다. 은퇴 후 인생 이모작을 시작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요즘, 건물 한 채만 있어도 노부부의 생활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후세에게 물려줄 유산으로도 가치를 지닌다.

최근 들어 오래된 단독주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상가와 주택이 합쳐진 상가주택(점포주택)을 짓는 이가 늘고 있다. 특히 과거 주택가에서 번화가로 바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마포구 상수동합정동 일대는 더는 단독주택 물건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동산시장에서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단독주택 매매 거래량은 12만9065건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이며, 지난해 아파트 매매 증가율인 14.4%보다 높은 수치다.

신축 허가를 받은 단독주택은 6만870건으로 전년 대비 20% 가까이 늘었고, 기존 단독주택을 용도변경한 건수도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단독주택 용도변경 건수 가운데 절반 이상(51.8%)이 다가구주택이나 일반 음식점으로 바뀌었다.



라이프스타일 반영된 상가주택 인기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노후 대비용 상가주택 열풍이 최근에는 30, 40대 젊은 층으로 내려온 분위기다. 아파트로는 더는 돈 벌기 힘든 시대가 되자 자기 건물에서 단독주택 생활을 누리며 임대수익도 누릴 수 있는 상가주택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부모나 본인이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지부터 마련해야 하는데 그 때문에 최근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 청약경쟁률이 평균 수백 대 1을 넘길 정도로 인기다.



서울 상수동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목 좋은 상권에 위치한 단독주택은 거의 다 상가로 바뀌었고, 요즘은 주택가에서 좀 더 들어온 곳까지 건물 올리는 공사를 하고 있다. 지금도 한 건축주가 5층짜리 건물을 올리고 있는데, 40년 넘게 2층 단독주택에 살다 은퇴를 앞두고 상가를 짓는다고 하더라. 대지가 165㎡(50평) 정도로 1층은 건축주의 며느리가 카페로 사용하고 2·3·4층은 일반 사무실, 5층은 노부부가 살 계획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 건축주의 경우 상가주택을 짓는 데  대략 10억 원이 들었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건물 완공 후에는 건물가가 15억 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월 임대료는 2층 350만 원, 3층 300만 원 정도고, 맨 꼭대기 층까지 임대할 경우 전세는 4억 원, 월세는 보증금 5000만 원에 170만~180만 원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엘리베이터 유무도 시세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이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은 단층이어도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추세다. 맨 꼭대기 층은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매일 오르내리기 힘들기 때문에 집 가치도 떨어진다. 반대로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그만큼 임대료를 올려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신축되는 상가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건축주(건물주)가 임대수익만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의 터전으로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살 집인 만큼 실용성과 디자인에 더 많은 공을 들이는 것. 과거 사각 형태의 밋밋한 건물이 아니라 평소 꿈에 그리던 집 형태를 건축에 반영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는 임대수익 창출로도 그대로 이어진다.

얼마 전 책 ‘건물주가 되는 첫걸음, 상가주택 짓기’를 펴낸 홍만식 건축가는 최근 일고 있는 상가주택 붐에 대해 “단순히 ‘살면서 돈 버는 집’의 개념을 뛰어넘어 이제는 여러 형태의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집이 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홍 건축가가 2012년 완공한 대지면적 193㎡(약 58평)의 서울 망원동 상가주택을 들 수 있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상가, 2·3층은 원룸(고시원), 4·5층은 주택으로 사용하는데 주인이 사는 층은 탁 트인 테라스와 다락방을 갖췄고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어느덧 망원동 거리의 이정표가 됐다.  

이 망원동 상가주택은 임대수익률이 13%가 넘는다. 보통 상가주택 수익률이 4~5%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건축비와 인테리어 비용, 세금까지 포함에 총 들어간 비용은 7억5600만 원이고 1층 상가에서는 총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290만 원, 2~3층 원룸(10실)에서는 총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450만 원이 창출됐다. 고시원 허가를 받은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도심지 땅에 집을 지을 때 가장 큰 문제가 주차장이다. 땅 크기가 작아 건축법이 요구하는 주차 대수를 충족하고 나면 1층이 거의 필로티가 돼버려 상가 임대를 기대하기 어려운데, 이 집은 원룸을 고시원으로 허락받아 주차 대수를 줄였고 상가도 살려 수익률을 올렸다.  



투자금 대비 수익률 먼저 따져봐야

상가주택 짓고 나도 건물주

낡고 허름한 단독주택에서 개성 있는 외관과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건물로 변모한 서울 망원동 상가주택. [사진 제공 · 리슈건축]

저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처럼 금리가 낮을 때는 개발 비용에서 일부 은행 대출을 사용하면 수익률이 높아진다. 망원동 상가주택의 경우 토지담보대출 4억 원을 개발 비용에 사용했다고 가정하고 대출이자를 연 3%로 계산하면 1년 이자 비용은 1200만 원이다. 총 개발 비용 7억5600만 원에서 보증금 1억 원과 대출 4억 원을 빼면 2억5600만 원을 들여 상가빌딩을 지을 수 있다.

부동산 투자처로 상가주택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무턱대고 임대사업에 뛰어들어서는 큰코다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생각하고 무리해서 올린 상가주택이 결국 ‘속 빈 강정’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사업수지분석표를 철저히 작성해 투자금 대비 임대수익이 얼마나 될지를 미리 예측해야 한다.

임대수익률은 1년간 벌어들이는 총 월세(이자 제외)를 개발에 들어간 비용으로 나누면 된다. 특히 자금은 기본 중 기본이다. 전문적인 주택개발사업자는 자기 자본보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같은 금융에 의존해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수익률을 더욱 극대화하기도 하지만 개인이 직접 상가주택을 짓는 경우에는 대출에 너무 많이 의존하면 한 가정의 경제가 무너질 수도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시공사 선정도 중요하다. 가장 큰 리스크도 시공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만식 건축가는 “지나치게 싸게 견적서를 내미는 시공사는 의심해야 한다. 시공사가 지은 건물을 방문해 건물 품질을 직접 확인한 뒤 세부 견적을 받아보고 준비 가능한 예산을 토대로 자세한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이후 조정된 실시도면과 세부 견적을 기준으로 시공계약을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건물 증축에 따른 세금 지출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취득세와 건강보험료, 재산세 등이 부과되고 경우에 따라 종합부동산세가 적용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오인철 세무사는 “현재 주택·상가임대사업자의 임대수익에 대한 세금 납부가 정확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국세청 추적 조사가 분명히 진행되는 만큼 된서리를 맞지 않으려면 괜한 꼼수를 부리기보다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간동아 2016.05.11 1037호 (p52~53)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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